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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노희경] 2패1승에 격려의 박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은 역대 월드컵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 기대가 덜했다. 승리와 환호, 일치와 단합의 상징인 서울광장, 광화문의 열기도 예년만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가려진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작은 일들에도 네티즌의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급기야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 수...
입력:2018-06-29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빨간 모자의 아이들
동생의 세 아이 중 늦둥이 막내를 제외한 두 아이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내게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온종일 재잘대며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두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우울할 새 없이 즐거웠다. 세 아이의 육아에 지친 올케도 그 틈에 한숨 돌릴 수 있으니 모두에게 두루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매주 아이들과 만나왔는데 지난 두어 달간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웬만하면 아이들의 방문을 마다하지 않았겠지만, 여러 개의 마감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급한 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난 지난주말, 오랜만에 방문한 아이들은 ...
입력:2018-06-28 15:10:02
[사설] 특정 종교 위한 병역거부의 길, 과연 타당한가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들을 위한 대체복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국회는 내년 말까지 병역법을 고쳐 군복무 대신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를 두면서 대체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병역 거부자를 처벌해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기존의 병역 거부 처벌 판결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지만 결국 신념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 논쟁은 가장 기본적인 용어부터 심각한 왜곡을 내포하고 있었다. 병역은 헌법이 국민의 4대 의무 중 ...
입력:2018-06-28 15:05:01
[내일을 열며-손영옥] ‘유쾌한 정숙씨’를 넘어
처음 그 이름을 각인한 건 2012년 8월이다. 대선을 앞둔 뜨거운 여름, 출판 담당 기자인 내 책상 위로 배달된 책 한 권 때문이다. ‘어쩌면, 퍼스트레이디’라는 부제가 붙은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제목의 그 책은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아내였던 김정숙씨가 신영복 선생에서 가수 이은미까지 문화계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대선 후보 부인의 ‘내조 정치’치고는 이색적이긴 했지만, 왠지 대선 캠프 참모들의 기획 냄새가 났다. 두 번째는 지난해 5월. 재수 끝에 퍼스트레이디가 돼 청와대 관저로 이...
입력:2018-06-27 15:05:02
[한마당-김영석] 탄돌이의 추억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열풍을 업고 얼결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 한 포털 사이트의 국어사전에 나오는 ‘탄돌이’에 대한 정의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299석 중 15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47석에서 무려 105석이나 늘렸다. 이 중 108명이 초선 의원이었다. 무리하게 탄핵으로 몰고 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주된 승인이었다. 분당 과정에서 구 민주계와 호남 중진들의 이탈로 공천 문턱이 낮아진 덕에 예전 같으면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기 쉽지 않았을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탄돌...
입력:2018-06-27 15: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정신건강의 비용
다음 달부터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 비용이 줄어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담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상담료는 시간별로 차이가 생기고,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치료가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여러 이유 중에 비용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기회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았을 때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우울증 증상만 봐도 집중력 저하 때문에 ...
입력:2018-06-26 15:10:01
[청사초롱-이창현] 느린 열차가 만드는 평화
지난 23일 모처럼 느린 열차 여행을 경험했다. 2018 DMZ 뮤직페스티벌 주최 측이 참가자 150여명을 서울역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역에 도착하는 DMZ 평화열차에 탑승하게 했다. 열차는 용산을 거쳐 한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더니 청량리, 성북, 의정부, 동두천을 지나 종착역에 이르렀다. 느린 열차 안에서는 객차를 오가며 연주자들이 다양한 음악 공연을 했고 참가자들은 추억 속의 삶은 달걀에 음료수를 즐겼다. 신군부의 서슬이 퍼렇던 1983년 4월 나는 전방입소교육을 받으러 그곳에 갔었다. 그때는 분명 봄이었지만, 철원평야의 대전차방호벽 위에서 겨울 끝단의 새벽 추...
