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온라인서점 예스24는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표지·5월 16일 출간)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발표했다. 4만7000부 판매였다. 출판계에서는 판매량에 놀라워하면서도 잡지를 베스트셀러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 됐다. 과연 잡지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수 있을까?
A. 그룹 엑소가 표지로 나온 일본 잡지 ‘non-no’나 계간 ‘창작과비평’ 50주년 기념호가 매진됐다는 얘긴 들어봤어도 베스트셀러라는 소린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잡지는 통상 베스트셀러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선정은 단독으로 간행되는 단행본을 대상으로 한다. 단행본은 일정한 내용을 완결성 있게 담기고 절판될 때까지 계속 판매된다. 하지만 잡지는 발행주기 동안 유통되다 사라지는 정보지 성격을 가진다. 국제적으로도 단행본과 정기간행물은 엄격히 구분된다. 단행본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가 부여된다. 잡지는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ISSN·Internationl Standard Serial Number)가 붙는다.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한다. 이 번호들은 문헌 정보를 공유하고 서적 유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협약이다.
같은 잡지는 동일한 간행물번호가 표시되기 때문에 특정 호(號)가 몇 부 팔렸는지 집계내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발행된 ‘타임’이나 지난달 나온 ‘타임’은 동일한 간행물번호 ‘9771064030005’가 붙는다. 이 번호로 다른 서적과 구별된다.
그럼 예스24는 왜 ‘타임’을 베스트셀러 대상에 넣고 또 어떻게 통계를 냈을까. 예스24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표지로 나온 잡지는 정치적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소장하기 위해 구매하는 것으로 보고 ‘특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판매량은 내부에서 붙이는 상품번호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타임 한국 에이전시는 18일 기준 문 대통령이 표지로 나온 ‘타임’이 국내에 11만부가량 출고됐고 지금까지 약 8만부 판매됐다고 밝혔다. 평소 ‘타임’은 3000부 가량 소진된다. 타임 한국 에이전시 관계자는 “2만부 정도 나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팔려 깜짝 놀랐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에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타임’은 2009년 마이클 잭슨이 숨졌을 때 나온 추모판으로 5000여부가 판매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