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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미역국과 낙지전골이 빚은 이야기
음식과 요리. 숱한 사연과 온갖 비밀을 품고 있는 말. 부엌에서 무언가 구워지고 데워지는 냄새에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것처럼 음식과 요리 이야기에는 반사적으로 궁금증이 일어난다. 흔한 소재인데도 언제나 끌린다. 7명의 젊은 소설가들이 써낸 7편의 이야기 ‘파인다이닝’도 음식과 요리라는 주제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왜 하필 요리 이야기일까. 소설집을 기획한 소설가 윤이형은 이렇게 적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요리라는 행위는 ‘계속 살아가겠다’라는 나 자신과의 약속일 때가 많다. (중략)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를 위해 ...
입력:2018-04-05 16:10:02
[지구촌 베스트셀러] 로젠 레이크의 ‘중국의 남은 여자들’
중국에서도 여성들이 직장과 성공, 자아실현을 이유로 결혼을 미루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25세가 넘은 미혼 여성을 중국에서는 ‘성뉘(剩女)’라고 한다. ‘남은 여자’ 또는 ‘독신 여성’ 정도로 해석된다. 중국 여성들은 왜 결혼을 기피할까. 로젠 레이크는 베이징의 한 방송국에서 5년간 일하며 접한 사례들을 모아 ‘중국의 남은 여자들(Leftover in China)’이란 책을 펴냈다. 레이크는 책에서 미혼 여성들 문제가 “최고의 교육과 직장을 향한 치열한 경쟁 탓”이라고 했다. 책에 소개된 장메이(28)는 베이징...
입력:2018-04-05 16:10:02
[책과 길] “북한은 절대로 붕괴하지 않는다”
대북 문제 전문가 박한식을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인터뷰했다. 북한의 실체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는 신간이다.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 무엇인지도 들려준다. 일단 이 책의 인터뷰이인 박한식이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1939년생으로 여든을 바라보는 재미학자다. 미국 조지아대에서 30년 넘게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세계 유수의 매체들은 지금도 북한 이슈가 불거질 때면 그에게 자문을 구한다. 박한식은 북한을 50회 넘게 방문했고,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의 방북을 중재하기도 했다. 박한식은 이 책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고 친절한 말투로 ...
입력:2018-04-05 16:05:04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신대륙 발견의 또 다른 보물, 고추
붉은 고추 한국인의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다. 김장을 담그고 이를 나누어 먹던 풍습은 우리 고유의 나눔 문화였다. 이러한 우리의 김장문화가 2013년 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1492년 후추를 찾아 떠난 콜럼버스는 신대륙에 도착했지만 후추는 찾지 못했다. 대신 고추를 발견했다. 이후 전 유럽으로 전해진 고추는 16세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아시아로 퍼졌다. 그런데 고추는 후추(pepper)와 종 자체가 전혀 다른데, 왜 레드페퍼(red pepper)란 이름이 붙여졌을까? 콜럼버스는 고추가 후추와는 많이 달랐지만 후추를 대체할 ...
입력:2018-04-05 16:05:04
[책과 길]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 이게 시 쓰는 기쁨의 전부”
문정희는 “여성 시인으로서 시대와 역사와 사회에 대한 투시력을 기르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는 시를 쓸 수 없다”고 했다. 그가 4년 만에 낸 시집 ‘작가의 사랑’에는 시대정신과 싱싱한 생명력이 시종 흐른다. 사진작가 이재훈이 찍은 사진이다. 민음사 제공 문정희(71) 시인은 50년 넘게 시인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의 시에서 시인의 나이를 가늠할 수는 없다. 문정희의 시는 언제나 생명력이 넘친다. 젊음이 시 속에 팔딱팔딱 살아있다. 최근 출간한 그의 14번째 시집 ‘작가의 사랑’에서도 그렇다. 50년...
입력:2018-04-05 16:05:04
[별별 과학] 톈궁1호와 대기권 재진입
톈궁1호. 우주환경감시기관 홈페이지 지난 2일 중국 우주정거장인 톈궁1호가 수명을 다하고 추락했다. 무게만도 8.5t이어서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까 전 세계의 걱정거리였는데 다행히 칠레부근 태평양에 떨어졌다. 톈궁1호는 2011년 9월 고도 350㎞ 궤도에 쏘아 올려졌다. 그 궤도에서 안정적인 원운동을 하려면 궤도 진입속도가 초속 7.7㎞ 정도 돼야 한다. 중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맞추는 속도다. 그런데 지상 350㎞ 상공은 전리층 영역으로 태양풍이 불어와 오로라가 생성되기도 한다. 희박하지만 공기가 존재해서 인공위성은 공기 마찰에 의해 속도를 조금...