입력:2018-06-26 15:05:02
[한마당-전정희] 전쟁과 신앙
1950년 6월 말 조선신학교 학생 맹의순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서울 삼각산으로 숨었다. 스물다섯의 청년. 그는 평양 장대현교회 장로였다가 신앙의 자유를 위해 월남, 서울 남대문교회를 섬기고 있던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에 그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형은 학도병으로 끌려가 죽었다. 시집 간 누나는 갑작스럽게 죽었고, 누이를 결핵으로 잃었다. 해방 이듬해 어머니마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아버지 맹관호는 하나 남은 피붙이를 잃고 싶지 않았다. 전쟁 전까지 맹의순은 행복한 교회청년이었다. 서울역 앞에 교회와 신학교가 있어서 교회와 학교생활을 ...
입력:2018-06-26 15:05:02
[돋을새김-고승욱] 승리라는 이름의 굴레
요즘은 야근을 하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한두 시간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기 일쑤다. 그러다 우연히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를 봤다. 몇 달 전 지상파 방송사가 만든 예능 프로그램을 다른 방송사가 밤늦게 틀어준 것이다. 누군지 제대로 몰랐지만 재치 있는 말솜씨에 한참 웃었다. 다음날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고는 깜짝 놀랐다. “잘생기고 입심 좋은 선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쇼트트랙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최고였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서 딴 금메달만 20개가 넘었다.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
입력:2018-06-25 15:10:02
[한마당-김준동] 경우의 수
“실력이 같은 두 도박 참가자가 게임을 하다가 그 게임이 갑자기 중단됐을 때 돈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나요?” 도박사인 슈발리에 드 메레는 1654년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로 유명한 블레즈 파스칼에게 이렇게 물었다. 도박 현장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판돈 분배에 대한 질의였다. 파스칼은 당대 최고의 수학자인 피에르 페르마와 이 문제를 놓고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판돈 분배는 남아 있는 게임 수와 이기는 데 필요한 게임 수에 의해 결정된다.’ 확률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도박 판돈 계산이 확률의 시초가 된 것이...
입력:2018-06-25 15:05:01
[김진홍 칼럼] 북한 외교, 얕보면 안 된다
생존 문제와 직결돼 있어 ‘저팔계식 외교’ 능숙하고 외교관들 전문성 뛰어나 6·12 싱가포르 담판에서 트럼프 상대로 남는 장사 한 것은 강한 협상력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행태로 요즘 국제정세는 바람 잘 날 없다. 그는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의 한복판에 서 있지만 비핵화 흐름을 제대로 주도하고 있는 건지 왠지 불안하다. 국익을 앞세워 중국과의 무역 및 군사 갈등을 부추기는가 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멕시코 등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 악화를 마다하지 않는다. 등을 돌렸던 국가들에는 화해 제스처를 보낸...
입력:2018-06-24 15:10:01
[창-이경원] 김영권이 서 있는 곳
축구부 전지훈련 일정이 다가오면 전주공고의 중앙수비수 김영권은 말수가 줄었다. 김영권의 아버지는 김영권이 중학교 3학년일 때 보증을 잘못 섰다. 강원길 전주공고 감독이 김영권의 회비를 몰래 대신 냈다. 전지훈련 명단을 본 김영권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김영권은 최종 수비 진영에 섰다. 등 뒤에는 골키퍼뿐, 무너지면 실점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한 세상이 무서웠을까, 거칠게 달려드는 공격수가 무서웠을까. 나는 어느 쪽도 잘 모르겠다. 다만 김영권이 축구장 안팎에서 모두 훌륭히 이겨냈다는 건 알겠다. 강 감독은 &ldquo...
입력:2018-06-22 15:05:01
[삶의 향기-이지현] 현실과 꿈이 다를 때
요즘 5060세대를 ‘리본(re-born) 세대’로 부른다. 잊고 산 ‘나’를 찾아 다시 태어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위로는 연로하신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취업난 속 자녀들을 챙기느라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여겨졌던 50, 60대들이 변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5060세대 1070명에게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물었다. 가족을 먼저 챙기던 부모 세대와 달리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 자신’을 꼽았다.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가 뒤를 이었다. 5060세대의 삶의 중심이 가족보다...
