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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배병우] 을과 을의 전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소상공인연합회 성명에도, 정부의 자영업 살리기 대책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유탄을 맞은 카드업계의 항변에도 이 구절이 어김없이 나온다. ‘을(乙)과 을의 전쟁’이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는 바람에 사회적 약자(을) 간에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아르바이트와 저임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주라고 하지만 한계 상황에 허덕이는 상당수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도 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지난해 8월 자영업자들이 솥단지를 던지며 첫 집단시위를 했을 때 “정부가 오히려 을 대 을의 싸움을 부추긴다&rdqu...
입력:2019-01-11 15:05:02
[한마당-염성덕] 대선 테마주 광풍
특정 이슈와 재료를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군인 테마주는 종종 주식시장에 열풍이나 광풍을 불어넣는다. 테마주는 영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계절 날씨 유행 등 다양한 현상에 따라 형성된다. 지난해에는 남북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전 북한 협상단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 테마주가 각광을 받았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대표단이 분야별 회담을 할 때마다 경협주가 들썩였다. 경협주는 회담 성격과 참석 인사에 따라 각개약진을 했다. 남북 회담에 국토교통부 인사가 참석하면 철도주, 산림청 ...
입력:2019-01-10 15:10:01
[한마당-김용백] 반려견 노로바이러스
요즘 방역 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겨울철(12~2월) 식중독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식중독은 실내 집단급식과 난방 개선으로 어느새 사철 감염병이 됐다. 부쩍 늘어난 겨울여행이나 겨울산행, 설 명절을 전후한 활발한 이동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겨울철 식중독(급성 위장관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주로 노로바이러스(Human NoVs)다. 변종이 200여개나 돼 예방에 애를 먹는다.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고 낮은 기온에서 활동이 더 활발해 생존력과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설사, 구토 등을 유발시키고 발열&midd...
입력:2019-01-09 15:05:01
[한마당-배병우] 김용 世銀 총재의 못 다한 꿈
한국계 미국인 김용(미국명 짐 용 김) 세계은행 총재의 강연에는 한국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1950년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선진국에 올라선 것을 예시하며 “제3세계에 만연한 질병과 빈곤 극복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역설한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서 보냈던 유년기와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에 온 자신의 부모의 경험, 그리고 자신에게로 이어진 꿈을 엮어 펼치는 얘기는 감동적이다. 2017년 테드 강연에서는 한국에서 살던 3살 때 색동옷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스크린에 띄웠다. 그러면서 당시 세계은행 총재가 한국에 ...
입력:2019-01-08 15:05:02
[한마당-라동철] 공시가격 논란
토지 주택 건물 등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매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 둘을 통칭해 부동산 보유세라고 한다. 보유세 세액은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 비율, 세율 등에 따라 결정된다.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부동산 가격(시세)의 일정 비율을 적용한 공시가격이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단독주택 418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준거가 될 표준 단독주택 22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오는 25일 발표한다. 1298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공시가격은 4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보유세 결정에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종부세 세율 인상, 공시가격...
입력:2019-01-07 15:05:01
[한마당-김명호] 空約의 최후
지난 대선 때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공약(空約)이라고 느꼈지만, 그 좋은 취지에 이끌려 사람들이 ‘위시 리스트(wish list)’ 이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었겠구나 하긴 했다. ‘국민과의 소통’과 ‘청와대 개방’이란 취지는 누구도 반대 못하는 명분이고, 시대 흐름과도 맞았다. 2012년에도 문재인 후보 측이 내놓았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2017년에는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전 정권의 완벽한 소통 부재, ...
입력:2019-01-06 15:05:01
[한마당-태원준] “새해 복 많이 베푸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인사말이 관용어처럼 돼버린 탓일 텐데, 농담을 좋아하는 이들은 온라인 낱말사전에 ‘새해복’이란 단어를 슬쩍 끼워 넣으며 ‘복어의 일종’이라고 정의했다. “미국에선 해피뉴이어, 중국에선 신녠콰이러 등으로 불리며 세계 각지에 서식한다. 12월 말~1월 초 대거 번식하는 습성을 가졌다. 독이 있어 한국에선 복주머니에 담아 유통해왔다…” 하면서 능청맞은 풀이를 곁들였다. 해마다 이맘때 주고받는 인사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복주머니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시작됐다. 정월이 ...
