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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반공 트라우마에 대하여
열한 살 때까지 산골마을에서 자랐다. 극장이 있는 읍내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은 족히 가야 하는 곳이었다. 아버지들은 대부분 탄을 캐는 광부였고 엄마들은 밭농사를 짓거나 양잠을 했다. 아이들은 온종일 저희들끼리 놀다가 아무 집에나 몰려가 밥을 먹었다. 그곳의 작은 초등학교에선 일 년에 두어 번 교실 벽에 흰 천을 걸고 영화를 보여줬다. 야생소년 똘이가 붉은 돼지 수령을 무찌르는 내용의 ‘똘이장군’ 시리즈나, 이승복 어린이의 일화를 다룬 기록영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같은 것들이었다. 아마도 반공교육의 일환이었을 텐데, 나는 매번 ...
입력:2018-06-14 16:05:04
[한마당-라동철] 세기의 정상회담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정상회담들이 있다. 세기(100년)를 대표할 정도의 중요한 회담이라는 의미에서 세기의 담판으로도 불리는 역사적인 만남들이다. 1972년 중국에서 열린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국가주석·저우언라이 총리와의 첫 미·중 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이 회담 이후 중국은 서방세계를 향해 쳤던 ‘죽의 장막’을 열었고 79년 미·중 수교로 이어졌다. 89년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개최된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과의 미·소 정상회담은 냉전의 종식을 선언한 회담이다. ...
입력:2018-06-13 16:05:04
[시사풍향계-최영진] 북·미 정상회담의 허와 실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우려가 얽혔던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외견상 두 정상은 각자 원하는 것을 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 핵무력 완성’ 이후 대결보다는 협력으로 생존 전략을 전환하고자 했는데 이 길을 열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국내 문제를 덮을 국제적 성공을 이루고자 했는데, 결국 ‘적절한 타협’을 했다. 두 지도자가 역사적으로 처음 만나는 장면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한쪽으로 치우자. 그러면 정상회담의 허와 실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입력:2018-06-13 16:05:05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예측과 기대
우리가 ‘예측한다’고 말하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예측보다는 소망에 가깝다. 도서관에서 온갖 먼지나는 책을 뒤져야 했던 예전과 달리 인터넷의 방대한 데이터 중에 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찾는 것은 더 쉬워졌다. 이를 통해 실은 주장하거나 바라면서도 마치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게 되었다. 자가 주택 보유자들이 부동산 상승론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대학병원에서 논문을 쓰던 때, 내 실험 결과와 일치하고 내 주장을 잘 뒷받침하는 논문을 찾기 쉬웠다. 한편 내 결과와 반대인 논문 역시 찾기 어렵지 않았다. ...
입력:2018-06-12 16:10:02
[신종수 칼럼] 북, 생존을 넘어 생활하라
대륙간탄도미사일 있는데 싱가포르까지 날아갈 비행기 없는 모순 타개해야 안전 위해 체면 포기하고 빌려타는 실용 택했듯 핵 포기하고 번영의 길로 가길 기자가 된 뒤 해외출장을 가기 위해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이 크고 무거운 비행기가 어떻게 뜨는지 신기했다. 몸무게가 제법 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한숨도 자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갈 때 중국 비행기를 빌려 탔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는 1970년대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r...
입력:2018-06-12 16:10:02
[한마당-전정희] 정신 건강, 마음의 늪
지난달 수도권 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했다. 지적장애 아동 수십 명이 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버려진 경우도 있었고, 부모로부터 위탁된 아동도 있었다. 지적장애는 제대로 케어가 안 될 경우 정신장애를 동반하기 쉽고 우울증과 조현병 등의 복합 증세를 보이게 된다. “정작 장애 아동 부모는 전문 시설과 인력이 떠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한데 사회의 시선은 ‘수용’에 급급했던 1950∼80년대에 부정적 인식에 머물러 있어요. 최근 정치적 변화와 함께 인권 문제가 강조되면서 시설 축소가 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는데 현장을 모르는 얘기입니다. ...
