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고마운 버릇



버릇은 하루아침에 들지 않습니다. 한번 들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오랜 경험의 축적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습관(習慣)’이란 말 중 ‘습(習)’자는 ‘익히다’ ‘배우다’라는 뜻입니다. ‘習’은 ‘깃 우(羽)’와 ‘흰 백(白)’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習’자의 갑골문을 보면 ‘白’자가 아닌 ‘日’자로 돼 있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새가 하늘을 나는 법을 익히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習’자는 ‘익히다’와 ‘배우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이지요.

교우들을 위해 기도할 때면 무릎을 꿇습니다. 교우들이 전한 기도 카드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무릎이 저려와 더는 꿇고 있을 수 없을 때까지 기도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기도를 드려도 다 들으실 주님이지만, 무릎을 꿇으면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교우들과 같은 자리에 서게 됩니다. 내가 목사라는 것을 가장 명료하게 인식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언젠지 모르게 찾아든 버릇, 두고두고 고마운 버릇입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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