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인터뷰]뉴욕교협 증경회장 신현택목사 “위기시대,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뉴욕교협 증경회장 신현택목사는 자신의 인생을 고난대학에 비유하며 "어려운 시대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회"라고 강조했다. 목회자로 살면서 받은 각종 상패가 그의 방에 가득하다.  

생사를 넘나들던 2020년. 온 세상을 덮은 감염바이러스. 백신개발로 화색이 돌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는 여전하다. 누구보다 거친 인생을 살며 생사고비를 넘은 한인교계 원로 신현택목사(뉴욕교협 증경회장 · 뉴욕성신교회 담임)는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편집자 주 

어려운 한 해가 지나갑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설마했던 감염상황이 예상을 뛰어넘었는데요. 목사님은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너무나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함께하던 동역자들과 가까운 지인들이 떠나갔지요. 다른 인종과 민족들도 같은 상황일 겁니다.  슬픔을 경험한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하나님의 위로와 큰 은혜를 기원합니다. 

펜데믹상황은 하나님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수백만번의 생사기로 겪은 인생의 고난대학교 출신
하나님은 하나님 방식으로 자신의 백성 부르시는 분


아실분들은 다아는 얘긴데요, 저는 지금껏 살면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고 굶기도 했고, 죽도록 맞기도했고 또 수차례 기절하기도 했고, 죽고도 남을 정도로 고문도 당해봤지요. 반대로 많이 때리기도 했고 싸움도 기가막히게 많이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전 신현택목사는 세상에서 꽤 잘 나가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사진은 1980년대 초 잠시 한국에 머물 당시 신현택목사.

그래서 저는 어느 대학교를 졸업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대 출신’이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질문한 분은 “고려대학교요?”라고 묻지만, 저는 “고난대학교요”라고 알려주죠. 목사로 살면서 더욱 강하게 깨닫는 것은 고난대학은, 자기가 원해서 입학하는 고려대학교와 달리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만 입학할 수 있는 학교라는 겁니다. 

강제로 입학시킨 고난대학교···나중에야 하나님 섭리 발견

하나님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그 고난대학에 저를 강제로 입학시키셨고 눈물과 시련과 절망을 두루 공부하게 하신 뒤 졸업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하나님 자신을 만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은 저를 만나주셨고 받아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목사님의 인생역경을 다룬 ‘야인시대에서 은혜시대로’라는 책이 아직까지 읽히고 있습니다. 2005년도에 출간된 이래15년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네요. 목사님의 고난대학교 과정을 들을 수 있을까요?

-인간적으로는 부끄러운 일이 분명하지만,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웃음). 저는 어려서 레슬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양정모 씨를 제가 가르쳤다고 하면, 저는 레슬링계 1세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은 고인이 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당시에 함께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하와인한인회의 밤 행사를 진행하는 신현택목사(맨앞좌측). 그는 하나님을 모르고 세상의 즐거움만 누리던 시대로 기억한다.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면에는 레슬링으로 다져진 이건희 회장의 정신적 끈기와 건강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 스포츠에서 레슬링이 발전한 데는 선수들에 대한 해외전지훈련과 해외전문지도자 초빙 등 이건희 회장의 엄청난 투자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고 이건희 회장과 레슬링 선수로 함께 훈련

또 하나 드릴 말씀은 모두가 아는대로 저는 소위 정치깡패라고 불리는 단체에 몸 담았습니다. 당시 유명했던 이정재 씨가 관장하는 조직에서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나 이정재 씨 등 요주의 인물들이 사형을 당했고, 저를 포함해 모두 도망자 신세가 됐죠.

사실 저는 당시에 이정재 씨가 운영하는 도장을 맡은 것 밖에는 없었는데 말이죠. 6.25 한국전쟁 당시 형과 누님 등 가족을 잃은 저는 홀로 피란 열차 지붕 위에 올라타 적지않은 피란민들이 열차지붕에서 떨어져 죽거나 열차에서 나오는 연기에 질식해서 죽어가는 모습을 많이 봤지요. 제한된 지면에서 모두 말하기는 어렵고, 제 책을 보면 실감하실 겁니다. 

튼튼한 몸 재산 삼아 소위 정치깡패 단체서 활동
5.16 이후 생사넘는 경험하며 1967년 미국 이민
하와이 한인회 설립하며 초대회장 역임 등 입지굳혀


제가 미국에 온 것은 1967년입니다. 미국에 살던 누님을 상봉하면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소위 아메리칸드림을 목표로 열심히 일했고, 70년대 중반쯤 되니 미국호텔 안에 상점과 한식당을 운영할 만큼 자리를 잡게됐습니다. 하나님을 모르던 때라 돈 버는 일에만 즐거웠죠. 미주지역 최초로 한인회를 만든 것도 접니다.

