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황성주 (23) ‘짐마’ 릴레이 금식 기도 소식 듣고 본격적 사역 시작

선교특전단 단원들이 에티오피아 짐마 지역 대도교회에서 어린이들을 축복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사소한 일이 없다. 하나님의 역사는 항상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서 일어난다. 위대한 일은 사소한 것, 하찮은 것, 귀찮은 것을 귀히 여길 때에 이뤄진다. 2012년 한 선교사님을 통해 에티오피아 짐마지역에서 집회를 해달라는 부탁이 왔다. 이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한국대사님을 만났는데 그분은 다른 지역은 몰라도 짐마 지역은 절대 가면 안된다고 6번이나 강조했다. 정말 특이한 일이었다. 그래도 속으로 ‘짐마로 가라는 뜻이구나’하며 결단하게 됐다.

짐마의 본 이름은 ‘카파(Kappa)’로 세계적인 커피 원산지이다. 이 지역은 95% 이상 모슬렘지역인데 교회들의 큰 부흥이 일어났고 여기에 흥분한 과격 무슬림들이 63개 교회에 불을 지르고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인들의 열망에 의해 치유와 회복의 차원에서 말씀집회를 하게 되었는데 3000명이 모이는 큰 역사가 일어났다. 그 때 강사로 말씀을 선포할 때 하나님께서 ‘짐마 지역의 부흥과 변혁을 위해 금식을 선포하라’는 강한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짐마를 위한 40일 금식을 선포하고 같이 뜨겁게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귀국했는데 얼마 후 그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릴레이 금식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모든 사랑의 공동체 기관 리더와 임원등 40여명이 에티오피아로 향했고 본격적인 짐마 사역이 시작됐다. 10년 동안의 기도와 사역의 열매로 짐마 지역을 붙잡고 있는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졌고 교회의 부흥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사실 에피오피아는 한국 전쟁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참전한 혈맹국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셀라시에 황제의 황실 근위대 6000명이 참전했는데 그들은 ‘강뉴부대’라고 불렸고 한국전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253전 253승의 전과를 올린 진기록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80년대 극심한 기근과 대규모 기아로 알려진 나라였기에 사랑의 빚을 진 나라라는 큰 부담감이 마음에 밀려와 97년 사랑의 봉사단을 파송하며 에티오피아를 처음 방문하게 됐다. 그들이 교회에서 금식을 하며 주님께 매달리는 모습과 무슬림들에게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식민통치를 받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자긍심과 품격을 가진 나라임을 알고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아프리카에서 선교대국이 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알고 간절히 기도했다.

국제사랑의 봉사단에서는 ‘눈맞추기’라는 은어가 있다. 어린 아이들의 눈망울 마주보고 있으면 사랑이 피어난다. 그들을 붙잡고 기도하면 평생 동지가 되고 자비량 선교사가 된다. 평소 김준곤 목사님은 ‘돈을 보내주는 것보다 가서 손 한번 잡아주는 인격적 터치가 중요하다’고 역설하셨다. 일단 가야 한다. 그 땅을 밟고 중보하는 타문화 섬김 체험을 하고 그들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초기에는 ‘러브 에티오피아’라는 이름으로 의료사역, 교육사역, 스포츠 및 비즈니스 사역(BAM)을 비롯한 복음 전파를 위한 총체적 선교를 시도했다. 후기에는 지도자 집중훈련과 청년들에게 선교의 꿈을 심는 ‘미션 에티오피아’ 사역으로 전환했다. 도중에 엄청난 방해와 역경과 좌절이 있긴 했으나 절대 감사하며 줄기차게 복음의 씨앗, 사랑의 씨앗, 선교의 씨앗을 심었다. 지금까지 짐마를 중심으로 대도, 아가로, 아코, 툴레마, 고까, 토바에서 사역을 했다. 지역 이름만 들어도 밀려오는 감동과 잊혀지지 않는 얼굴들이 눈에 선하다.

정리=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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