입력:2019-01-04 15:10:01
[한마당-이흥우] 귀하신 몸, 명태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녀석은 없을 게다. 같은 녀석인 데도 상태, 잡힌 시기 및 장소, 습성, 잡는 방법 등에 따라 무려 30여 개 이름으로 불린다. 조선시대 함경도 명천(明川)에 사는 태(太)씨 성을 가진 어부가 처음 잡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는 명태(明太)다. 명태는 계절에 따라 춘태 추태 동태로, 잡는 방법에 따라 그물로 잡으면 망태, 낚시로 잡으면 조태라 불린다. 보관 방법에 따라 갓 잡은 건 생태, 얼린 건 동태, 건조한 건 북어, 반쯤 말린 건 코다리,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누렇게 말린 건 황태다. 황태를 만들려다 실패한 먹태, 백태, 깡태, 파태...
입력:2019-01-03 15:05:01
[한마당-라동철] 바오밥나무 돌연사
미국 뉴스 전문채널 CNN이 최근 방송에서 아프리카 남부의 거대한 바오밥나무들이 잇따라 죽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에 실린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2년 동안 수령이 오래 되고 덩치가 매우 큰 바오밥나무 14그루가 고사했거나 줄기 일부가 갈라져 반고사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수령이 2000년 이상인 3그루, 1000~2000년인 6그루가 포함됐다고 한다.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남부와 대륙 남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호주 북부에서 자생하는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식물원 에서나 볼 수 있지만 프랑스 ...
입력:2019-01-02 15:05:01
[한마당-전정희] 100세 맞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
우리 시대의 철학자이자 그리스도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올해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됐다. 3·1운동 이듬해 태어나 백수(白壽)가 된 것이다. 고향 평남 대동은 여전히 갈 수 없는 땅이다. 김 교수는 일본 조치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다. 1980년대 초까지 연세대에서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그가 60, 70년대에 쓴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등의 철학산책 저서는 우리네 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곤 했다. 동료 철학자 안병욱, 수필가 피천득 등과 함께 서정적 문체의 힘을 보여주는 현자였다. 새해 ...
입력:2019-01-01 15:10:01
[한마당-염성덕] 국내 10대 뉴스와 새해 소망
요즘 인터넷에는 분야별 10대 뉴스가 넘쳐난다. 교육, 환경, 노동, 부동산, 종교, 외교·안보, 스포츠, 게임, 경마, 부패, 정보·기술(IT), 자동차, 제약, 에너지, 소비자, 소상공인, 지역, 지방자치단체별로 뽑은 10대 뉴스가 즐비하다. 10대들이 선정한 10대만의 10대 뉴스도 있다. 연말이 되면 국내외 10대 뉴스는 언론사의 단골 메뉴였다. 서울에 본사를 둔 종합 일간지들은 저마다 국내외 10대 뉴스를 엄선해 보도했다. 신문 정기 구독자라면 국내외 10대 뉴스를 보면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본다. 올해에는 국내외 10대 뉴스를 다룬 일간지들이 예년보다 ...
입력:2018-12-31 15:05:01
[한마당-라동철] 황금돼지해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연도를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기한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등 10개로 이뤄진 천간(天干)과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 12개의 동물(띠)을 가리키는 지지(地支)를 순서대로 조합해 60년마다 한 순번이 돌아간다. 병인양요(1866) 갑신정변(1884) 을미사변(1895) 을사늑약(1905) 경술국치(1910) 기미독립선언(1919) 등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이 육십갑자를 앞세워 호명됐다. 내년은 2019년이면서 육십갑자로는 기해년(己亥年)이다. 지지에 해당되는 게 해(亥)니 돼지의 해다. 돼지는 한자어로 저 돈(豚) 시(豕)로 쓰이지만 해(亥)...