입력:2018-06-12 16:05:03
[박형준 칼럼] 공감 결핍 증후군과 보수의 위기
공감을 일으키는 능력은 선거와 여론에 의존하는 자유민주주의에서 리더십의 성공을 가르는 핵심 요소 한국당, 경청할 줄 알고 울림이 있는 말 구사하는 공감형 리더십 보여줘야 위기 극복할 수 있어 6·13 지방선거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다. 승부가 기울었다는 세평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고, 선거 열기를 북한 이슈들이 온통 덮어버렸다. 북·미 정상회담이 하필 선거 전날 열리니 야권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속할 만하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선거는 재미도 없지만 건강한 민주주의도 위협한다. 견제와 균형의 ...
입력:2018-05-14 16:10:02
[돋을새김-한승주] 완전히 새로운 시작, 그 첫걸음
최근 만난 현대그룹 임원은 요즘 펼쳐지는 광경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되물었다. “정말 잘될까요?” 잃어버린 10년을 고스란히 견뎌온 그는 남북 화해무드가 가장 반가운 사람이면서 동시에 가장 경계심을 갖고 있는 인물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년 동안 남북경협 사업의 시작과 끝을 겪으며 기대 흥분 실망 좌절을 온전히 경험해서다. 1998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몰고 북한 땅을 밟은 후 대북사업은 현대그룹의 정체성이 됐다. 그해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개성관광 등 대북사업에 의욕적으...
입력:2018-06-11 16:05:0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세계의 일기
내가 쓴 최초의 문장은 무엇일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문장을 찾기 위한 시간의 여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시간은 무수한 언어들로 가득 찬 세계다. 매 순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나라는 필터를 통과해 언어로 재조립된다. 중학교 때부터 일기를 쓰고 있는데 기록 방식은 다양하다. 때로는 감정의 토로로, 객관적 서술로, 장소들과 음식들의 나열로, 추상적인 그림으로 바뀌거나 뒤섞여 있다. 날짜만 쓰여 있는 텅 빈 지면도 자주 발견하곤 한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고, 누구를 만났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생략돼 있지만 그 어느 날보다 중요한 날이었다는 ...
입력:2018-06-10 16:10:02
[뉴스룸에서-남혁상] 김정은의 올 가을 행선지는
12일 아침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지어진 유서 깊은 이 호텔의 최고급 객실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한 얼굴로 만나 힘차게 악수를 나눈다.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악수하는 두 사람의 오른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감색 양복 차림의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지도자와 인민복을 입은 은둔의 독재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처럼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세기의 담판을 이렇게 시작한다. 두 사람은 호텔 뒤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나란...
입력:2018-06-10 16:10:02
[한반도포커스-서승원] 일본외교의 부활을 기대한다
4·27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에 이어 역사에 획을 그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한을 둘러싼 급격하고도 유례 없는 상황은 블랙홀처럼 동북아 국제관계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이 그간의 대립과 반목을 넘어 새로운 평화와 화합의 장을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만 이 흐름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까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원치 않은 각을 세워야 했다. 그 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일본과 격렬한 외교전도 치렀다. 북·미 관계가 원만하게 타결되면 이후 북·일 관계 정상화가 현...
입력:2018-06-10 16:05:04
[삶의 향기-신상목] 트럼프, 고레스가 될 수 있을까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2층 52번 방은 고대 이란 전시관이다. 전시실 6호 진열장엔 유독 관람객들이 몰린다. 가로 23㎝, 세로 10㎝ 크기의 원통 모양의 진흙 토기 때문이다. ‘키루스의 서판’으로 소개되는 이 토기는 일명 ‘고레스의 실린더’로 불린다. 실린더에는 BC 539년 바벨론을 정복했던 페르시아 왕 고레스(키루스 2세)의 기록이 새겨져 있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토기에는 바벨론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의 사악함과 의롭지 못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고레스 왕이 어떻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킬 수 있었는지 ...
입력:2018-06-08 16:05:03
[창-박지훈] 지단이 될 수 없다면
테니스 스타인 로저 페더러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선수가 있나요?” 페더러는 잠시 고민하다가 3명을 꼽았다. 농구 선수인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었다. “아주 느긋하게 뛰는 선수가 있어요. 지단 같은 선수가 그랬죠. 아주 열심히 뛰지만 힘들게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어요.” 지단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답변이었다. 지단은 그라운드를 유유자적 누비면서 예술적인 패스를 선보이곤 했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볼을 ...
