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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뉴욕과 바꾼 육두구 산지
육두구 17세기 금값의 후추보다 더 비싼 향신료가 있었다. 바로 육두구(Nutmeg)다. 인도네시아 반다제도가 원산지로 ‘사향 냄새 나는 호두’라는 뜻이다. 후추 가격의 10배였다. 따라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육두구 산지인 반다제도를 장악하는 데 사활을 걸고 1621년 10여척의 전함을 이끌고 쳐들어갔다. 여기에 일본인 용병 사무라이들까지 있었다. 그들은 영국군을 물리치고 원주민 대부분을 죽였다. 네덜란드는 이러한 야만적 침탈로 육두구를 독점 매매했다. 이렇게 향신료에는 피의 역사가 함께했다. 육두구는 씨앗을 갈아 만든 향신료다. 후추...
입력:2018-02-08 04:40:01
옻 발자국 따라가니 천하일품 황홀경이…
동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등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땅도 적시며 지나간다. 미탄면 마하리 백운산 자락의 칠족령 전망대에 서면 사행천으로 흐르는 동강이 빚은 태극 물돌이와 깎아지른 절벽이 어우러진 장엄한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협곡을 가로지르는 하늘벽 유리다리를 긴장하며 건너는 여행객   천연기념물 260호인 백룡동굴 내부 모습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회 개·폐회식 등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에 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산악지대의 한자리를 꿰차...
입력:2018-02-07 16:05:01
법원 "동성커플 위한 웨딩케익 거부는 표현의 자유"
유사 사건 연방대법 판결 앞두고 주 법원, 제과점 주인 손 들어줘   웨딩케익 사건의 동성커플 지지 시위자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커플을 위한 웨딩케익을 만들지 못하겠다고 한 제과점 주인의 결정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주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연방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른바 '동성 커플 웨딩케익' 사건의 전초전 격으로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7일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컨카운티 법원의 데이비드 램프 판사는 전날 판결에서 “동성 커플을 위해 웨딩케익을 만들라고 강요하는 것은 제과점 주인의 표현의 ...
입력:2018-02-07 18:03:00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불이야 불이야…” ‘부랴부랴’
“불났어요, 불이야….” 내가 많이 자라서 처음 학교에 들어갈 무렵, 친구 명숙이의 동생 철식이는 사발밥을 비울 만큼 커서까지 엄마 젖을 빨아먹었는데, 그날도 부엌에 들어와 젖 달라며 울고불고 난리였다 합니다. 놈에게 잠깐 젖을 물리느라 엄마가 깜빡하는 바람에 아궁이 불이 나뭇간으로 옮겨 붙어 집이 홀랑 타버렸지요. 철식이는 그 난리가 저 때문에 났는데도 젖이 아쉬웠는지 연신 입맛을 다셨었는데…. 아궁이에 불을 때서 살던 시절에는 동네에 불이 종종 났지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이웃들은 십시일반 정을 모아 사정 딱한 그들...
입력:2018-02-02 16:05:01
[지구촌 베스트셀러] 주원취안의 ‘도서전쟁론’
현재 전 세계에서 410개 정도의 섬(반도, 암초)에서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85개 국가와 지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2차대전 이후 수십년 동안 해상 국지전과 무력충돌이 200여 차례나 발생했다. 지중해와 인도양, 남중국해, 동중국해, 북방 쿠릴열도 등 세계 곳곳의 해양에선 영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과 모리셔스의 차고스제도를 둘러싼 영토분쟁, 영국과 스페인의 지브롤터 반환 논쟁도 진행 중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다퉜던 무인도 ‘뉴무어섬’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졌다. 지구의 극단인 북극도 각...
입력:2018-02-01 09:45: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후춧가루
통후추 15세기 말 후춧가루는 같은 무게의 금가루와 가격이 같았다. 생산지 가격의 100배였다. 이슬람이 실크로드를 점령해 후추의 육로 수입이 막히자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그러자 바닷길로 후춧가루를 수입하기 위해 포르투갈이 바닷길 탐험에 나섰다. 콜럼버스는 마르코 폴로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책을 읽고 지구가 둥글다는 믿음을 갖게 되어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인도에 도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콜럼버스는 후춧가루를 찾아 1492년 포르투갈과는 반대 방향으로 떠나 신대륙을 발견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시작될 만큼 신대륙 발견은 세계...