입력:2018-04-04 16:05:03
[명의에게 묻다] “심부전, 年 4.5%씩 증가… 65세 이상 입원 원인 1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오병희 박사(뒤)가 심혈관조영 검사를 마친 한 고혈압 환자의 영상을 보며 심부전 예방을 위해 어떤 조처가 필요한지 점검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과 심근경색보다 생존율이 낮은 치명적인 병이 있다. 입원 중 사망률이 5.2%에 이르고 평균 재원일수는 8일로 조사돼 있다. 환자 본인 부담 병원비는 폐암보다 비싸다. 폐암의 1일 건강보험급여 진료비는 24만8000원인 반면 이 병의 1일 보험급여액은 무려 42만5000원이다. 폐암보다 병원비가 약 1.7배 많이 드는 셈이다. 고령화 사회의 심장 저격수 또는 ...
입력:2018-04-02 16:05:04
[나만의 건강 노하우-유관재 목사] “목침 스트레칭·구르기로 건강 되찾았어요”
유관재 고양 성광교회 목사가 2일 목침 교정운동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유관재 목사가 엉치뼈 목침 대기(위쪽)와 구르기를 하며 요추와 흉추 경추를 자극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을 지낸 유관재(59) 고양 성광교회 목사는 2008년 갑자기 어지럼증과 만성피로 위장장애 저혈압 비염으로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건강보조식품도 소용이 없었다. ‘이제 목회에 한계가 왔구나’라며 낙담하고 있을 때 노완우 창원 기쁨의교회 목사를 만났다. 노 ...
입력:2018-04-02 11:05:01
[노승림의 인사이드 아웃] 윤이상의 ‘귀향’… 한국사회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
  작곡가 윤이상의 추모식이 지난 30일 경남 통영 통영국제음악당에 마련된 고인의 묘역에서 유가족과 예술인들, 통영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고 있다. 뉴시스 16회 통영국제음악제 테마는 ‘귀향’ 개막일에 윤이상 추모식 열려 유족 “집 앞에 달걀 던지지 말기를” 보수단체는 추모식장 근처에서 확성기로 노래 ‘옹헤야’ 내보내 우리 사회 아픔, 여전히 진행형… 거장 죽음 보듬을 시민의식 필요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통영국제음악제의 테마는 ‘귀향’이다. 2002년 시작된 이 음악제는 해마...
입력:2018-04-01 16:05:03
美비자 신청 때 ‘5년간 SNS 계정’ 반드시 제출해야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입국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앞으로 미국에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SNS 계정 등 소셜미디어 활동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비자 신청자에게 과거 5년간 사용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계정 정보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ABC뉴스 등 미 언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및 입국심사 강화 방침에 따라 마련된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입국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SNS 계정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국외 여행 기록을 기재해야 한다. 이는...
입력:2018-04-01 16:05:04
핵전쟁 때 美 사령탑 특수 항공기 ‘둠즈데이’ CNN 시승기 공개
북한이나 러시아가 미국의 핵무기를 통제하는 미 전략사령부에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어떻게 될까. CNN방송은 유사시 전략사령관을 대피시키도록 특수설계된 항공기 ‘둠즈데이’(Doomsday·최후의 날·사진) 시승기를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미 전략사령부로 북한이나 러시아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전략사령관은 실시간으로 대피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지하기지에서 둠즈데이가 있는 지상 활주로까지 한 번에 다다르는 통로가 열려 순식간에 대피가 가능하다. 둠즈데이 내부에는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공중에서 전 세계...
입력:2018-04-01 05:50:01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체면도 부끄럼도 없는 자 ‘파렴치한’
도움은 못 줄망정 장애를 가진 사람을 노예처럼 부려먹고도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는 자들, 형편이 어려운 노인같이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을 등쳐먹는 자들…. 사람이라면 지녀야 할 염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것들이라 하겠습니다. 이들에게 달아줄 이름표가 있지요. ‘파렴치한(破廉恥漢)’. 인간 이하의 이런 뻔뻔한 자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파렴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염치’를 파기(破棄)했다는, 즉 깨 버렸다는 뜻입니다. 떳떳한 도리인 체면을 지키고 양심에 꺼리는 마음을 갖지 않기로 작정했거...