입력:2018-06-22 15:10: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아빠와 함께 떠날 여행
SNS 친구들 중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행 중이어서, 나는 거의 매일 그들이 올리는 이국의 풍경과 생소한 음식 사진들을 본다. 이제 더는 해외여행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세상이 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 동시에 소설도 써야 했기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는 말은, 이제 와 생각하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여유가 없는 형편인데도 시간과 돈을 투자해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이들은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어쩌면 그것은 형편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난 후였다. ...
입력:2018-06-21 15:05:01
[한마당-신종수] 트럼프가 부러워하는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부러워하는 발언을 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강력한 지도자”라며 “그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말을 하면 사람들은 일어나 차려 자세로 주의를 기울인다”며 “우리 사람들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미국 언론은 독재자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대통령이 가난한 북한의 통치자를 부러워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사실 세계 어느...
입력:2018-06-21 15:05:01
[한마당-이흥우] 숲이 열린 날
숲이 열렸다. 지난 1년간 인간의 발길을 허락지 않은 금단의 숲이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1468년 이곳을 자신의 능이 들어설 능림(陵林)으로 정하면서 조성된 광릉숲이다. 광릉숲은 평소에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다 일년에 딱 한 차례 이틀 동안 일반에게 공개된다. 예약하면 관람 가능한 광릉수목원과는 같은 듯 다른 곳이다. 올해로 13번째를 맞은 광릉숲축제가 지난 16∼17일 열렸다. 숲길은 일년에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삽시간에 가득 찼다. 숲은 파란 하늘을 가린 거목들로 울울창창했고, 탐방객들은 “공기부터 다...
입력:2018-06-20 15:05:01
[청사초롱-손수호] 인터뷰의 풍경
새로운 뉴스는 대체로 자료, 현장, 인터뷰에서 나온다. 이 중 인터뷰는 취재의 꽃이다. 개별인터뷰, 그룹인터뷰에 따라 성격이 다르긴 해도 인물에서 뉴스를 끄집어내는 과정은 같다. 특종의 80%가 인터뷰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다. 사람에 대한 관심, 대화체 기사의 힘을 감안하면 인터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인터뷰의 어원인 앙트르뷔(entrevue)는 프랑스 고어 서로(entre)와 보다(voir)의 합성어라고 한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나는 가끔 인터뷰론을 강의할 때 3가지를 강조한다. 왜 만나나, 내가 누구인가, 그가 누구...
입력:2018-06-19 15: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월드컵 소외감
모든 종류의 소외감이 그렇듯 분명 잘 찾아보면 나와 똑같이 느끼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내 생각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는 참 어려운 것이 소외감의 본질이다. 축제에 찬물 끼얹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나는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소외감을 느꼈다. 2002년에는 우리 과만 시험이 늦게 끝나 시험공부를 하며 신나는 함성 소리를 들었다. 예상을 넘어 우리나라가 4강까지 올라간 덕분에 시험이 끝나고도 우리나라 경기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 거리응원을 나갔다가 거리응원 행렬 속으로 행진하는 8명쯤 올라탄 경차에 발이 깔리면서 공황을 경험했...
입력:2018-06-19 15:05:01
[경제시평-이상근] 현대차에 엠블럼이 사라졌다
연구년을 맞아 일본을 다녀왔다. 미국 유학에 앞서 일본에 몇 년간 체류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일본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연구의 대상이다. 일본차가 국내에서 활개치는 것과 달리 국산차의 일본 내 활약상은 미미하다. 승용차는 찾아보기 어렵고 버스의 경우 아주 드물게 눈에 띈다. 최근 규슈 지역을 여행하면서 탔던 전세버스는 반갑게도 현대차였지만, 어쩐 일인지 버스 전면에서 현대를 상징하고 있어야 할 엠블럼은 페인트칠로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교토에서 마주친 중국 자동차인 BYD의 엠블럼은 현대차와 달리 버스 전면에서 ...