입력:2018-12-30 15:10:01
[한마당-라동철] 사이코패스
‘자신의 감정과 고통에는 매우 예민하나 타인의 아픔이나 기쁨에는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단히 충동적이며 즉흥적인 성향을 보인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며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 포악하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의 주요 특징들이다.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개발한 캐나다의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에 따르면 100명 중 1명꼴로 사이코패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흡사한 점이 많아 같은 부류가 아니냐는 의심...
입력:2018-12-28 15:05:01
[한마당-신종수] 윤창호법
국내에서 사람 이름을 붙인 법은 그리 많지 않다.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 등의 이름을 붙여 부르기 쉽고 알기 쉽게 하려는 취지다.김영란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김영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04년 당시 오세훈 의원이 제안한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정치권에서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유명한 법이다. 성범죄자가 음주 등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조두순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
입력:2018-12-27 15:05:01
[한마당-이흥우] 산낙지 먹기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외국 여행 시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베트남을 처음 여행했을 때 쌀국수를 먹다 향채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사람이라도 처음 맛본 현지 음식에 대한 이런 트라우마는 하나쯤 있을 듯하다. 외국 여행 필수품으로 김치며, 김이며 각종 밑반찬과 된장, 고추장을 바리바리 싸가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식이 과거에 비해 세계화됐다 해도 대다수 외국인에게 생소한 음식인 건 틀림없다. 그중에서도 날음식에 대한 거...
입력:2018-12-26 15:10:01
[한마당-태원준] 사자성어
네 글자로 말을 만드는 건 묘한 재미가 있었다. 시험을 앞두고 부자유친(父子有親)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삼강오륜을 외우는 게 지겨웠던 아이들은 사자성어 말하기 시합을 했다. ‘임전무퇴(臨戰無退)’ ‘타산지석(他山之石)’ ‘용두사미(龍頭蛇尾)’ 하면서 고사성어를 하나씩 꺼내다 밑천이 드러나면 ‘신속배달’ ‘조조할인’을 말하곤 했다. 어린 시절의 사자성어 놀이를 아련히 기억하는 어른들은 네 글자의 뜻을 바꿔가며 논다. 어느 온라인 게시판에 정리된 직장인용 사자성어에서 순망치한(脣亡齒寒)은 ...
입력:2018-12-25 15:05:01
[한마당-김용백] 유전자 정보
1970, 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범 ‘골든스테이트 킬러’가 첫 사건 발생 42년 만인 지난 4월 체포됐다. 이후 수십년 묵은 미제사건들의 범인들이 붙잡히면서 사건들이 해결되고 있다. 범인 검거엔 유전자 추적이 결정적이었고 온라인상에 공개된 DNA 족보 사이트가 활용됐다. 은퇴한 특허변호사 바바라 래-벤터 박사가 이 사이트를 이용해 경찰수사를 도왔다.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교수는 지난달 25일 유전자가위로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체공학 기법을 써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성을 지닌 쌍둥이 여아를 건강하게 ...
입력:2018-12-24 15:05:02
[한마당-염성덕] 중국의 안티 크리스마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 아기 예수의 탄생 의미를 압축적으로 서술한 성경 구절이다. 복된 성탄절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합창하고 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인터넷에는 산타클로스들의 선행이 넘쳐난다. 내전의 상흔이 짙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산타클로스 장난감이 팔리고, 무슬림 국가인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자들이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
입력:2018-12-23 15:10:01
[한마당-신종수] 박항서의 민간외교
베트남전에 한국은 1964년 9월부터 73년 3월까지 32만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미국(55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처음에는 비전투부대를 파병했으나 지상전이 가열되던 65년부터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로 불리는 전투부대를 보내 남베트남을 도왔다. 수도사단, 제2해병여단, 제9사단 등이 순차적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베트콩들은 체구가 큰 미군들은 다니기 어려운 낮고 좁은 대규모 터널로 이동하거나 정글에 매복하는 게릴라 전술로 장기전을 벌였다. 60년에서 75년까지 이어졌던 전쟁에서 결국 미국이 졌고 베트남은 공산화 됐다. 닉슨 대통령이 미국...
