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코스모스와 친구들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 거야.” 안도현의 ‘연어’(문학동네) 66∼67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장미가 홀로 있을 땐 가시가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러나 안개꽃에 둘러싸인 장미는 축하의 꽃다발이 됩니다. 장미뿐만이 아닙니다. 코스모스가 홀로 꽃병에 꽂혀 있다면 가련하기 그지없습니다. 코스모스는 그의 친구들인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들판과 산들...
입력:2018-10-04 11:05:01
[겨자씨] 아직 오지 않았다
가을입니다. 여름내 푸르던 나뭇잎이 놀놀하게 타들어가는 것을 보니 자연스레 인생의 가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며칠 전, 모 방송의 토크쇼를 보았습니다. ‘100세 시대, 과연 축복인가’란 주제로 진행된 쇼에는 유명한 노 여배우가 나와 자신의 왕성함을 자랑했지요. 하지만 말미에 고백합니다. “건강을 유지하려고 기를 쓰며 운동하고 먹을 것도 가려 먹지만 신체기능이 약화되고 병이 드는 것은 어찌할 수 없어요.” 그녀의 탄식처럼 우리는 점점 쇠하여 갈 것입니다. 지금 아무리 푸르고 싱싱하더라도, 설령 120세, 150세 ...
입력:2018-10-03 11:05:01
[겨자씨] 광화사의 사랑과 미움
김동인의 ‘광화사’는 지극히 추남인 화공의 미녀 그림에 대한 광적인 집념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연히 만난 맹인 처녀에게서 절세미녀로서의 이미지를 발견합니다. 그는 용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주면서 자신이 바라던 절대 순수미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이제 눈동자만 그리면 그림이 완성될 무렵, 화공은 불현듯 그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그녀의 순수미가 사라져버렸고, 분노한 화공에 의해 처녀가 쓰러지며 튄 먹물이 그림의 눈동자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미인도는 원망스러운 눈동자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사랑하다 헤어지는 ...
입력:2018-10-02 11:05:01
[겨자씨] 고난이 내게 복이라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의 저자 신순규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9세에 녹내장과 망막박리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안과 의사였던 아버지의 친구는 “아이에게 꼭 종교를 갖게 하라. 불교보다는 기독교가 낫다”고 권했습니다. 그래서 서울맹학교에 다니며 예수님을 믿게 됐습니다. 신순규는 13세 때 미국 순회공연 중 오버브룩맹학교의 초청을 받습니다. 2년 뒤 미국 유학을 갑니다. 고등학교 졸업 때는 전교 5등을 했고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MIT 펜실베이니아대 등 명문대학에 합격했습니다. 하버드대에 진학해 심리학을 ...
입력:2018-10-01 11:05:02
[나와 예수-김상근] “아버지 살해한 北, 화해 쉽지 않았죠”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 김상근 목사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자신의 회심 체험과 북한과의 화해 여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친은 6·25전쟁 때 북한 정치보위부 요원에게 총살당했다. 발견 당시 몸통에 총알이 박혀 있었고 얼굴은 회칼로 피부가 다 벗겨질 때까지 난도질당한 상태였다. 북한과 김일성을 증오하며 청년기를 보냈고 목회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평생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몸담아 온 김상근(79) 목사에게도 남북 화해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개인사부터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를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
입력:2018-10-01 11:05:02
[겨자씨] 하늘 양식
사람은 먹어야 살기 때문에 양식은 곧 생명입니다. 양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땅의 양식이고 다른 하나는 영의 양식입니다. 땅의 양식에는 종류가 많아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들어갈 때는 달라도 나올 때는 똑같다는 것이죠. 아무리 맛난 고기나 최고급 음식, 값비싼 해산물을 먹었다 해도 그 결과는 같습니다. 비싸고 좋은 걸 먹었다고 금덩이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의 양식은 다릅니다. 먹는 대로 삶이 달라집니다. 사서삼경을 먹은 사람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삽니다. 도덕경을 먹은 사람은 세상의 이치에 달관해 무위자연의 삶을 꿈꿉니다. 마르크스...