입력:2018-03-30 16:10:02
美 법원 “커피컵에 발암 경고문 붙여라”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회사들이 발암물질 경고문을 커피컵 등 관련 제품에 표시해야 한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이 캘리포니아주 독성물질 교육조사위원회(CERT)가 스타벅스를 포함해 90개 커피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커피 회사들은 발암 경고 라벨을 붙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등법원은 “커피 회사들은 생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적 화합물 아크릴아미드의 위협이 미미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입력:2018-03-30 16:05:03
[미술산책] 매화, 찬란한 이 봄
정직성 ‘201728-梅’, 캔버스에 오일과 아크릴릭. 194x259cm. 조현화랑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굵은 붓으로 툭툭 점을 찍듯 그려낸 꽃잎들이 섬광처럼 빛난다. 길고 혹독했던 추위를 딛고 터뜨린 뽀얀 꽃망울에서 봄의 새 기운이 가득하다. 옛 선비들이 즐겨 그렸던 매화도와는 궤를 달리하는 ‘새로운 버전의 매화도’를 선보인 작가는 정직성(42)이다. 정직성은 새벽녘 만난 매화꽃무리를 격렬한 필치로 그려냈다. 차가운 새벽공기 속에서 당당하게 자태를 뽐내는 매화의 에너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
입력:2018-03-30 11:05: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대항해와 대구
얼음에 저장된 대구 스페인 동북부 바스크 지역에서는 고대로부터 햇볕에 말린 마른대구와 소금에 절인 절임대구가 개발됐다. 대서양 대구는 보통 1m가 넘는 대형 고기로 특히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 불린다. 이후 대구가 포르투갈과 북해로 퍼져나가 유명한 바칼라우(Bacalhau·대구) 요리가 탄생했다. 바스크족들은 대구를 잡기 위해 콜럼버스 이전에 이미 신대륙의 포틀랜드까지 진출해 대구를 잡았다는 설이 있다. 그들은 염장 대구를 만들기 위해 해안에서 천일염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했다. 바스크족이 염장 대구를 유통시킴으로써 유럽 내륙에 사는 사...
입력:2018-03-29 16:05:02
[지구촌 베스트셀러] 마이클 이시코프·데이비드 콘 ‘러시안 룰렛’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다룬 또 하나의 책이 발간됐다. 화제작 ‘화염과 분노’만큼 충격적인 증언이나 새로운 사실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러시아 스캔들을 다룬 책 중 가장 깊이 있고 생생한 묘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평가에 걸맞게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논픽션 부문 1위에 올랐다. 중견 언론인 2명이 함께 쓴 ‘러시안 룰렛’은 트럼프 대통령을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다. 미국 정치에 개입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농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놀아났다는 게 저자들...
입력:2018-03-29 16:10:02
[책과 길] 책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엿보다
‘출판하는 마음’을 통해 책을 만드는 일의 고충과 보람을 전한 출판인 10명.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 방향으로 번역가 홍한별, 서점 주인 정지혜, 편집자 이환희, 출판사 대표 이정규, 디자이너 이경란, 편집자 김민정, 작가 김경희, 마케터 문창운, 온라인서점 MD 박태근, 제작팀장 박흥기. 신재환 사진작가 제공 동사 ‘짓다’의 쓰임새를 떠올려본다. ‘집을 짓다’ ‘농사를 짓다’ ‘밥을 짓다’ ‘약을 짓다’…. 생각해보면 이 동사의 속뜻은 무언가를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닿아있는 듯하...
입력:2018-03-29 16:05:03
[별별 과학] 핵융합과 인공태양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와 내부 모습 지구 모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막대한 태양 에너지 덕분이다. 20세기 양자역학의 해석으로 그 에너지원은 수소 핵융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태양의 핵융합은 46억년 전부터 시작됐고 50억년 정도 더 지속된다고 하니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이다. 지구에서도 인공태양을 만들어 영구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2007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 컨소시엄(ITER)이 30년 연구기간을 목표로 구성됐고, 우리 국가핵융합연구소도 K-STA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핵융합은 핵분열과는 반대 개념이다. 핵분열은 우라...
입력:2018-03-28 16:05:03
[명의에게 묻다] “위식도역류질환, 약만 잘 써도 완치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 교수(오른쪽)가 수시로 쓴물이 목으로 넘어오고 가슴 부위가 타는 듯이 아파서 힘들다고 호소하는 한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식도점막 상태를 내시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47) 교수는 식도 및 위장질환 전문가다. 특히 위식도역류질환과 헬리코박터파일로리(HP)균에 의한 위장병 진단 및 치료 경험이 풍부하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속 쓰림 등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발병 환자 수가 연평균 15.3%씩 증가하고 있다. 재발하기 쉽고 약을 먹으...