입력:2018-06-08 16:05:03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휠체어 생활자들의 나들이
지난주 재활병원에서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다. 오십 대부터 이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이다. 모임 장소는 참석자들 중 한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이었다. 여러 대의 휠체어가 들어갈 만한 장소를 찾기 힘드니 차라리 속 편하게 밖에서 보자는 그이의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 우리는 따가운 봄 햇살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오래 수다를 떨었다. 그날 모인 사람들은 모두 갑자기 닥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중도장애인이었다. 아직은 건강했던 몸에 대한 기억이 훨씬 더 많은 이들이다. 그래서인지 다들 불쑥불쑥 과거의 한때...
입력:2018-06-07 16:05:03
[한마당-신종수] 상고법원이 뭐길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도입하려고 했던 상고법원이 도대체 뭐길래 요즘 이런 난리가 났느냐는 얘기가 많다. 상고법원은 대법원이 맡고 있는 상고심(3심) 사건 중 단순한 사건만 맡기 위해 새로 도입하려는 법원을 말한다. 일반 사건은 대법관이 아닌 일반 법관들로 구성된 상고법원이,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한 사건은 대법원이 맡는다. 선진국 등 해외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제도지만 양 전 대법원장뿐 아니라 김명수 현 대법원장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도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재판거래 의혹과 사법파동...
입력:2018-06-07 16:05:04
[데스크시각-송세영] 훈육,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SBS가 2006년 11월부터 10년간 방영했는데 시청률이 아주 높진 않았지만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겐 반향이 컸다. 주인공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통제 불능의 작은 폭군들이었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고래고래 악을 쓰거나 화가 나면 손에 잡히는 것을 다 던져버리는 아이, 어른을 발로 차고 주먹질까지 하는 아이들 앞에서 부모는 쩔쩔맸다. 아이를 강압적으로 억누르거나 폭력적으로 대하는 부모들도 있었지만 상태는 나빠지기만 했다. 절망적인 상황에 제시된 전문가의 상담과 솔루션은 놀라...
입력:2018-06-06 16:10:02
[한마당-이명희] 이름값
큰아버지가 지어주셨다는 내 이름은 종종 신문 지면에 오르내린다. 네이버 검색창에 이름 석 자를 넣으면 인물정보에 등록된 유명인만 19명이다. 배구선수 국악인 아나운서 검사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이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2000년대 초반 삼성그룹을 출입하던 시절에는 이름 덕을 봤다. CEO나 임원들은 ‘이건희 회장님 여동생’이라며 수십 명 기자 중 이름을 잊지 않고 기억해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종사촌인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 부인 이름도 내 이름과 같다. 덕분에 2000년대 초 최 회장이 주최한 송년 기자간담회...
입력:2018-06-06 16:05:04
[한마당-김혜림] BTS의 도전정신
지구촌 축제 월드컵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월드컵 개최지인 러시아에 간 적이 있다.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취재하기 위한 출장이었다. 전 세계 다국적기업이 밀집해 있는 뉴 알바트 거리에 우뚝 선 롯데호텔의 위용은 대단했다. 러시아의 록 영웅 한국계 빅토르 최를 기리는 아르바트 거리는 멋졌다. 상트 바실리 대성당은 동화 속 삽화처럼 아름다웠다. 죽어서도 붉은광장을 지배하는 혁명가 레닌의 모습은 섬뜩했다. 그러나 가장 또렷이 남아있는 장면은 따로 있다. 모스크바 강가에 있던,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리의 수다를 멈추게 한 ...
입력:2018-06-05 16:05:04
[이흥우 칼럼] 꼭 통일이 아니어도
시대가 변하면서 자기 희생을 감수하는 통일에 대한 거부감 많아져 비핵화로 입구에 들어선 북한의 정상국가화는 개방으로 완성돼 1972년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을 때 곧 통일이 될 것처럼 전국이 들끓었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각급 회담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남과 북의 이산가족이 평양으로 올라가고, 서울로 내려오는 감동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통일 열풍이 또 한 차례 세차게 불었다. 남북 사이에 훈풍이 분다. 남북 정상이 한 달 새 두 번이나 얼굴을 맞대는 사상 초유의 경험도 했다. 뒤이어 고위급 회담, 군사회담, 적십자회...