하와이한인회를 만들어 다른 분을 추대하려고 했는데, 심장마비로 두달을 채 넘기지 못해 한인동포들의 간곡한 권유에 제가 회장을 맡았어요. 재향군인회 회장과 해병동지회 그리고 평화통일자문위원 같은 직함도 더불어 가지면서 저는 한국에서 오는 유명정치인들, 경제인들 등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물질과 성공의 유혹 이끌린 순간의 치명적 실수로 나락

제 인생에 남는 가장 중요한 기억은,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감옥생활입니다. 물질과 성공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저지른 순간의 실수로 25년형을 구형받은 몸서리쳐지는 과거가 있습니다.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하나님을 찾으며 뒹굴고 기도했던 시간들. 조금이라도 감형이 된다면 하나님만 섬기며 살겠다는 고백들. 하나님은 이런 과정을 잊지 않으시고, 기적적으로 5년형을 받게하셨습니다. 진짜 기적입니다. 1년 반동안 재판했으니 3년 반만 교도소에 있으면 됐지요.
 
미군부대가 자리했던 곳에 세워진 네바다 주의 미연방 교도소 '프리즌캠프'에서 예수님을 만난 신현택목사는 교도소에서 예수님을 만났을 당시를 화병(좌측)과 그림(가운데)으로 표현했다. 화병에는 십자가 무늬를 둘러싸고 피와 땀 눈물을 색으로 표현했고, 그림으로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 빛을 밝힌 등대를 그렸다. (맨우측)액자는 한국 소망교도소 집회를 마친 뒤 재소자가 준 선물.


감사한 것은 제가 있던 감옥이 연방교도소로 네바다주에 있던 프리즌캠프라는 곳인데, 신앙생활은 물론 각종 운동시설, 병원, 수영장, 도서실, 학교가 있는 매우 좋은 곳이었죠. 초범이나 정치인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교도소인데 제가 이곳에 배정받은 겁니다.

“두려워말라 놀라지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을 만난 귀한 장소로 기억에 남습니다. 날마다 죄 문제로 몸부림치던 제게 나타나신 예수님은,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모습이었습니다. 몇번이고 기절하며 경험했던 주님. 그래서 저는 사도바울처럼 예수님께 완전히 체포된 인생이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던 것입니다. 다시는 범죄하지 않겠다고 내 속의 죄악을 제거하겠다고 살점을 뜯어내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캄캄한 감옥서 만난 예수님 형상 보며 몇번 기절

고난대학교의 긴 삶의 여정을 짧게 들었어도 큰 감동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를 지나시면서 특히 펜데믹으로 불안해 하는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 5월 경, 배 중간의 한 부분에서 딱딱한 부분이 만져졌습니다. 며칠동안 계속해서 만져지더라구요. 심각한 상황인 것을 직감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복음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 없이 이대로 삶이 끝난다면 너무나 부끄럽다고 기도했습니다. 얼마후 너무나 심각한 일이 일어났는데, 시뻘건 혈변을 본 겁니다. “아~ 무슨 일인가!” 기도 중에도 혈변은 계속됐습니다. 
 
신현택목사는 뉴욕교협 회장 당시 처음으로 목회자상을 제정해 고인이 된 장영춘목사에게 시상했고(좌측), 뉴욕할렐루야대회 주강사 김삼환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당시 코로나 감염사태가 극에 달해서 환자 외에는 병원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입원하면 즉시 감염위험 때문에 입원을 미루던 상황에서 저는 병원 응급실로 가지 않으면 않될 상황이었습니다. 롱아일랜드 유대인병원 응급실로 들어가며 제 집사람과 어쩌면 영원히 보지 못할 수 있음을 직감했어요. 

코로나 극에 달하던 5월경 복부에 큰 혹 발견
며칠후 혈변 보고 코로나환자 많은 병원입원
주치의 “기적입니다. 복부가 깨끗합니다” 되레 간증


저는 계속해서 하나님! 하나님!을 외치며 당신의 능력만 의지한다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이런저런 조사를 마친 응급실 주치의가 제가 그러더군요. “목사님, 깨끗합니다. 아무 것도 없어요. 이것은 기적이로군요!” 당시 코로나환자로 포화상태였던 병원에서 걸어나온 사람은 제가 유일하다고 주치의가 말했습니다. 

지금 백신이 개발되어 감사한 상황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우리 성도는 이같은 위기의 환경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을 믿어야 하고 그분을 만나야 합니다. 길고길었던 고난대학교 일정 속에서 하나님은 제게 자신을 만나야만 졸업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신현택목사는 미국 신학교인 뉴욕신학교(NYTS)로부터 도시천사상을 받는 등 많은 일을 감당했다. 좌측부터 고 김해종목사, 신현택목사, 방지각목사.

“제 삶을 복음전도용 영상으로 제작할 생각입니다”

펜데믹상황이 이 세상에 허락하신 고난대학교 일정이라면, 우리는 꼭 하나님을 만나 그 분의 능력과 권능을 경험하고, 더욱 굳건한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몇년전  ‘야인시대에서 은혜의 시대로’라는 책 내용을 유투브 동영상으로 짧게 만들었는데, 이것을 다시 만들 생각입니다. 15년 전 쯤 설립된 ‘미주문화선교회’를 다시 가동해서 신앙교육용으로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제 영상을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복음의 증인이 될 수 밖에 없고, 저는 땅끝까지 죄인중의 괴수인 제가 예수님께 체포될 때까지 삶을 영상으로 증거할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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