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7일] 절망의 옷, 형통의 옷



찬송 : ‘고요한 바다로’ 373장(통 50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39장 1~3절


말씀 : 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살아가던 요셉이 한순간에 남의 나라에 종으로 팔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아직은 앳되고 연약해 보이는 열일곱 살 소년이 남의 나라에서 종살이를 하게 됐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막막한 밤들이었을까요. 그 수많은 밤마다 자신의 지나온 삶을 두고 얼마나 많이 곱씹어봤을까요.

‘내가 잘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란 자책도 했을 것이고 아버지의 남다른 사랑마저도 원망스럽게 여겨졌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요셉은 생각지 못한 시기와 배신의 구덩이, 팔려감과 종 됨의 구덩이에 빠진 것보다, 답도 없는 생각의 구덩이에 빠진 것이 더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사건의 모든 전개를 이미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요셉의 굴곡진 삶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고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이집트의 노예로 끌려가는 현실에 직면한 요셉 입장에서는 ‘절망’ 외엔 다른 어떤 단어로도 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 길은 원해서 가는 길, 계획해서 가는 길, 미래가 기대되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요셉은 상상치도 못한 구덩이에 던져졌던 것처럼 준비된 것 하나 없이 이집트 땅에 던져졌습니다.

그동안 요셉에게 두 번이나 꿈으로 보여주신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면 한 번쯤 더 꿈으로 앞으로의 일을 알려주시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요. 요셉의 삶은 억울한 인생, 던져진 인생, 끌려가는 인생,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렇게 팔려간 이집트에서 이제 요셉은 종의 옷, 노예의 옷을 입고 살아갑니다. 아버지 집이 아닌 주인의 집에서, 아들이 아닌 종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하나님은 요셉과 함께하고 계셨습니다. 요셉의 채색옷이 찢어지고, 구덩이에 던져지고, 종으로 팔려가고, 종의 옷을 입고 살 때에도 요셉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요셉의 처지는 바뀌었지만 요셉을 향한 하나님의 함께하심과 계획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요셉에게서 채색옷을 벗길 수는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비전의 옷은 벗길 수 없었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하나님은 요셉과 함께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이 요셉과 함께하시는 삶의 결과는 형통이었습니다. ‘형통’이란 단어는 ‘성공’ 또는 ‘번영’으로도 번역할 수 있는 말입니다. 우리 관점에서는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요셉은 이집트에서 종의 옷을 입고 성공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통함의 이유는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도 : 하나님, 생각지 못한 구덩이에 던져진 것 같은 삶, 답도 없는 생각의 구덩이에 빠진 삶,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은 삶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깨닫게 하옵소서. 고난 중에라도 형통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명호 목사(서울 혜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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