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종삼 (17) “거제서 안타깝게 세상 떠나는 이 없도록 하겠심더”

이순창 예장통합 부총회장이 지난 5월 24일 거제 맑은샘종합병원 심뇌혈관센터 기공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오른쪽이 이종삼 목사.


2013년 맑은샘병원을 개원한 뒤 모든 병상이 빠르게 찼다. 너무 많은 환자가 몰렸다.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더 크게 지었어야 했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변에서도 증축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체 병원 규모를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규모를 대폭 키우고 싶은 진료과가 있었다. 바로 ‘심뇌혈관센터’였다. 심뇌혈관센터는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과 심장정지,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등을 치료하는 곳을 말한다.

거제에 제대로 된 심뇌혈관센터가 없어 해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는 이들의 수가 적지 않았다. 통계에 따라 달랐지만 2010년 중반만 해도 거제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이들 중 23.3%가 심뇌혈관 질환 때문이었다.

이 질환의 해법은 간단했다. 골든타임인 3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게 우선이고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 진단·치료 장비만 갖추고 있으면 꺼지는 생명을 반드시 살려낼 수 있다.

심뇌혈관센터를 증축하고 싶었던 건 개인사도 크게 작용했다. 나의 아버지도 심장이 안 좋으셨다. 나 또한 심장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런 가족 병력이 있다 보니 평소에도 관심이 컸다. 이런저런 이유로 심뇌혈관센터를 증축하고 싶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작업은 맑은샘병원 주변의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우선 산림청이 소유하고 있던 5619㎡(1700평) 면적의 땅을 합법적 절차에 따라 구입했다. 병원과 맞닿아 있던 A교회도 인수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A교회가 내부적인 이유로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었다. 호재였다. 교회가 자발적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이 부지도 무리 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

심뇌혈관센터를 증축하는 데 가장 중요했던 건 부지였는데 이걸 해결하고 나니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기공 예배는 지난 5월 드렸다. 새로 확보한 부지에 기존에 가지고 있는 땅을 더해 1만1548㎡(3500평) 넓이에 센터를 짓기로 했다. 내년 9월 30일 준공을 목표로 세웠다. 병원은 지상과 지하 각각 4층 규모로 300개 병상을 갖추게 된다.

공사를 마무리 하면 거제 최초로 심장과 신경외과 전문의를 비롯한 숙련된 의료진과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24시간 응급진료를 볼 수 있는 신속 의료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기공 예배 때 했던 인사말이 기억난다. “맑은샘병원까지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더. 거제에 필요한 병원이 또 있더군요. 거제에 제대로 된 심뇌혈관센터가 없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이들을 보며 무척 괴로웠습니더. 반드시 환자를 살리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더.”

복지 사역을 시작한 뒤로 건물을 계속 지으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사실 겁이 없어졌다. 이런 내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생겼다. 총회 창립 100주년 기념관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었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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