[역경의 열매]김재열목사(23)입주 허가 직전 날아온 추가공사비에 전전긍긍

김재열목사가 2017년 8월 교회건축 막바지에 봤던 유투브 동영상. 왼쪽기도하는 사람이 김재열목사다. 


2017년 8월 길고 긴 18년 성전건축공사 대단원의 막이 내릴 때가 됐다. 매우 까다롭다고 소문난 안전종합검사인 소방서 검사를 통과했다. 이제 타운의 최종 입주허가만 받으면 됐다. 온 교회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그런데 70만 달러의 추가 공사비 청구서가 날아왔다. 교회가 여러 조건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 금액이었다.

마른 수건처럼 교회는 정말 한 푼도 짜낼 수 없었다. 터널 끝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또다시 암흑이 시작됐다. ‘지금 준공검사 허가를 받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옛 교회 건물을 비우면 우리는 갈 곳이 없다. 하청업자들은 집단 소송에 들어갈 것이다.’ 정말 난감했다. 정신이 아찔했다. 말로는 교인을 위로했지만, 정작 난 그날부터 두문불출했다. 애간장이 녹아내렸다.

"너와 함께"... 주님 말씀 떠올리며 힘내
이웃교회 목사 배려로 잔금 절반 해결


기도하다가 염려하길 반복했다. 정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찬양이라도 들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지만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유튜브 찬양을 틀었는데 눈에 익은 사진이 나왔다. ‘엑스플로 74’ 대회 장면이었다.

그런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어, 내 사진이 어떻게 여기에…’ 27살 때 여의도광장 아스팔트 위에 무릎 꿇고 기도하던 복장 그대로였다. 누가 찍었는지도 모르는 내 사진을 43년 만에 유튜브로 처음 본 것이다.

당시 아스팔트 위에서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은 이런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내가 너와 영원히 함께하리라.” 지난 세월 주님은 어렵고 힘들 때마다 이 말씀을 기억나게 하셨고 새롭게 해주셨다.

당시 이 말씀을 붙들고 아내와 결혼했고 이듬해 신학교에 복학할 수 있었다. 임마누엘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를 건축하면서 아무런 진전 없이 18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낙심될 때마다 이 말씀이 힘이 됐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힘을 얻고 교회로 향했다. 이웃교회 목사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목사님, 돈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 당분간 빌려드릴 수 있습니다.” 자신도 과거 교회건축의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자로서 내다보신 배려였다. 그걸로 잔금 중 절반을 치렀다.

현장 사장이었던 브라이언이 이런 제안을 했다. “남은 34만 달러는 하청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입니다. 탕감을 한번 요청해 보시죠. 남자 대 남자면 싸울 확률이 90% 이상이니 여성이 나서야 합니다.”

그의 조언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우선 영어를 잘해 감동을 줄 사람이 필요했다. 교회 사정도 알아야 했다. 적임자는 내 딸 재넷 집사뿐이었다.

재넷 집사는 32명의 업자를 일대일로 만났다. 18년간 교회 스토리를 들려줬고 간절히 호소했다. “그동안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는데 당신도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차라리 교회에 잔금을 헌금해 주십시오. 그러면 세금 공제 영수증을 발행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다. 이렇게 70만 달러의 추가 공사비도 말끔히 정리했다. 아무리 큰 문제도 하나님 앞에선 티끌 같았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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