입력:2018-06-19 15:05:01
[한마당-천지우] 엔테베 작전
국제적 안보 위기, 협상이냐 군사 옵션이냐, 지도자의 고뇌와 결단, 독재자의 선택, 멀고 먼 평화…. 정신없이 휘몰아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말하는 게 아니다. 42년 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벌어진 ‘엔테베 작전’ 이야기다. 한반도 정세와 엔테베 사건은 전혀 무관하지만 이처럼 키워드를 뽑아보면 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먼 나라의 오래전 일이 우리에게 뜻밖의 교훈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엔테베 작전’은 기막힌 실화를 영상으로 재현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1976년 6월 27일부터 7일간 벌어진 사건이다. 이...
입력:2018-06-17 15:05: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전 세계 사람들은 한 편의 영화를 동시에 보았다. 국제미디어센터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들과 내레이션에 감각이 집중되었다. 5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압축하고 역사적 질문을 던지는 영상이었다. 불연속적인 이미지를 속도감 있게 연결·충돌시키고 있었다. 백악관에서 만든 영상으로 사전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여주고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기자회견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미지와 내레이션이 머리와 가슴에 스며드는 사이,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와 이후...
입력:2018-06-17 15:05:01
[한반도포커스-김재천] 트럼프, 기만의 기술
필자는 북·미 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광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연구실 책장 앞 칸을 차지하고 있던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두 번을 정독한 거래의 기술은 재미있고 유익했다. 일화를 소개하며 제시한 협상 성공의 11가지 원칙은 공감을 자아냈고,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술(art)의 경지에서 협상을 즐긴다고 설파한 부분에서는 거상(巨商)의 풍모가 느껴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협상의 달인임을 자처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최고의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입력:2018-06-17 15:05:01
[조용래 칼럼] ‘대동강의 기적’을 상상해 보라
북·미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랜 불신에서 벗어나 신뢰구축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에만 의존해온 한계 인식한 듯… 그건 어쩌면 CVID보다 더 중요할 수 있어 고 백화종 전 국민일보 주필은 생전에 평론집 ‘상주보다 서러운 곡쟁이의 사설’(2002)을 썼다. 백 전 주필의 평소 지론을 담은 제목이 퍽 인상적이다. 상주보다 더 서럽게 우는 곡쟁이가 바로 자신이고 기자의 임무 또한 그렇다는 얘기다. 요즘 6·12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내외 매체들의 평가를 보면서 백 주필의 곡쟁이가 떠올랐다. ...
입력:2018-06-17 15:05:01
[삶의 향기-전정희] 이야기가 필요해
제주 추자도 신양리 신양교회에서 동북쪽으로 2㎞ 지점에 ‘황경한의 묘’가 있다. 묘 앞쪽 갯바위에는 철제 십자가가 바다를 향해 서 있다. 묘비에는 ‘순교자 황사영, 신앙의 증인 정난주의 아들 황경한의 묘’라고 되어 있다. ‘황사영백서사건’의 황사영 부부의 아들 묘다. 황사영은 1801년 조선 정부의 천주교 박해가 극에 달하자 선교사 파송 국가인 프랑스에 함대를 파견해 조선 정부에 압력을 가해 달라는 서한이 발각되어 대역부도 죄인으로 처형됐다. 그때 황사영은 서울 서소문 밖에서 참수되고 정난주와 두 살배기 아들...
입력:2018-06-15 15:10:01
[한마당-배병우] 서울 서초구청장의 생환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붉은색(자유한국당 상징색) 깃발이 휘날린 곳이 서초구다. 주인공은 자유한국당 소속 조은희(57) 현 구청장. 나머지 구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휩쓸었다. 이를 두고 진짜 강남은 강남구가 아니라 서초구라거나 서초구가 서울 보수의 마지막 보루라는 등의 얘기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이 아파트 재건축 수요가 많은 곳이라 정부의 재건축 규제를 막겠다는 조 구청장의 공약이 먹혔다는 분석도 있다. 서초구민이나 구의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 구청장의 첫 번째 승인(...
입력:2018-06-14 1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