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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바라보시는 이
요즘 TV를 보면 관찰예능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일상생활을 진행 패널들이 지켜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갈등, 사랑 같은 과정을 지켜보면서 손뼉 치며 웃기도 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합니다. 인생의 의미도 발견합니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상황도 어떤 부분은 연출된 것입니다. 즐겁게 웃다가도 카메라와 조명이 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의미로 인생을 바라보시는 눈길이 있습니다. 그분은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하십니다. 매사에 진중하셔서 사건과 상황, 관계 속에서 함부로 ...
입력:2020-06-26 05:40:01
[겨자씨] 거리 두기
사회 곳곳에서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교회도 좌석에 표시를 하고 친교실에 노란 선을 바닥에 표시해 안전거리를 유지합니다. 벽돌 쌓기는 벽돌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맞추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수평과 수직을 유지하도록 다림줄을 내리고 수시로 수평계를 사용해 맞춥니다. 눈대중으로 하는 것 같지만 멀리서 보면 그 간격이 일정합니다. 이제 적당한 거리 두기는 일상 속에 꼭 적용해야 할 덕목이 됐습니다.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너무 멀어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벽돌이 서로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 ...
입력:2020-06-01 11:15:01
[겨자씨] 돌담의 지혜
제주도는 돌과 바람이 많아 예부터 돌담을 활용했습니다. 돌담에는 집 짓기 위해 쌓은 축담과 집 울타리를 두르는 울담, 밭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쌓은 밭담이 있습니다. 바닷가엔 고기를 잡기 위해 쌓은 원담도 있습니다. 제주도 돌담에는 타 지방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돌과 돌 사이를 메우지 않아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돌담이 방풍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너무 강해 돌담에 구멍이 없으면 무너져 버립니다. 돌담의 구멍은 바람을 찢어 아무리 거센 바람이 와도 돌담이 무너지지 않게 합니다. 제주도 돌담에 담긴 지혜입니다. 바닷가 원담의 ...
입력:2020-05-21 11:10:01
[겨자씨]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나무가 모여 숲이 됩니다. 햇살이 모여 노을이 됩니다. 냇물이 모여 바다가 됩니다.… 작은 것이 모여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시인 양광모의 시 ‘꽃잎이 모여 꽃이 됩니다’ 중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모여 1년이 됩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책이 되고, 책이 모여 시대를 움직이는 사상과 담론을 이룹니다. 이렇듯 모든 시작은 작은 점(點)에서부터입니다. 점이 허접하면 점이 모인 선은 비뚤어지고, 선이 ...
입력:2020-05-20 11:05:01
[겨자씨] 어려운 숙제
한 나그네로부터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이야기를 들은 슐레밀이 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한나절 걷다 잠시 쉬려고 길가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슐레밀은 벗은 신을 걸어갈 쪽을 향해 놓아뒀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방앗간 주인이 장난을 치기 위해 신을 거꾸로 돌려놓았습니다. 잠에서 깬 슐레밀은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걸을수록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 어떤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동네 모습을 본 슐레밀은 깜짝 놀랐습니다. 살던 동네와 똑같았기 때문이죠. 마을 장로들의 결정대로 슐레밀은...
입력:2020-05-19 11:10:01
[겨자씨] 이태원 프리덤
노래는 ‘심심할 때, 따분할 때 무엇을 하냐’고 물어보면서 시작합니다. 그러면 ‘강남, 홍대, 신촌 대신에 이태원의 찬란한 불빛 아래에서 춤추며 노래하자’고 외칩니다. 유행가 ‘이태원 프리덤’입니다. 요즘같은 시국에선 이 노래가 금지곡처럼 보입니다. 춤과 노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처럼 전 국민의 건강과 보건문제가 걸린 긴박한 상황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합니다.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이태원과 종로의 밀폐된 공간에서 놀았던 이들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입력:2020-05-18 11:10:01
[겨자씨] 습관과 마음의 거리
제주도 북쪽 제주시와 남쪽 서귀포시의 도심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50㎞ 정도 거리입니다. 자동차로는 1시간 정도 걸립니다. 8년 전 서귀포로 이사 왔을 때 제주시에 있는 공항이 가까워 보였습니다. 예배 시간에 서귀포시에서 제주공항이 가까워 감사하다는 설교를 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한 집사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목사님, 지금은 가깝게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1년만 살고 나면 멀게 느껴질 거예요.” 신기한 것은 그 집사님 말씀처럼 1년이 지나자 제주공항이 멀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서 부산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깝게 느껴...