입력:2018-02-01 05:50:01
‘알면 쓸데 많은 곳’으로 떠나볼까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로비에 설치된 몸길이 10.5m짜리 아크로칸토사우루스 화석과 16m에 이르는 향유고래 모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백악기 전기(1억 1500만∼1억 500만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고, 향유고래는 지금도 전 세계 바다를 누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내부(사진 위)와 강릉 강문해변 인근 커피커퍼 커피박물관 내부.   백제군사박물관에 전시된 군사 모형(사진 위)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풍경.   우제길미술관 창가에서 본 무등산 자락(사진 위)과 경북 ...
입력:2018-01-31 09:10:01
[신현림의 내 곁에 산책] 웃는 당신은 미인입니다
시인, 사진작가   Shin HyunRim.Inkjet print. 커다란 유리창, 밖이 비치는 얇은 커튼. 눈을 들어 바라보니 오후 2시의 겨울 햇살이 참으로 투명했어요. 저리 투명한 빛을 온종일 받고 쉬면 몸이 더없이 건강할 것 같았죠. 삶의 태도도 저 빛처럼 투명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저마다 가면을 쓰거나 쓸 수밖에 없는 생을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는 솔직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매번 방어적으로 살아가게 돼 있어요. 너무나 외로우면 솔직하기 힘들고, 쉽게 상처를 받지요. 가령 문자에 답이 없어도 목에 가시가 박히는 아픔을 ...
입력:2018-01-26 05:05:01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먼지는 작은 티끌… 티끌은 티·먼지의 총칭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요즘 절감합니다. ‘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티끌입니다. 세종 때 간행된 한글책 ‘석보상절’에 먼지가 보입니다. ‘몬재’의 모습으로. ‘몬’은 뜻이 분명치 않지만 ‘재’는 불에 타고 남는 가루인 재로 보입니다. 지금도 먼지를 ‘몬지’라고 하는 분들이 있지요. 몬재가 발음이 쉬운 몬지로 변해 쓰이다 먼지가 된 게 아닌가 합니다. 티끌은 티와 먼지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티는 먼지보다 조금 큰 가루로 작은 부스러기이지요. 티끌을 ...
입력:2018-01-26 16:05:01
[지구촌 베스트셀러] 다니엘 H. 핑크의 ‘When’
‘완벽한 타이밍의 과학적 비밀’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같은 일이라도 언제 하는 것이 나은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행동과학, 시간생물학, 사회심리학, 고고학 등의 지식과 연구결과를 동원한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저자는 동기부여와 업무 관리 분야에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갖고 있다. 사람은 몸속에서 작동하는 생물학적 시계가 있어서 하루 중 시기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대개 아침에는 긍정적인 기분이 일어나고, 오전까지 상승곡선을 탄다. 오후 들면 감정의 곡선이 하락하다가 ...
입력:2018-01-25 16:05: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중상주의 꽃피운 청어
청어로 만든 샌드위치 청어가 경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발트해에서 잡히던 청어가 15세기 초 해류가 변하면서 네덜란드 앞 북해로 몰려들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너도 나도 청어 잡이에 나서 인구 3분의 1이 청어 잡이에 종사해 전 국민의 밥줄이나 다름없었다. 한 어부가 작은 칼을 개발해 생선을 배에서 손질을 끝내 소금통에 보관하는 선상염장법을 개발한 덕분에 보관기간도 1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당시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 절임청어는 인기가 높았다. 1년에 140일이 넘는 기독교 육류 금식기간에도 생선은 먹을 수 있어 유럽 전역에 불티나게 팔려나갔...
입력:2018-01-25 04:55:01
[특파원 코너-전석운] 북·미대화 병행돼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올림픽의 가장 큰 의미는 뭐니 뭐니 해도 북한의 참가로 조성된 모처럼 만의 남북 대화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나란히 입장하고 단일팀이 출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에서 대규모 예술단과 응원단이 내려와 평창올림픽의 분위기를 띄우면 남북 화해 무드가 고조될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의 긴장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수 있다. 88 서울올림픽 직전 대한항공기 폭파와 2002 월드컵 때의 서해교전 도발을 떠올리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반전이다. 더구나 미국이 ...
입력:2018-01-24 05:40:01
국민일보 광고 문의 : fish153@kukminusa.com
"미주국민일보, 제2의 도약을 꿈꿉니다" 미주국민일보를 사랑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2018년 한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기독교 세계선교를 위하여 온라인 전문 뉴스미디어로 거듭난 미주국민일보가 2018년 새해부터 제2의 도약을 위해 애나하임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저희는 교통이 편리한 730 N. Euclid St. Suite 103, Anaheim, CA 92801(베데스다대학교 내)으로 사옥을 옮기고 독자와 취재원, 광고주 여러분을 만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렛으로도 만날 수 있는 '손안의 뉴스'로서 내실 ...
