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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물든 서해에 코 드리운 황금산 코끼리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황금산 해변에 다정하게 앉은 연인이 저녁노을에 물든 바다와 코끼리바위를 감상하고 있다. 가로림만 건너 만대항 등이 자리한 태안 땅이 서해로 길게 뻗어 있다.


웅도항 공중에서 내려다본 웅도 전경.


밑동에서부터 아홉 갈래로 굵은 가지가 뻗은 웅도 반송.


‘머드맥스’ 촬영지 해변 포토존의 경운기 앞머리.


충남 서산에 육지로 둘러싸인 호리병 모양의 바다가 있다. 가로림(加露林)만이다. 주민들도 길을 잃을 만큼 짙은 바다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다. 여의도 면적의 31배인 159.85㎢ 규모로 해안 둘레는 162㎞, 갯벌 면적이 8000㏊에 이르며, 유인도 4곳을 포함한 52개의 섬이 있다. 물이 빠지면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고 물이 차면 평온한 바다가 펼쳐진다. 그 바다를 낀 서산시 대산읍에 신비한 볼거리가 널려 있다.

서산의 서쪽 끝 대산읍 독곶리에 황금산(黃金山)이 있다. 해발 156m의 야산이지만 숲과 바다, 해안절경이 모두 아름다워 황금 같은 트레킹 코스다. 완만한 숲길, 탁 트인 서해와 기기묘묘한 절벽, 황홀한 낙조 풍광이 조화를 이룬 곳이다. 해가 서쪽 바다로 잠기면서 바닷물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면 가슴이 벅찰 만큼 아름답다. 겨울 바다의 낭만도 품고 있어 연말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황금산의 원래 이름은 항금산(亢金山)이다. 황금(黃金)은 평범한 금이고, 항금(亢金)은 고귀한 금을 뜻하므로 예부터 ‘항금산’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러다가 금이 발견되면서 황금산이 됐다고 한다. 1926년 발간된 서산군지에는 ‘황금산’(黃金山)으로 표기돼 있다.

마을 사람들은 황금산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유래를 두 갈래로 이야기한다. 하나는 이 일대가 노을이 지면 온통 붉어지는 데서 찾거나, 산 주변 해역이 해산물이 풍부한 황금어장이라는 데서 연유했다고 한다.

황금산의 트레킹 코스는 주차장에서 정상에 오른 뒤 몽돌해변과 코끼리바위, 굴금을 둘러보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다. 해안 트레킹은 썰물 때 즐길 수 있다. 황금산 들머리에서는 ‘서산아라메길’과 ‘황금산 입구’ 장승이 반긴다. 등산안내도를 보고 나무계단을 오르면 흙길이 이어진다.

산을 넘어 해안으로 내려가면 몽돌해안이 나온다. 크고 작은 자갈이 깔린 아담하고 아늑한 해변이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갈 때 몽돌들이 ‘자그락 자그락’ 재잘거린다.

그 옆에 서해의 랜드마크인 코끼리바위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거대한 코끼리가 긴 코를 드리우고 바닷물을 마시는 듯한 형상이 신비롭다. 밀물 때면 바닷물을 마시는 모습으로, 썰물 때는 바닷물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으로 변모한다. 탐방객의 발길을 붙들며 기념사진을 찍게 만드는 명소다.

주변 풍광도 수려하다. 바다와 해벽과 몽돌이 어우러진 경치가 마음을 맑게 한다. 가로림만 건너 태안의 북쪽 끝 만대항이 자리한다.

인근에 과거 금을 캤다는 해식동굴 굴금이 있다. 썰물 때 바닥을 드러내야 갈 수 있는 동굴은 깊이가 50m나 된다.

가로림만 안쪽으로 들어오면 신비의 섬 웅도(熊島)가 있다. 웅크린 곰의 형상을 하고 있어 곰섬이라 불린다. 섬은 도로로 연결돼 있지만, 밀물 시기에는 차량 출입이 불가능하다. 반면 썰물 때에는 섬 주변으로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 자연의 신비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웅도 여행의 기점은 웅도어촌체험마을이다. 마을 입구부터 시작되는 나무데크를 따라 갯벌을 눈에 담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웅도에서 반드시 들러볼만한 곳은 ‘웅도 반송’이 있는 소나무쉼터다. 반송은 뿌리 부분부터 여러 갈래로 줄기가 뻗어나가는 소나무다. 웅도 반송은 수령 약 400년으로 아홉 갈래 줄기가 웅장하게 뻗어 있다.

반송 인근 해안에서 둥둥바위를 볼 수 있다. 아침에 물안개가 끼고 물이 차면 바위가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여 얻은 이름이다. 물이 빠지면 조도로 이어지는 자갈길이 열린다.

조도 오른쪽 솔섬 너머 오지리 갯벌은 ‘서산머드맥스’ 촬영지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작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의 시즌2 홍보영상이다. 조지 밀러 감독의 영화 ‘매드맥스’(Mad Max) 시리즈 가운데 수많은 차량이 사막과 가파른 협곡을 질주하며 싸우는 2015년 개봉작 ‘분노의 도로’를 패러디한 ‘머드맥스’(Mud Max)다. 오지고창개길 끝 바닷가 나무데크에 경운기 등으로 조성된 포토존이 있다.

여행메모
무료주차장에서 코끼리바위까지 30분
황금산 입구 맛집… 인근에 삼길포항도

황금산 등산코스는 숫자 8자 형태로 나 있다. 두 시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다. 코끼리바위 등이 있는 해안을 구경하려면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황금산 무료주차장에서 능선 너머 몽돌해안과 코끼리바위까지 30분쯤 걸린다. 군사작전 지역이어서 일몰 이후 민간인 출입 및 낚시, 해산물 채취 등을 엄금한다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몽돌 채취도 금지다. 황금산 해안과 웅도의 비경을 감상하려면 물때를 잘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머드맥스’ 포토존은 ‘오지고창개길 203’ 또는 ‘대산읍 오지리 697-6’을 검색하면 된다. 바로 앞까지 차로 갈 수 있다.

황금산 등산로 입구 독곶리에는 가리비,해물칼국수, 바지락칼국수, 해물라면, 박속낙지탕, 조개구이 등을 잘하는 맛집이 서너 곳 몰려 있다.

황금산에서 삼길포항이 가깝다. 봄철 실치회를 먹을 수 있고, 평소에 선상 어시장이 있어 저렴하게 회를 맛볼 수 있다. 대산읍에 모텔·호텔 등 숙소와 식당이 많다. 차박 및 캠핑 명소인 벌천포 오토캠핑장도 멀지 않다.



서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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