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양구 (16) SDGs는 하나님의 작품… 선교적 사명감 가져야

이양구(오른쪽)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 2월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UN SDGs 및 ESG 기반의 지역상생 발전 모델 수립을 통한 글로벌 확산 및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년 정년퇴임 후 농업, 유라시아 분야와 함께 내 삶에 터닝포인트가 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다.

인생의 전환점은 신앙을 갖게 되거나 사람을 만나고 고난을 겪을 때 찾아온다. 새로운 이슈나 어젠다를 만났을 때도 있다. 나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UN SDGs였다. SDGs란 UN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세운 공동 목표다. 빈곤 질병 교육 등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환경문제, 경제·사회 문제 등 17개 분야를 채택했다.

나는 퇴임하고 잘 아는 인적자원(HR) 회사 대표를 통해 SDGs 참여를 권유받았다. 자비를 들여 HR과 비즈니스 등 두 개의 SDGs 마스터플랜도 만들었다. 이후 SDGs와 관련해 UN조달기구(UNOPS)와 활동하고 지역발전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경상국립대에 합류한 뒤로는 대학 차원의 SDGs 확산에도 힘썼다.

SDGs 전도사로서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꼽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먼저 솔루션이다. 한국은 일자리와 성장동력, 국가브랜드 제고 등 도전할 게 많다. 이를 해결해 줄 게 SDGs라는 얘기다.

한국에 SDGs가 축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국가 발전의 경험이 있는 데다 지금도 IT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실험하고 있어 SDGs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 정세에서 미들 파워인 한국이 SDGs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강국들은 SDGs를 시도해도 믿지 않는다. 최근 미국 주도로 한국과 일본 등이 참여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한 걸 두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분명 미국은 ‘경제’라고 했는데 중국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들 파워인 한국이 나서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한국은 SDGs가 가장 필요한 나라다. 학자들은 서쪽으로 우크라이나, 동쪽으로 한국을 제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한국이 SDGs를 이끌어야 하는 건 SDGs 실행 이유인 5P를 전 세계에 심을 수 있어서다. 5P는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지구(Planet) 사람(People) 파트너십(Partnership)으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만들면서 균형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SDGs를 하나님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5P엔 인류의 보편적 가치, 나눔과 섬김, 사회적 가치 등 성경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해관계가 다양한 UN 국가들이 어떻게 SDGs를 어젠다로 채택했을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기독인들이 선교적 사명감을 갖고 SDGs를 실천하는 데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최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에 SDGs를 접목하면 어떨까 싶다. 일단 UN에서 좋아할 것이고 러시아를 설득하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룬다’는 외교와 SDGs는 묘한 교집합이 있다. 내가 SDGs 전도사가 된 이유다.

정리=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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