입력:2018-09-30 11:05:01
[겨자씨] 맛을 봐야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 방송은 ‘먹방’이 대세입니다. 맛집이 소개 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방법을 영어로 레시피라고 합니다. 다양한 음식에는 다양한 레시피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레시피를 완벽하게 외운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사람이 그 음식의 맛까지 알 수 있을까요. 여러 식재료들과 소스를 넣는 순서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그 사람이 그 음식의 맛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 만들어봐야 그 음식의 맛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레시피대로 만들었을 때 그 음식의 참맛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우리의 ...
입력:2018-09-28 04:20:01
[나와 예수-이미아] “평화의 메시지 땅끝까지 울리도록 전하는 게 내 사명”
이미아 에코드라코레(Echos de la Coree·한국의 메아리)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민간 문화 외교관으로서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2013년 7월 프랑스 파리 화학의집에서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은 뒤 남편(왼쪽 첫 번째), 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지스카르 데스탕 전 프랑스 대통령이다. 이미아 제공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슈발리에) 수상자, 파리시 서울공원 홍보대사, 한국문화 전도사, 세계평화를 외치는 민간 문화 외교관. 이미아(50) 에코드라코레(Echos de la Coree·한국의 ...
입력:2018-09-27 11:05:01
[겨자씨] 아버지와 까치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이어령 선생의 책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시공미디어)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고요한 가을날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왔습니다. 치매기가 있는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요.” 아버지는 조금 후 다시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창밖을 보시더니 또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
입력:2018-09-27 11:05:01
[겨자씨] 본향을 향하여
크리스천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순례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나그네로서 오늘의 현실 너머에 있는 더 나은 본향을 꿈꾸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히 11:16) 크리스천은 세상의 헛된 것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습니다. 도리어 주 안에서 단순하게 살아갑니다. 생각이 단순하면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기고 평안합니다. 육신이 단순하면 절제와 운동으로 몸과 맘이 건강합니다. 관계가 단순하면 누구와도 깊은 우정을 맺습니다. 생활이 단순하면 매사에 주와 동행하며 ...
입력:2018-09-26 11:05:02
[겨자씨] 식구라는 의미
깻잎을 먹을 때면 늘 어려움을 겪습니다. 맛있는 깻잎 반찬을 바로 먹고 싶지만 한 장씩 뜯어내는 게 쉽질 않아서입니다. 여러 장이 붙어서 따라 올라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죠. 깻잎을 들추다 문득 아내를 쳐다봤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금세 다른 깻잎을 잡아줬습니다. 한 장만 뗄 수 있게 도와준 것이죠. 어찌나 고마웠는지요. 순간 가족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깻잎 먹을 때 젓가락으로 잡아줘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가족 아닐까요.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은 식구입니다. ‘함께 먹는 입’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회사를 컴퍼니(company)라...
입력:2018-09-21 04:05:01
[겨자씨] 어머니의 ‘그륵’
“어머니는 그륵이라 쓰고 읽으신다.… 나는 학교에서 그릇이라 배웠지만 어머니는 인생을 통해 그륵이라 배웠다.” 시인 정일근의 시 ‘어머니의 그륵’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온몸으로 매일 시를 써오셨습니다.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쓰는 시와는 다릅니다. 어머니는 삶을 통해 말을 만드셨고 그릇을 그륵이라 하십니다. 그릇이 맞는다고 해도 여전히 그륵이라 하십니다. 그런데 세월을 먹고 보니 그릇보다 그륵이 좋아집니다. 어머니를 닮아가나 봅니다. 이대흠의 시 ‘동그라미’에 보면 어머니의 발음법이 나옵니...
입력:2018-09-20 11:10:01
[겨자씨] 가을의 초대
가을은 무엇이든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하늘의 청신함이 깊어지고 나무의 우직함이 깊어지고 덩달아 인생의 고민과 성찰도 깊어지는 때입니다. 이 우미한 계절에 무엇보다 깊어져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우리의 기도’입니다. 하나님 자녀라면 누구나 기도하길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너무 짧고 너무 적고 너무 형식적입니다. 너무 자기중심적입니다. 기도를 누리기보다는 견디는 것으로 여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찍이 거창고 교장을 지낸 교육가 전성은 선생은 자신의 일흔 넘는 생을 돌아보...