입력:2018-01-24 22:08:24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쓸데없거나 덧붙었다는 ‘군’
‘군살’. 군더더기 살입니다. ‘군살을 빼다’는 운동 등으로 찐 살을 빼는 것입니다. 꼭 있지 않아도 될 것을 덜어내는 것 또한 군살을 빼는 것이지요. ‘비대한 상부조직 축소로 기업의 군살을 빼야’처럼 씁니다. ‘군’은 몇몇 명사 앞에 붙어 ‘쓸데없는’의 뜻을 더하는 말입니다. 군것(질), 군기침, 군말, 군침, 군불 등이 있지요. 군말은 하지 않아도 좋을 쓸데없는 군더더기 말인데, 췌설(贅說)이라고 합니다. 贅는 혹으로, 필요 없는 것이 붙었다는 뜻이겠습니다. 물론 군더더기의 군도 그 군입니다. ...
입력:2018-01-19 16:10:01
[지구촌 베스트셀러] 우테 프레베르트의 ‘모욕의 정치: 권력과 무기력의 장’
2010년 아랍권 정치 격변의 발원지가 된 한 튀니지 청년의 죽음은 모욕에 대한 항거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미국 사법체계에서 이른바 ‘모욕주기 처벌(shame sanction·범법자의 명예에 타격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 사법적 처벌)’이 자주 거론된다. 공공장소에서 자기 과실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식의 처벌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국가 간의 모욕은 1·2차 대전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모욕의 정치: 권력과 무기력의 장’의 저자 우테 프레베르트는 개인에게 사회적 소외를 넘어 자살에까지 이르게 하는...
입력:2018-01-18 06:35: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칭기즈칸의 육포
육포 13세기에 칭기즈칸의 몽고군이 중국 대륙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 일대를 순식간에 정복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바로 신출귀몰한 기동력 덕분이었다. 몽고군 한 명이 서너 마리의 말을 끌고 다니며 갈아타 하루 200㎞를 달리기도 했다. 당시 유럽인들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속도였다. 러시아와 유럽은 전광석화와 같은 몽고군의 기습에 혼비백산했다. 칭기즈칸이 정복한 땅은 알렉산더대왕, 나폴레옹, 히틀러 세 정복자가 차지한 땅을 합친 것보다도 더 넓었다. 고대로부터 대규모 부대가 움직일 때는 그 뒤를 따라가며 식량과 보급품을 지원하...
입력:2018-01-18 04:35:01
[특파원 코너-노석철] 베이징과 서울의 공기
‘베이징 129, 서울 185’ 대기오염 측정 사이트(aqicn.org)에서 17일 오후 2시 기준 중국 베이징과 서울의 공기질지수(AQI)를 확인한 결과다. ‘스모그 지옥’으로 악명 높았던 베이징의 공기 오염도가 서울보다 훨씬 낮았다. 베이징의 대기는 지난해 말부터 눈에 띄게 호전됐다. 처음에는 ‘설마’ 했지만 겨울철 난방 기간에도 맑은 하늘을 유지하자 시민들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수요도 크게 줄었다. 물론 과거 베이징 공기가 극도로 나빴기 때문에 대기질 개선이 더 피부에 와닿을 수도 있다...
입력:2018-01-17 04:35:01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살짝 언 살얼음, 깡깡 언 매얼음
‘살얼음’. 얇게 살짝 언 얼음입니다. ‘살’은 온전하지 못함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지요. ‘살살’ ‘살짝’의 살에도 그런 뜻이 살짝 든 게 아닌가 합니다. 위 ‘살’과 뜻이 비슷한 접사로 ‘설’과 ‘데’가 있습니다. 설은 ‘잠이 설깨다’ ‘설익은 밥’처럼 쓰이는데 살과 설은 유전자가 같아 보입니다. ‘데’도 불완전·불충분하게의 뜻을 더하지요. 됨됨이가 제대로 못 된 ‘데되다’, 살짝 잠깐 삶는 ‘데삶다’ 등이 있습...
입력:2018-01-12 16:05:01
[지구촌 베스트셀러] 후쿠오카 신이치의 ‘동적 평형 다이어로그’
일본에서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 열풍이 뜨겁다. 그의 소설뿐 아니라 그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저작의 출판이 잇따르고 있다. 아주 짧은 에세이부터 대담집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 책 ‘동적 평형 다이어로그’는 그 많은 출판물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하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양식과 관련된 생각이나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외 일본사회 각 분야 유력 인사들의 통찰력 있는 세계관도 알아볼 수 있다.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는 전작 ‘동적 평형’에서 동적 평형이라는 관점에서 분자생물...