입력:2018-06-05 16:05:04
[돋을새김-고세욱] 3전 3패보다 두려운 것
“3전 3패 되지 않겠어요?” 한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예상 성적을 논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비참한 전망만큼이나 축구인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좀처럼 뜨지 않는 월드컵 열기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의 개막이 10일도 안 남았음에도 관심도는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대표팀 평가전 정도를 빼면 스포츠 뉴스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는 종목은 단연 야구다. 북·미 정상회담(12일), 지방선거(13일)라는 정치·외교 빅이슈에 묻힌 감이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항상 월드컵 시즌과 시기가 겹쳤기에 정치 이벤트가 월드컵 인기의 발목을 ...
입력:2018-06-04 16:10:02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소리의 천국
1980년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놀이가 있었다. 바로 콜라병 따는 소리였다. 제법 잘 흉내 내는 아이들이 있었고, 심지어 콜라 거품 소리와 컵에 콜라는 따르는 소리를 만들 줄 아는 아이도 있었다. 당시 TV 광고의 콜라병 따는 소리를 사람이 만들었고, 그 사람이 콜라 회사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돌았다. 후에 그 사람이 김벌래라는 음향감독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치약 광고의 뽀드득 소리, 만화 ‘로봇 태권V’에 나오는 우주선 소리, 88올림픽 때 굴렁쇠 소년의 배경음으로 사용한 시그널 등 많은 소리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에 ...
입력:2018-06-03 16:05:02
[한반도포커스-강준영] 북·미 정상회담과 중국
한반도 평화의 운명을 가늠할 북·미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개최 여부를 두고 반전을 거듭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 성사를 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더불어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트럼프에게 전달한 친서에는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 천명과 함께 회담 성사를 희망하는 북한의 입장이 포함됐을 것이다. 올 초부터 북·미 간 중재에 애썼던 한국 정부도 일단 한숨을 돌렸다. ...
입력:2018-06-03 16:05:03
[삶의 향기-박재찬] 당신의 사명은 무엇입니까
사명은 소명(또는 부르심)이라는 단어와 함께 놓일 때 이해하기 쉽다. 소명은 왕이나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어떤 사명으로의 부름을 뜻한다. 사명은 소명을 받은 자가 감당해야 할 의무나 책임, 즉 소명 받은 자의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보면 하나님 자녀로 부름 받은 이들은 누구나 소명을 받았다. 그들에겐 저마다 사명이 맡겨져 있다. “여러분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말은 소명과 사명의 또 다른 설명이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
입력:2018-06-01 16:10:02
[한마당-김영석] 북한판 신사유람단
1881년 고종은 30, 40대 관리로 구성된 시찰단을 일본에 파견키로 했다. 일본의 근대 문물을 배우자는 취지였다. 개화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시기였기에 시찰단 파견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38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을 5개 반으로 나눴다. 부산으로 내려갈 땐 암행어사 자격으로 움직였다. 그해 4월 10일 부산을 출발한 시찰단은 같은 달 28일 도쿄에 도착했다. 시찰단은 공무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머물지 않고 민가에서 생활했다. 조사 대상은 일본 정부 부처와 육군, 세관, 포병공장, 산업시설 등이었다. 약 2개월반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돌아와 보고서를 ...
입력:2018-06-01 16:10:02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모두가 행복한 극장
극장에 가는 걸 좋아했다. 기대 가득한 웅성거림과 조도 낮은 조명, 달큼하고 고소한 팝콘 냄새 같은 것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 공간은 평범한 일상도 조금쯤은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관객이 가득 찬 상영관에서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고 놀라며 영화를 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었다. 텅 빈 상영관에서 혼자 스크린을 바라볼 때면 한없이 쓸쓸해졌지만 그 또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즐거운 공간은 내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 순간부터 더할 수 없이 불편한 곳이 되어 버렸다. 상영관의 좌석은 대개 중간부터 차기 시작한다. 매진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맨 앞의 서너 ...
입력:2018-05-31 1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