입력:2018-12-21 15:05:02
[한마당-배병우] 부활한 ‘서별관·녹실회의’
지난 10일 취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비공식 협의 내지 대화 채널의 보강이다. 먼저 홍 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간 금요 회동이다.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매주 금요일 점심을 함께하며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관치의 온상’으로 비판받아 2016년 6월 이후 사라졌던 이른바 ‘서별관회의’도 복원됐다. 비공식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 성격인 서별관회의는 청와대 일반문인 연풍문 근처에 있는 서별관에서 열린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수석, 관련 부처...
입력:2018-12-20 15:10:01
[한마당-라동철] 침묵의 살인자
은밀하게 다가와 목숨을 앗아가는 존재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뇌졸중 고혈압처럼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에 붙어 있다. 단열재 보온재 등 주로 건축자재로 쓰이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연중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불청객 미세먼지, 폐암 등을 유발하는 담배도 이런 달갑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다. 다들 그럴듯한 이유를 갖고 있지만 침묵의 살인자의 대표주자는 일산화탄소라고 할 수 있다. LPG 등유 연탄 목재 등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돼 발생하는 이 물질은 색도, 냄새도, 맛도, 자극성도 없는 그야...
입력:2018-12-19 15:05:01
[한마당-전정희] 3·1운동 백주년과 공동체 정신
36년 전 대학생 기자 시절에 찾은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교회는 농촌의 한적한 예배당 풍경 그대로였다. 1919년 3·1운동 당시 수십명이 문이 잠긴 이 교회에 갇혀 불에 타 죽었다. 일본은 4월 15일 ‘독립운동에 가담하는 자는 최소 징역 10년, 독립자금을 대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포고문을 냈고 제암리교회 학살은 시범 사례가 됐다. 이후 교회는 감시에 눌려 해방 후까지 전임 목회자가 없었다. 교회는 59년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을 내린 후에야 조직교회로서 틀을 갖췄고 69년 일본의 기독교인들이 대신 사과하고 성금으로 예배당을 지어주면...
입력:2018-12-18 15:10:01
[한마당-이흥우] 진실의 수호자
미얀마 국적의 로이터통신 소속 와 론, 초 소에 우 두 기자는 1년 넘게 미얀마 내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슬람계 소수 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집단 살해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다 미운털이 박힌 탓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는 국제사회의 들끓는 여론에도 로힝야족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실을 찾기 위한 두 기자의 끈질긴 추적보도가 없었다면 아웅산 수치는 여전히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었을 게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인하게 살해...
입력:2018-12-17 15:05:01
[한마당-김용백] 카토비체의 역설
197개 당사국 대표들이 막판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기후변화협약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렸던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4)가 폐막을 하루 넘기면서까지 열띤 논의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COP24는 파리 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2015년)의 구체적 이행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였다. UNFCCC 사무국은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출된 지침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명확한 규정집 없이...
입력:2018-12-16 15:05:01
[한마당-이흥우] 역간척
휴전 직후 남한 면적은 9만6900여㎢였다고 한다. 6·25 전쟁 전 9만3600여㎢에서 약 3300㎢ 늘었다. 전쟁 전 남한에 속했던 개성, 개풍, 옹진, 연백 등지를 빼앗기고 연천, 철원, 양구, 인제, 양양, 고성 등을 수복해서다. 이후 남한 면적은 꾸준히 늘어 현재 10만300여㎢에 이른다.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국가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한 간척사업 덕분이다. 그 결과 여의도 1170배 크기의 새로운 땅이 생겼다. 서해안에는 대규모 간척으로 상전벽해가 된 곳이 수두룩하다. 보릿고개 시절, 식량 자급자족은 국가 최우선 당면 과제였다. 인구는 많은데 국토는 좁은 ...
입력:2018-12-14 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