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성권 (7) 나날이 사업 번창하다 믿었던 동업자 배신으로 법정 사투

최성권 선교사가 2012년 기업 세미나 참석차 프랑스 리옹을 방문했을 때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력절감장치 개발은 매력적인 사업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문제는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요나3일영성원에서 만난 두분 목사님들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고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말을 날마다 되새겼다. 믿음을 갖고 계속 노력하다보니 조금씩 개발이 활기를 띄었다.

마침내 2006년 수원에서 ‘이엔포스’라는 이름으로 전력절감장치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 서울의 동작구 사당동에 지하 공장을 얻어 회사 운영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이미 국내에는 유사 제품이 나와 있었지만 절감 효과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 않고 있었다. 나는 국내보다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걸 선택했다. 기도하며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완성된 제품은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 제품을 수출하고자 했던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중국과 멕시코 등지에서 주문이 들어오면서 판로가 열리게 됐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입어 공장을 용산으로 옮겼다. 수출 길은 계속 확장돼 스페인을 발판으로 유럽에 도달하게 됐고 이 소문은 국내 시장에도 퍼져 국내 판로까지 열렸다. 몇 년 동안 이산가족처럼 살았던 아내와 아들이 서울로 다시 올라오게 된 것도 이 맘때다. 2008년 5월이었다.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제품을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당장에라도 거부가 될 거라는 꿈으로 부풀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너무 분주한 게 화근이었을까. 분주함 속에 숨어있던 마귀의 장난질로 고통스런 나날이 다시 시작됐다. 믿었던 동업자의 욕심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환난의 늪에 빠지게 됐다. 회사 설립 초창기 멤버들이 어느새 유사 복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차린 것을 보고 심한 좌절감에 시달렸다. 어쩔 수 없이 법의 도움을 청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에 법정 사투를 벌이는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너무 심한 고난으로 삶이 또 다시 힘들어졌고 경영상 피해도 커졌다. 사람이 싫어졌다.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없이 들었다. 요동치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요나3일영성원의 두 분 목사님들이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라는 말씀으로 나를 위로해 주셨다. 그리고 두 분 목사님은 기도할 때마다 나에게 새 힘을 주실 것을 간구하셨다. 기도는 사람을 살게 한다. 그래서 우리 주님은 수시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수차례 위기의 고비를 넘기면서 나는 끊임없이 기도했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길고도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 건 큰 고난을 통해 앞으로 닥칠 다른 고난을 작게 만드시는 탁월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 바로 그것이었다. 가는 곳마다 승리의 개가를 부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실패를 통해 연약한 마음을 더 단단해지게 하시고, 사람을 의지하기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시는 사업의 이치를 깨닫게 하셨다. 너무나 값진 선물이었다.

정리=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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