입력:2018-09-19 11:05:01
[겨자씨] 가장 행복한 사람
그리스 아테네의 현자 솔론이 터키 리디아를 방문했습니다. 당시 주변을 정복하고 많은 영토와 재물을 얻은 리디아 왕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왕의 의도와는 달리 솔론은 현재 부귀영화를 누리는 왕이 아니라 최후까지 충성되고 진실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을 언급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가 쓴 ‘행복한 왕자’를 보면,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왕자의 동상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그를 행복한 왕자라고 불렀지만 그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나가던 제비가 왕자의 ...
입력:2018-09-18 11:05:01
[겨자씨] 조상제사를 하지 않는 이유
추석을 앞두고 조상제사에 대해 나눕니다. 용어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설명하면 구약 제사(祭司)는 제사드릴 ‘제’, 맡을 ‘사’를 씁니다. 우리 죄를 맡아주시는 예수님 사역을 보여줍니다. 반면 동양의 제사(祭祀)는 제사드릴 ‘제’, 제사드릴 ‘사’를 씁니다. 조상을 숭배하기에 조상제사라고 합니다. 조상제사가 왜 문제입니까. 효경에 보면 ‘제사를 드리는 사람은 숭배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했고 유학자인 율곡 선생도 ‘제사가 단순히 부모 공경의 의례가 아니고 일종의 종교적 신앙’이라고 했습...
입력:2018-09-17 11:05:01
[겨자씨] 생명의 가치
대학원 조교 시절, 지도 교수님 연구실엔 화분이 많았습니다. 교수님이 인기가 많아 학생들이 철마다 화분을 사온 것이죠. 연구실이 작은 화원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이 연구학기로 장기 출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화분을 관리하게 됐는데 그 어려움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동양란이 까다로웠습니다. 교수님께는 비밀이지만 당시 물을 주는 타이밍을 놓쳐 얼마나 많은 난초를 ‘천국’으로 보냈는지 모릅니다. 더위에 약한 꽃이나 추위에 약한 꽃, 햇볕에 내놓아야 하는 화분이나 그늘에 둬야 하는 화분, 하루에 한 번씩 물을 주는 화분이나 ...
입력:2018-09-16 11:05:01
[나와 예수-한완상] “가장 낮은 자 섬긴 갈릴리 예수 정신부터 회복할 때”
한완상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 서울청사 3층 위원장실에서 3·1운동과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뒤로 지난 7월 위원회 출범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이 보인다. 한완상(82) 전 부총리는 지난 7월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이다. 지난 13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3층에서 한 위원장을 만나 3·1운동 100주년의 의미와 한국교...
입력:2018-09-16 11:05:01
[겨자씨] 우리의 터전이 흔들릴 때에
얼마 전 서울 가산동에서 땅이 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파트가 붕괴될 수 있다며 주민들이 큰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상도동에서는 공사장 흙막이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치원이 붕괴 직전의 위험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지진과 태풍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한 피해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물의 기초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터전이 흔들리면 위에 보이는 건물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입력:2018-09-14 06:00:01
[겨자씨] 오뚝이
“쓰러지지 않으면 내가 아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내가 아니다.” 시인 한명희의 시 ‘오뚝이’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넘어지지 않으면 사람이 아닙니다.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성도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지고 쓰러집니다. 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는 넘어지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 넘어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존재입니다. 영국의 소설가 올리버 골든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 오뚝이를 닮은 숫자 8자를 옆으...