입력:2018-01-11 16:10:01
“온난화 악화”… 뉴욕市, 5대 정유사 상대 소송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거대 정유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이 환경을 오염시켜 기후변화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이유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며 이 문제를 외면하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입장 변화를 예고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뉴욕시가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브리티시페트롤늄(BP)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또 정유업계에 투자한 도시연금 투자금 약 50억 달러(5조3600억원)를 회수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이전에도 미국에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비슷한 소송이 있었...
입력:2018-01-11 06:20: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역사 속 피자
마르게리타 피자 필자가 밀라노 무역관 근무 때 정통 오리지널 피자를 먹기 위해 일부러 나폴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화덕에서 구워내는 나폴리 피자는 아주 얇고 평편한 게 특징이다. 기실 이러한 평편한 피자는 음식을 담아 먹는 용도로 탄생되었다. 기원전 10세기경 이탈리아 에트루리아인들은 청동접시를 쓸 형편이 안 되어 돌 위에 구운 평편한 빵을 접시 대용으로 썼다. 그들은 음식을 다 먹은 뒤 이 빵에 허브를 올려 올리브유에 찍어 먹었다. 그런데 이 접시 대용 빵을 지금의 피자로 발전시킨 사람들은 이후 나폴리 근처에 살았던 그리스인들이었다. 기원전 8...
입력:2018-01-11 04:40:01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식구도 되고 욕도 되는 ‘가히’ 개
“배추씨 심은 밭에 가이 못 들어가게 해라.” 어느 날, 읍내 장에 가시던 어머니의 신신당부가 있었으나 노는 데 정신이 팔려 그만 깜빡했던 것입니다. 이미 가이가 밭에서 뛰어다니고 있었고 밭은 그야말로 개판이 되고 만 거였지요. 눈물이 빠지도록 나는 혼나도 쌌던 것인데, 내용을 알 턱 없는 그 가이 꽁무니를 두어 번 걷어차 봤으나 분은 안 풀렸던 것입니다. 개를 ‘가이’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지요. 개는 원래 ‘가히’였는데 한글이 반포되고 40년 후쯤 발간된 ‘두시언해’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가히와 말은 진실로 ...
입력:2018-01-05 16:10:01
[지구촌 베스트셀러] 저우훙이의 ‘전복자’
중국 사이버보안 회사 ‘치후360’ 설립자인 저우훙이(48) 회장은 중학교 때까지 말썽꾸러기였다. 수업 중 친구들과 잡담하고 재미로 선생님의 캐리커처를 그리던 학생이었다. 저우는 1985년 처음 컴퓨터 수업을 받고는 컴퓨터에 푹 빠졌다. 당시 컴퓨터는 기술적으로 신기한 영역이었다. 미국 IBM사는 81년 처음 퍼스널 컴퓨터를 만들었다. 저우는 고교 시절 친구에게 자신의 꿈을 얘기하며 “나는 세상을 바꿀 기기를 개발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3년간 인터넷 회사에서 일하다 98년 중국 도메인 이름 서비스 업...
입력:2018-01-04 16:10:01
[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빈대떡의 유래
빈대떡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빈대떡 신사’라는 노래가 있다. 이렇듯 빈대떡은 서민음식이다. 옛날에도 그랬다. 빈대떡 유래에 대한 몇 가지 설이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이 빈자들의 떡, 곧 ‘빈자떡’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예부터 녹두는 빈농들이 심었던 작물이다. 메마른 땅에서 비료 없이도 잘 자라 산비탈이나 논밭 가장자리나 모퉁이를 이용해 키울 수 있고 무엇보다 다른 콩에 비해 생육기간이 짧아 빨리 먹을 수 있었다. 춘궁기 보릿고개를 무사히 넘...
입력:2018-01-04 05:20:01
[색과 삶] 빛나는 밤
한강 야경 호롱불 시대가 가고, 30촉 알전구가 우리 집 밤을 밝히는 사건이 일어난 해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해 이전까지는 신라시대 혹은 조선시대 생활이나 매한가지였다. 나무 기둥 위의 초가지붕과 기와지붕, 재래식 화장실, 안방과 쪽문으로 통하는 부엌과 같은 가옥 구조는 반만년 동안 별반 변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미국 전기회사 기술로 경복궁 건청궁을 밝힌 백열등이 우리나라 전깃불의 시초다. 그해는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지 8년 만인 1887년이고, 경상도 시골 우리 집에 오기까지는 대략 80년이 걸렸다. 인류의 삶을 바꾸...
입력:2017-12-28 06: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