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2월 11일] 빚진 자



찬송 :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 539장(통 483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빌레몬서 1장 8~14절


말씀 : 오늘 본문은 빌레몬이라는 사람의 노예 오네시모 이야기입니다. 그는 빌레몬 집에서 도망쳐 바울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바울은 편지 한 장과 함께 오네시모를 주인에게 돌려보냅니다.

빌레몬서가 기록될 당시 로마의 노예제도는 결이 조금 달랐습니다. 노예의 종류와 역할이 다양해 집안의 총무를 맡거나 농작물을 재배했습니다. 검투사도 노예였습니다. 싸움 좀 할 줄 아는 노예들에게 검투사는 해볼만한 것이었습니다. 승리할 때마다 크고 확실한 돈을 만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예들은 부를 획득하고 누릴 자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부유함이 신분을 올려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노예로서 해방을 맛볼 수 있는 데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을 뿐입니다. 결혼할 자유도 있었지만 결혼하고 낳은 자식은 여전히 노예였습니다.

노예에게 나름의 자유를 허락한 것이 조금은 합리적인 제도로 보일 수 있지만 노예는 자유를 살만한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충성하고 목숨까지 바쳐야 했습니다.

여기서 악순환이 생깁니다. 주인은 일 잘하는 노예를 보내기 싫어 돈을 조금 주려고 합니다. 검투사로 맨날 승리만 해서 젊은 나이에 자유자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이 들어 힘쓰기 어려워 졌을 때 비로소 적정한 재산을 다 채웠습니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어도 소용 없습니다. 나와 내 가족의 자유를 위해 그 돈을 써야만 했습니다. 반대로 주인은 자신의 집안일을 돌본 댓가로 노예에게 준 돈을 다시 돌려받습니다. 그리고 늙은 노예에게 받은 충분한 돈으로 젊은 노예를 다시 사들입니다. 전부 주인을 위한 제도였던 것이죠.

빌레몬서에 등장하는 오네시모의 삶은 어땠을까요? 사실 빌레몬이나 오네시모에 대한 기록은 빌레몬서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어 당시 사회상을 살펴보고 본문을 이해해야 합니다. 당시 지식인층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귀족들은 복음을 받아들였음에도 자신들이 쥐고 있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했습니다. 정경 66권에 빌레몬서가 포함된 계기는 이런 제도를 통해 우리의 참모습을 깨닫도록 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우리도 ‘죄의 노예 되었던 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죄에 대해선 영혼도 없고 생각도 없는 도구가 됐습니다.

우리는 복음을 알면서도 욕망과 욕심 앞에서 철저히 그 말씀을 눌러 버렸던 자들이입니다. 그랬던 우리를 만나주신 이가 예수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자유는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완전한 값을 정산하신 것이며, 우리는 그 삶을 누리기만 하면 됩니다.

기도 :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우리의 죄가 씻어지고 죄의 노예가 되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되었음을 감사히 여기며 그 사실을 매일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진혁 목사 (뿌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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