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웃음이 가능한 교회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부터 나옵니다. 독일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큰 상처를 입고 거반 주저앉은 교회, 다 떠나고 얼마 남지 않은 교우들, 교회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선배들에게서 들었던 ‘이런 게 피눈물이구나’라는 말을 생각하며 꽤 눈물을 흘렸습니다.

9월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듬해 새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친구 목사가 달력을 만들어 보내겠다며 교회 표어를 물었습니다. 생각 끝에 정한 첫 표어가 ‘웃음이 가능한 교회’였습니다. 당시 상황으로서는 절박한 꿈이었습니다.

마침내 달력이 도착했는데 달력을 보자 웃음부터 났습니다. 달력에 적힌 교회 표어는 ‘웃음이 가득한 교회’였습니다. 인쇄소에서 ‘가능한’을 ‘가득한’의 오기로 알고 바로잡아 인쇄했다고 합니다. 때로 하나님은 사람의 실수를 통해서도 일하십니다. 덕분에 우리는 웃음이 가득한 교회를 꿈꿨고 마침내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니까요.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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