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5일] 피 묻은 채색옷, 던져진 구덩이



찬송 : ‘내 주여 뜻대로’ 549장(통 431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37장 21~28절


말씀 : 오늘 본문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는 ‘구덩이’입니다. 희한하게도 요셉이 향하는 목적지인 ‘도단’이라는 지명이 가진 의미는 ‘두 개의 구덩이’라고 합니다. 이 이름에서부터 요셉이 지금 구덩이를 향해 가고 있으며, 그 구덩이에 빠질 것만 같은 긴장감이 시작되고 결국 요셉은 구덩이에 던져집니다.

아버지가 입혀준 사랑의 채색옷과 하나님이 입혀준 꿈의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희망과 소망이 사라지는 상황의 구덩이, 요셉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구덩이, 마침 물이 없어 당장 죽지는 않겠지만 누군가가 꺼내어 주지 않으면 말라 죽어갈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요셉은 아버지의 집에서 살 때도 이미 형들의 미움과 시기의 구덩이에 빠진 삶이었습니다. 형들 가운데 누구도 그에게 편안히 말하지 않는 ‘관계성의 샬롬이 사라진’ 구덩이였습니다. 그런 형들이 이제는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동생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요셉을 구덩이에 던집니다.

구덩이에 던져질 때 요셉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마 살려달라고 애걸하였겠지요. 훗날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 앞에서 형들은 자기들끼리 말했습니다. “그들이 서로 말하되 우리가 아우의 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창 42:21) 맹수 앞에 벌벌 떨며 처연한 눈망울로 눈물 흘리는 어린 사슴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동생을 죽이려는 형제들 앞에서 그래도 맏형 르우벤은 끝까지 요셉의 생명을 지키려고 힘씁니다. 넷째 형 유다 역시 요셉의 생명만은 건지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그러나 르우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형들은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대상들에게 요셉을 팔아넘깁니다. 르우벤이나 유다의 모습에서 우리는 마치 예수님을 구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군중들에게 굴복해버린 빌라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은 스무 개로 무역상들에게 팔려가는 요셉은 은 30개에 팔려버린 예수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야곱은 아들들이 거짓으로 가져온 염소 피가 묻은 채색옷을 보고 오열합니다. 그 옛날 자신이 염소 고기와 털로 아버지를 속였던 것처럼 이제는 염소 피 묻은 옷으로 아들들에게 속습니다. 혈육을 속이며 살아왔던 야곱의 인생은 노년에 이르러 혈육들로부터 속임을 당합니다. 형들의 시기심과 미움으로 인해 요셉에게도, 아버지 야곱에게도, 동생 베냐민에게도, 요셉을 팔아넘긴 그 형들에게도, 어수선한 이 가정에도, 샬롬이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기도 : 하나님. 순종의 길에서 인생의 구덩이에 빠지더라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게 하옵소서. 죽음의 구덩이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소망하고 인내하게 하옵소서. 샬롬이 깨어진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를 돌보는 성도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명호 목사(서울 혜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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