입력:2018-09-13 11:05:01
[겨자씨] 하나님의 인도
크리스천이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나님의 뜻’입니다. 특히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진로가 불확실할 때는 더욱더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분의 인도를 받아야 하지요. 일평생 하나님의 인도를 받았던 대표적 인물로 조지 뮬러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40년 동안 사역하며 매일 하나님의 응답과 인도를 받았습니다. ‘5만번 응답받은 뮬러의 기도 비밀’이라는 책을 보면 그가 하나님의 인도를 받았던 비결은 크게 다섯 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 ...
입력:2018-09-12 11:05:01
[겨자씨] 전가통신(錢可通神)
세상에서 흔히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당나라 때 세금을 관장하는 재상 장연상이 있었습니다. 그가 한번은 심히 잘못 처리한 사건을 맡게 되어 속히 그 일을 해결하라고 관리들을 다그쳤습니다. 며칠 후 그의 집무실 책상에 작은 서류가 놓였습니다. 열어보니 “3만관입니다. 사건을 덮어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는 대로하여 더욱 철저히 조사하라고 명했습니다. 다음날 그의 책상에 작은 쪽지가 놓였습니다. “10만관입니다.” 그것을 본 후 장연상이 사건을 덮어버렸습니다. 측근이 연유를 물으니 “10만관은 귀신도 부릴 ...
입력:2018-09-11 11:05:01
[겨자씨] 조선의 삭개오
시각장애인 전도자 백사겸은 ‘조선의 삭개오’라고 불렸던 인물입니다. 1860년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출생했는데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아홉 살 때 눈병이 악화돼 시각장애인이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계가 막막했던 그는 점쟁이가 됩니다. 뛰어난 화술로 점쟁이 세계에서 명성과 부를 얻었지만 돈을 벌면 벌수록 남을 속인다는 게 괴로웠습니다. 1897년 1월 김제옥이라는 전도자가 찾아와 그에게 전도소책자를 전했습니다. ‘인가귀도(引家歸道)’라는 책이었는데, 훗날 그는 “체면 때문에 받기는 했지만 독한 ...
입력:2018-09-10 11:05:01
[겨자씨] 손가락 찬가
어느 날 손가락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만 보니 서로 길이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릅니다. 다들 개성이 강했습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손가락을 보며 그럴싸한 노래를 적어 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다들 개성들이 강하다. 가만 보니 우리 교회 성도들 같다. 손가락 닮은 성도들…. 작고 배불뚝이 볼품없지만 남을 최고라 격려해 주는 엄지 같은 성도. 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일을 감당하지만 걸핏하면 다른 이를 가리키며 상처를 주는 검지 같은 성도. 홀로 서면 치명적인 욕이 되지만 검지와 함께 서면 승리를 기원하는 키다리 ...
입력:2018-09-09 11:05:01
[겨자씨] 기적에도 중독이 있습니다
중독은 나쁜 습관이 반복되는 것 때문에 생기는 결과입니다. 약하고 별것 아닌 것에서 시작하지만 반복되면서 의존하게 됩니다. 강도도 더욱 세지죠. 습관은 결국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중독이 되는 것입니다. 중독은 마치 늪과도 같습니다.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들고 어느새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묵상 중 신앙생활에도 ‘기적중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광야를 지나던 이스라엘 백성은 많은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우선 홍해가 갈라지는 것을 봤습니다. 만나가 내려와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일도 체험했습니다. 반석에서 물이 솟아나는 ...
입력:2018-09-07 04:40:01
[겨자씨] 피아노가 소음이 될 때
“피아노 건반은 88개다.… 모두 똑같은 길이와 높이로 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하모니가 아니라 소음이다.” 장문정의 책 ‘사람에게 돌아가라’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모차르트가 힙합곡을 만들지 않았다고 별 볼 일 없는 작곡가라고 한다면, 수박이 호박을 보고 너는 왜 멋진 줄이 없냐고 한다면, 가로수가 전봇대를 보고 너는 왜 나뭇잎 하나 없냐고 한다면, 짬뽕이 짜장면을 보고 너는 왜 얼큰한 국물이 없냐고 한다면 미칠 것 같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소인에게는 다름이 곧 틀림이 됩니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생각의 다름이 있습니다. ...
입력:2018-09-06 1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