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8월 5일] 주님의 저울에 달면



찬송 : ‘내 임금 예수 내 주여’ 313장(통 352)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다니엘 5장 22~31절


말씀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냉전 시대 러시아 소설가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솔제니친은 첩보기관 KGB의 사찰로 구소련에선 작품을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1960년대 말 서방에서 발표된 ‘암병동’ 등의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게 됐을 때도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귀국 거부가 염려됐기 때문입니다. 70년대 초 ‘수용소군도’ 발표 후 그는 결국 시민권을 뺏기고 독일로 추방됩니다.

이후 솔제니친은 공산주의와 싸우는 망명자로 살며 러시아 혁명의 역사를 오랫동안 연구합니다. 6000만명을 삼킨 무시무시한 혁명의 주요 원인이 뭔지를 파헤치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씁니다. 그가 얻어낸 결론은 어릴 때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린 것이 문제”라는 말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잊은 시대엔 적지 않은 이들이 하나님을 멸시하는 걸 권위라고 착각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권력자는 교만하기 마련이고, 겸손할 기회가 주어져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벨사살처럼 말입니다.

벨사살은 느부갓네살을 이어 바벨론 제국의 임금이 된 자입니다. 그는 왕이 되자 큰 잔치를 베풀고, 이들과 더불어 술을 마십니다. 그러다가 자기 아버지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그릇과 은그릇을 가져오게 해 술잔으로 삼습니다. 그러면서 온갖 우상을 찬양합니다.

바로 그때 갑자기 사람의 손이 나타나더니, 촛대 앞 왕궁 벽 위에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란 글을 씁니다. 이를 본 벨사살은 얼굴빛이 창백해지더니 공포에 사로잡혀 무릎을 서로 부딪치며 떱니다.

그다음 얘기는 느부갓네살 때와 판박이입니다. 바벨론 누구도 그 글을 해독지 못했습니다. 오직 다니엘만 해독해 그 글자가 나타난 이유를 알려줍니다. “벨사살 임금님은 아버지 느부갓네살의 아들이므로 아버지 때의 일을 알면서도, 마음을 겸손하게 낮추지 않고… 임금님의 호흡과 모든 길을 주장하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메네’는 ‘계산이 되다’는 뜻이고 ‘데겔’은 ‘저울에 달다’는 뜻입니다. ‘바르신’은 원래 ‘반 푼짜리 동전의 단위’입니다. 하나님이 벨사살의 시대를 저울에 달아보니 함량 미달이어서, 메대(메디아)와 바사(페르시아)에게 나줘주기로 작정했다는 뜻입니다. 그날 밤 벨사살은 살해됐고, 왕위는 메대 사람 다리오에게 넘어갑니다.(31절)

우리 시대와 지도자는,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저울에 달면 과연 괜찮을까요. 교만한 만큼 가볍고, 겸손한 만큼 그 함량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합시다. 이 시대의 지도자가 겸손하도록 기도합시다. 우리도 자화자찬을 버리고 주님을 찬양하며 삽시다. 그저 겸손히 우리에게 은혜를 준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물으면서 삽시다.

기도 : 주님, 주님의 저울에서 ‘데겔’이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우리 시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종익 목사(세상의소금 염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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