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람들이 표류해 조선에서 살다가 고국으로 돌아간 하멜의 표류기는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표류해 외국을 떠돌다가 극적으로 돌아온 문순득의 표류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1801년 문순득은 25세 나이로 흑산도 인근에서 홍어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만나 오늘날 오키나와인 유구국까지 표류했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풍랑을 만나 필리핀에 닿게 됐습니다. 그는 9개월간 필리핀에 머물며 현지어를 익히고 서양문물을 배웠습니다. 그 후 상선을 타고 마카오에 내려서 중국 각지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손암 정약전이 쓴 ‘표해시말(漂海始末)’에 기록됐습니다.
문순득은 비록 홍어장수였지만 불굴의 용기와 강인한 정신력의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삶의 역경을 헤쳐 나갔습니다.
하나님은 땅끝에서부터 우리를 부르시고 구원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지라도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결코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끝까지 살아야 합니다. “나는 너를 땅끝에서 데려왔다. 먼 곳에서 너를 불러 세우며 일렀다. 너는 나의 종이다. 내가 너를 뽑아 세워놓고 버리겠느냐?”(사 41:9)
한상인 목사(광주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