입력:2020-05-17 11:05:01
[겨자씨] 나를 감싸안으며
가수 이적의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가사 중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 있으라 말했었잖아.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가사를 썼던 이적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마음을 노래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화려한 조명, 놀이기구를 타며 즐겁게 웃는 사람들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외롭게 우는 아이가 떠오르는 가사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나를 사랑해주던 어머니 아버지도 떠나가시고 내 품에서 나를 향...
입력:2020-05-15 04:00:01
[겨자씨] 보이지 않는 날개
요즘 도시 관광을 할 때 많이 찾는 곳이 벽화마을입니다. 인기 있는 벽화 중 하나가 날개 그림입니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 날개 펼친 천사 같은 모습이 연출됩니다. 줄지어 사진 찍는 이들의 표정을 보면 날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대부분 좋아하는 듯합니다. 제겐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 사람의 등에 날개가 펼쳐진 그림이 있습니다. 저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로 지인이 선물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날개를 달아주는 분이 계십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은 우리 삶과 새로운 시작에 늘 날개를 달아줍니다. 보이지 않는 이 날개는 믿음으로 우리를 날 수 ...
입력:2020-05-14 11:10:01
[겨자씨] 꼰대 아닌 참스승
세상은 자기반성 없이 어른 노릇만 하려는 사람을 ‘꼰대’라 부릅니다. 꼰대는 삶의 태도가 다릅니다. “우리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과거에 삽니다. 늘 가르치려 듭니다. 자신의 틀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제일 심각한 점은 철갑을 두른 듯 반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강의 꼰대는 바리새인입니다. 그들은 늘 스승과 어른 노릇을 하려 했습니다. 잔치에서는 상석에 앉으려 했고, 분리주의 귀족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은 비루한 백성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긍휼의 눈물도 없었고 ...
입력:2020-05-13 11:10:01
[겨자씨]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미국에 살던 친구에게서 들은 경험담입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생일을 맞은 이 친구는 로스앤젤레스 근교 발디산에 오르게 됐습니다. ‘대머리’라는 의미의 발디산은 3000m 넘는 높은 산입니다. 물병 하나와 햄버거만 챙겨 든 채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 길이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숨은 가쁘고 다리는 풀렸습니다. 포기하고 주저앉아 있는데 한 젊은 여성이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위에서 내려오더랍니다. 그 모습을 본 뒤 친구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얼마쯤 더 올라가자 다리가 후들거리고 금방이라...
입력:2020-05-12 11:10:01
[겨자씨] 코로나 덕분에
‘코로나 때문에’라고 말하면 불평만 쌓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 만나기 힘들고, 직장생활도 경제활동도 어려워졌습니다. 해외여행은 원천 차단됐고 교회 와서 예배드리는 낙도 사라졌습니다. 당연히 코로나 때문에 되는 게 없다고 원망할 만합니다. ‘때문에’를 ‘덕분에’로 바꿔보세요. 코로나 덕분에 홀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직장생활의 의미와 직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해외의 이국적 풍경 대신 집 주변의 평범한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교회의 소중함을 알고 성도를 그리워하게 됐습...
입력:2020-05-11 11:10:01
[겨자씨] 내가 있어야 할 자리
제주도 서귀포 보목포구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자리돔 축제가 열립니다. 얼마나 맛있고 큰 생선이기에 축제까지 하는지 궁금해 방문해 봤습니다. 그런데 자리돔은 길이가 10㎝ 정도밖에 안 되는, 검은색의 볼품없는 작은 생선이었습니다. 참돔처럼 이쁘지도 않고 감성돔처럼 멋있는 생선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살과 뼈를 함께 썰어 얼큰한 육수에 담아 먹는 자리물회는 그 어떤 회보다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름이 독특해 물어보았더니 감성돔이나 방어, 부시리처럼 멀리 헤엄쳐 다니는 회유성 물고기가 아니라, 자기가 태어난 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입력:2020-05-10 11:15:01
[겨자씨] 듣고 계시다는 것
산에 올라 정상에 서서 큰 소리로 “야호” 하고 외쳐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게 외치면 말을 따라 하는 메아리가 돌아옵니다. 무슨 말을 해도 돌아오는 말은 내가 내뱉었던 말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무엇이 정답인지 알지 못해 계속 묻는 사람을 보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답을 구하지만, 대답하는 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흑암 가운데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이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고 빛이 생겼고 만물이 창조되고 오늘 내가 생령으로 창조됐습니다. 내가 하는 질문에 어떤 대답도 해주지 못하...
