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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여론전에 SM 폭로전 ‘맞불’… 비틀거리는 K팝 공룡

이성수(오른쪽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사 대주주이자 전직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왼쪽 사진)씨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씨의 처조카로, 최근 SM 경영권 분쟁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일보DB, 유튜브 캡처




SM엔터테인먼트의 내홍이 여론전과 폭로전으로 번지고 있다. SM 인수전에 뛰어든 하이브는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에 앞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우호적 여론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SM 현 경영진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 등을 폭로하고 나섰다.

이 전 총괄의 SM 지분 14.8%를 사들여 인수전에 나선 하이브는 16일 ‘SM엔터테인먼트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주주제안’을 공개했다. 이 안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담고 있다. 소수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전자투표제 도입도 추진한다. 감사위원회 도입을 제안해 투명 경영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하이브는 이날 SM 이사 후보자 7명의 명단도 발표했다. 사내이사 후보자로는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내세웠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거론됐다. 대부분 하이브 고위직이거나 변호사, 게임업계 출신이다.

이에 맞서 SM 현 경영진은 다음 달 주총에서 이사회를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주총 자리에서 하이브는 SM 현 경영진과 표 대결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이성수 SM 대표는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P)’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며 “이수만은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에 맞지 않는 거래 구조를 통해 홍콩의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은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전 총괄은 국내에서도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20년간 SM의 프로듀싱 용역을 이유로 1500억원의 수익을 챙겨 논란이 됐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를 문제 삼으면서 SM의 지배구조 개선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이다. 이 대표의 폭로에 따르면 해외판 라이크기획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대표는 “이수만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간 제한돼 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제한이 없다고 한다”며 “하이브는 이수만의 해외 개인회사인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상) 이 전 총괄의 해외 프로듀싱 허용은 SM과 관련이 없는 개인적 프로듀싱을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만약 (SM과 CTP 간에) 인지하지 못한 거래 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이 전 총괄의 개인적 관심사가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속 걸그룹 에스파를 언급하며 “새 앨범 발매가 2월 20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이수만이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SM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곡 가사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영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로 인해 앨범 발매가 연기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괄은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상처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 살 때부터 봐왔다. 열아홉살에 SM에 들어와 팬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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