입력:2018-03-26 16:05:04
제네시스, 뉴욕모터쇼서 전기차 콘셉트카 첫선
제네시스는 29일 뉴욕모터쇼에서 새로운 전기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사진은 지난해 뉴욕모터쇼에서 공개된 수소연료전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콘셉트카. 제네시스 제공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현대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29일 뉴욕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25일 제네시스에 따르면 뉴욕모터쇼에서 선보이는 전기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그란 투리스모(GT) 콘셉트카다. 전기차 기반 GT 콘셉트카는 역동성과 차체 비율을 강조한 제네시스 특유의 ‘동적인 우아함’을 담은 ...
입력:2018-03-25 20:08:47
[신현림의 내 곁에 산책] 고난을 뚫고 가는 빨간 사과
신현림 시인·사진작가   Apple, Flying-Apple’s Travel.2...Itzhakdo Korea@Shin HyunRim.Inkjet print.2016. 7년 전인가 스페인을 여행하며 곳곳에 말을 탄 돈키호테 동상을 보며 참 많구나, 생각했다. 나도 저리 많은 나를 가지면 좋겠구나 싶었다. 할 일이 많다 보니 하나의 나는 살림을 하고, 또 하나는 작업을 하고, 또 하나의 나는 아무 걱정없이 뒹굴뒹굴 놀면 좋겠다. 하지만 아무 걱정없이 노는 인생이란 있을 수가 없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은 늘 염려와 고난 속에 살 수밖에 없다. 아니면 돈키호테처럼 무모할지라도 ...
입력:2018-03-25 20:08:48
[미술산책]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나혜석
조덕현 ‘프렐류드’(전주곡). 캔버스, 장지에 연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이 그림은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9폭으로 이뤄진 작품 중앙에 한 여성의 시신이 보인다. 흰 광목으로 사체를 덮었지만 맨발이 삐죽 드러나 있다. 신발도 못 신은 채 처참한 최후를 맞은 이는 나혜석(1896∼1948)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인, 여성운동가로 시대를 풍미했던 나혜석의 생애를 흑백의 서사극처럼 그려낸 작가는 조덕현(61·이화여대 교수)이다. 조덕현은 한국 근현대사 속 ‘신여성’의 상징이었던 나혜석의 비...
입력:2018-03-25 20:08:48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피로써 맺은, 희생도 따르는 혈맹
‘동맹(同盟)’. 요즘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말입니다. 동맹은 개인이나 단체, 국가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행동을 같이하기로 하는 약속입니다. ‘동맹휴업’처럼 쓰지요. 동맹은 또 나라 간에 일정한 조건 아래 서로 돕기로 약속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시적 결합의 성격을 갖지요. 중국 전국시대의 ‘합종연횡’이나 고구려의 남진을 막아보려던 신라와 백제의 ‘나제동맹’ 등 역사에 수없이 많지요. 盟은 희생(犧牲, 제물로 바쳐지는 짐승)의 피가 담긴 그릇(皿, 명)을 놓고 천지신명(明, 명)에게 ‘맹세’한다는 뜻의 글...
입력:2018-03-25 20:08:49
[책과 길] 함께하는 ‘상상’의 즐거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은 있었고 누구나 그림책을 적어도 한 권은 읽고 자랐다. 그림책이 그날 밤 꿈을 바꿔놓은 경험, 그림책으로 잔잔한 위로를 받아본 기억, 뜨끈한 방바닥에 엎드려 귤을 까먹으면서 그림책을 넘겨본 추억,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가며 그림책을 읽어주던 엄마 아빠의 얼굴…. 그림책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라면 선뜻 손이 갈만한 에세이다. 그림책만으로 어떻게 얼마나 충분한지, 내 마음과도 같은지 확인하고 싶게 한다. 책은 첫머리에 ‘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소설가 얀 마텔의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의 한국...
입력:2018-03-22 16:10:02
[지구촌 베스트셀러] 요슈카 피셔 ‘서구의 쇠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민족주의적·권위주의적·외국인 혐오적인 유럽 정당과 정치인들의 부상. 최근 몇 년간 국제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드라마틱한 사건들이다. 독일 전 외무장관 요슈카 피셔는 신작 ‘서구의 쇠퇴’(Der Abstieg des Westens)에서 지정학적 위상 변화, ‘서구 우세’의 종언, 세계 권력으로 부상하는 중국 등 드라마틱한 변동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12년 전 정치 인생을 마감한 피셔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은 개혁이냐, 자포자기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서구의 ...
입력:2018-03-22 1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