입력:2020-05-08 05:40:01
[겨자씨] 인생의 약도
예전엔 누가 집에 찾아오면 약도를 그려줬습니다. 큰길에서 약국 골목으로 들어오면 놀이터가 나오는데, 그 모퉁이를 돌아 계속 올라오다 파란색 대문 집을 찾아오란 식의 약도는 참 정감이 갑니다. 이젠 내비게이션이 있어 주소만 알려주면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부모님은 우리 인생의 약도를 그리는 사람입니다. 놀이동산의 추억과 아플 때 부모님이 우리를 업고 뛰어간 병원, 입학식과 졸업식 때 함께해준 학교도 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그려 넣어준 모든 것에 감사하는 어버이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약도의 진정한 의미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인...
입력:2020-05-07 11:10:01
[겨자씨] 할매들은 시방
“언제 영감하고 굴다리 밑을 가는데 앞에 두 내오가 손잡고 가는 게 어찌 좋아 보이던가 나도 영감 손을 잡았지라. 그랬더니 굴다리에 나를 댑다 댕겨버립디다. 그리곤 앞에 핑하고 가버렸지라. 안 하면 좋게 안 한다 하지 뭐 저라고 갈까. 이제는 없는 영감 아직도 그때 그 속을 모르겠소.” 전남 장흥군에 사는 할머니 여섯 분이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고 자신들의 인생을 시로 표현한 책 ‘할매들은 시방’ 중 한 구절입니다. 할머니들의 나이를 합치면 500세. 할머니들의 비뚤비뚤한 글씨와 비틀거리는 맞춤법을 보면, 잡초처럼 세월을 견디신 할머...
입력:2020-05-06 11:10:01
[겨자씨] 지성이면 감천
충북 옥천 식장산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산에 홀어머니, 어린 딸과 함께 살던 가난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생기는 먹거리를 딸이 모두 차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말했습니다. “자식은 다시 낳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한번 가시면 다시 모실 수 없잖아요.” 부부는 딸을 버리려고 산에 올라 땅을 팠습니다. 그런데 괭이 끝에 그릇이 걸렸습니다. 하늘의 뜻이라 여기고 아이를 데리고 내려왔습니다. 그릇도 가져 왔는데 웬일입니까. 무엇을 담아도 가득 차는 그릇이었습니다. 쌀도 기름도 가득 찼죠. 덕분에 흉년도 잘 ...
입력:2020-05-05 11:10:01
[겨자씨] 어린아이처럼
예배가 끝나면 예배당 입구에서 성도님과 인사를 나눕니다. 부교역자와 장로님도 모두 로비에서 기다립니다. 교회 문이 열리기 전 유아실 문부터 열립니다. 그리고 “아빠” 하며 부목사님 아이들이 먼저 달려 나옵니다. 아이는 좌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직 아빠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달려가 안깁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이런 모습을 기대하시지 않을까요. 오직 하나님 얼굴만 바라보며,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아버지께 달려가 안기는 예배자의 모습 말입니다. 아이는 주일 아침에도 아빠의 얼굴을 보고 나왔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빠를 찾아 달려...
입력:2020-05-04 11:05:01
[겨자씨] 변함없는 믿음의 온도
제주도에는 용암이 만든 신비한 숲, ‘곶자왈’이 있습니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를 차지하는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제주 고유어입니다. 곶은 ‘숲’,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진 수풀’이란 뜻이며 표준어로는 ‘덤불’이라 합니다. 이 곶자왈은 땅속에 숨골이라는 크고 작은 동굴들이 있어서 비가 오면 땅 밑으로 물이 빠집니다. 반면 가물었을 때는 아지랑이 같은 습기가 올라와 1년 365일 13~17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울창한 숲을 유지합니다. 추운 겨울에는 ...
