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성탄절의 숙제



성탄절 전통 중 지금은 사라진 게 있습니다. 바로 새벽송입니다. 몇 분과 담소를 나누던 중 새벽송이 화제로 나왔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할 때와 달리 새벽송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의 얼굴이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들에게 두 가지 감정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그리움이고, 다른 하나는 따뜻함이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습니다. 만남의 기쁨이었습니다. 방문하는 가정이 자신을 반갑게 맞아 주던 추억이 가득했습니다. 날은 춥고 길은 미끄러우니 서로가 추위를 녹여주며 잡아 주던 걸 기억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깊은 친밀함을 경험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리움은 당연했습니다. 맞아 주시는 가정이 추운 새벽길을 걷느라 애쓴 새벽송 대원을 향해 전하는 작은 대접도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줍니다. 따뜻함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성탄절의 숙제가 있습니다. 먼 훗날 오늘을 기억할 때 그리움과 따뜻함이 가슴에 담기도록 오늘의 성탄절을 그렇게 만들어 내는 겁니다. 따뜻함과 그리움을 만드는 성탄절을 오늘도 만들면 좋겠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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