입력:2020-05-03 11:05:02
[겨자씨] 나는 할 수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펜싱 결승전 때 일입니다. 대한민국 박상영 선수는 2라운드까지 13대 9로 지고 있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 의자에 앉아있던 박 선수를 향해 누군가 큰 목소리로 “할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 응원의 소리를 들은 박 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3라운드에서 마치 이기고 있던 선수처럼 검을 내밀어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무서운 질병의 칼이 전 세계를 날카롭게 공격합니다. 삶의 현장 속에서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분이 있습니다. “할 수 ...
입력:2020-05-01 03:40:01
[겨자씨] 비무장지대의 교훈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현상 중 아주 특이한 게 있습니다. 대기 질과 수질이 좋아진 것입니다. 봄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이 작년보다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대기 질이 좋아져 도시에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의 수질이 좋아져 물고기가 많아졌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교통량이 줄고 여러 산업체가 멈춰섰기 때문입니다. 남한은 쾨펜 기후구분 중 온대 기후대에, 북한은 냉대 기후대에 속합니다. 이 두 기후대 사이에 있는 비무장지대에선 1953년 휴전 이후 인간의 활동이 ...
입력:2020-04-30 11:10:01
[겨자씨] 하나님의 장난기
“진지함, 측은함, 장난기… 이 세 가지가 지금까지 제 문학을 지탱해온 축이었던 것 같아요. 만약 진지함이 없다면 진실에 대한 지향이 없을 테고, 측은함이 없다면 윤리적 책임감 같은 것이 없을 테고, 장난기가 없다면 예술가라 할 수 없을 테지요.” 시인 이성복 교수의 책 ‘극지의 시’ 중 한 구절입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진지함, 측은함뿐 아니라 장난기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떠실까요. 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동물들을 보면 하나님의 유머를 느낍니다. 도토리를 입에 문 얼룩 다람쥐, 목도리도마뱀, 능청스러운 거북이 얼굴, ...
입력:2020-04-29 11:05:01
[겨자씨] 대머리와 미용사
오래전 한 잡지에서 읽은 유머입니다.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이 미용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습니다. 미용사가 당황하면서도 손님에게 물었습니다. “머리를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묻자 “모발 심는 곳에 가봤는데 심는 과정이 너무 따가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고통 없이 내 머리를 당신 머리처럼 만들어주면 5000달러를 주겠소”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알겠다”고 답한 미용사는 얼른 자기 머리를 빡빡 깎아버렸습니다. 글을 읽고는 키득키득 웃었지요. 하지만 웃다 말고 찔리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손님이 원했...
입력:2020-04-28 11:05:01
[겨자씨] ‘찐’의 의미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 중에 ‘찐’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거 찐이냐”고 물었다면, 그 이야기는 진실을 의심받고 있는 겁니다. 힘주어 진지하게 “그거 찐이야”라고 대답했다면 그 대답은 진정성을 담보한 대답이지요. 진짜와 오리지널을 강조하는 이 말을 들을 때 ‘지금 세상은 진짜에 목말랐구나’ ‘진정성에 갈급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찐크리스천’이냐고 물을지 모릅니다. 겉으로 교회 다니는 것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l...
입력:2020-04-27 11:15:01
[겨자씨] 있어야 할 것
“자동차에는, 라디오가 있어야 합니다. 학급에는, 오락부장이 있어야 합니다. 교실 칠판에는, ‘떠드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혹은 ‘오늘의 당번’이 있어야 합니다. 커피에는, 향이 있어야 합니다. 휴대폰에는, 잊히지 않는 번호가 있어야 합니다.” 카피라이터 이시은의 책 ‘짜릿하고 따뜻하게’ 중의 한 구절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부침개가 있어야 하고 하굣길에는 떡볶이가 있어야 합니다. 소풍에는 김밥과 사이다가 있어야 합니다. 달력에는 휴일이 있어야 하고 기념일이 있어야 합니다. 옛일에는 추억이 있어...
입력:2020-04-22 11: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