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따끈한 어린 시절
체크인을 하려는데, 직원이 투숙객에게 무료 사우나가 있다고 안내한다. 어릴 적 이후로는 목욕탕에 가본 적이 거의 없고 시간 여유도 없어 망설이는데, 고장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숙소 직원의 말에 경험 삼아 가보기로 했다. 오래 세월이 묻어나는 낡은 시설이었지만, 직원의 자랑이 사실이었는지 안은 꽤나 북적였다. 장난치며 놀 생각뿐인 아이들, 본인 챙기기보다 아이들을 씻기느라 바쁜 젊은 엄마들, 가정과 아이들을 건사해 온 흔적이 온몸에 훈장처럼 부항 자국으로 남은 나이든 어머니들, 아픈 관절을 뜨끈한 물에 담그고 지인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
입력:2019-10-10 15:10:01
[한마당-태원준] 진영 논리가 왜 나쁘냐면
TV 오디션 프로그램은 ‘악마의 편집’이란 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슈퍼스타K,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등이 풍부한 사례를 제공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대중이 잘 모르는 인물을 등장시켜 쇼를 진행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효리나 김건모 같은 기성 연예인은 성장배경부터 성격까지 다 알려져 있어 출연과 동시에 쇼에서 차지하는 몫이 정해지지만 무명의 오디션 참가자는 그렇지 않다. 시청자에게 모든 것이 낯서니 제작진이 ‘캐릭터’를 설정해주는데, 죄다 호감형 인물로 채우는 것만큼 따분한 구성도 없어서 갈등과 질투와 도발적인 모습을 ...
입력:2019-10-10 15:10:01
[한마당-신종수] 일왕 즉위식 가서 이 총리가 해야 할 일
나루히토 일왕은 아키히토 전 일왕의 장남이다. 아키히토(86) 전 일왕이 고령과 건강 문제를 이유로 지난 4월 30일 상왕으로 물러남에 따라 5월 1일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했다. 59세인 나루히토 일왕은 역대 일왕 중에서는 60세에 즉위한 나라시대의 제49대 고닌 일왕 이후 역대 최고령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외동딸만 있고 아들이 없기 때문에 차기 일왕 계승 1순위는 동생 후미히토(53)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깊은 반성&rsqu...
입력:2019-10-09 15:10:01
[내일을 열며-전재우] 극복해야 할 생각, 편향
지난 주말 불가피한 약속으로 외출을 했다. 약속 장소가 서울 서대문이었다. 차가 밀렸다.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누군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옆 사람이 친구로 보이는 동행자에게 하는 말이었다. 동행자는 친구의 목소리보다 조금 크게 “서초동은 괜찮고?”라고 물었다. 이들의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버스에서 내려 언쟁을 벌였을지 토론을 했을지 알 순 없지만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 두 주장만 있다. 치킨게임 양상이다.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입력:2019-10-09 15:05: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버킷리스트
올봄 운전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마침 봄꽃들이 화사한 색을 뽐내며 피어 봄날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창밖 풍경을 감탄하며 바라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저 밖의 풍경은 변함없이 이어지겠지. 이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근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니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일이 구체적으로 와 닿을 때가 많다. 평소에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살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다. 문화적으로도 죽음을 입에 담는 것을 금기시한다. 인간...
입력:2019-10-08 15:10:01
[한마당-이흥우] 가을태풍
사라. 예쁜 이름이다. 그러나 한국인에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름이다. 1959년 추석 새벽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사라는 경상도를 초토화시켰다. 사라의 공격으로 849명의 사망·실종자와 37만3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도 엄청났다. 사라는 정부 수립 이후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입힌 태풍이다. 2002년엔 루사가 괴롭혔다. 루사는 순간 최대풍속 39.7m/s, 중심 최저기압 970hPa로 사라(순간 최대풍속 85m/s·중심 최저기압 952hPa)에 비해 세기는 약했지만 246명의 인명 피해와 역대 가장 큰 5조1000여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이듬해엔 ...
입력:2019-10-08 15:10:01
[한마당-박정태] 캠핑클럽과 광장정치
우연히 종합편성채널 JTBC의 ‘캠핑클럽’을 보게 됐다. 1998년 데뷔한 원조 걸그룹 핑클(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14년간의 휴지기 동안 각자 활동했던 멤버들이 오랜만에 함께 모여 특별한 캠핑카를 직접 몰고 여행을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담긴 관찰 예능이다. 지난달 22일 방영된 10회분을 며칠 뒤 재방송으로 접했다. 팬들과 재회한 핑클의 이벤트 무대가 꾸며진 캠핑장 곳곳을 카메라가 다양한 앵글로 비춘다. 그런데 웬걸, 눈에 들어온 캠핑장이 무척 낯이 익었다. 울창한 나무와 푸르른 잔디밭이 어우러진 풍경이 ...
입력:2019-10-07 15:10:01
[돋을새김-한승주] 아세안이 중요한 이유
북·미 관계가 실무협상 결렬 등으로 요동치고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세안(ASEAN)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을 말한다. 올해는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라 의미가 크다. 북한에 아세안은 각별하다. 이들 국가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북한 입장에서 아세안은 비적대적인 국가로 인식된다. 1,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와 베트...
입력:2019-10-07 15:05:02
[시온의 소리] 나와 남을 살리는 곡채식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난리다. 사용 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발병 즉시 조기 살처분한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매년 반복돼서인지 농가나 방역 당국은 대처가 능숙한 편이다. 가축들만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누릴 길이 막혀서 애가 탄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하나님이 지은 모든 생명이 받은 복이다. 가축이라고 질병에 걸렸거나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살처분한다면 남의 복을 빼앗는 것이다. 처음 창조 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한 것은 축복이자 명령이었다. 받은 복을 누리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했다. 숨 쉬고 먹고 ...
입력:2019-10-07 11:10:01
[한마당-배병우] 트럼프 불황
민주당이 탄핵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균적으로 40% 초반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 덕분이다. 갤럽의 대통령 여론조사에서 경제 분야 지지율은 50%대로 30~40%대인 경제 이외 내정과 대외 문제 지지율을 능가한다. 그의 연설 단골 메뉴는 ‘유례없는’ 경제 호황에 대한 자화자찬이다. 미국의 최장기 호황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의 막대한 양적완화와 금융 개혁에 힘입은 바 크다. 트럼프 집권 후 1조5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 조치와 규제 폐지도 호황 연장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
입력:2019-10-06 15:10:01
[살며 사랑하며-김의경] 상인들의 가을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가게 앞에 널어놓은 커피찌꺼기 냄새가 기분 좋게 번졌다. 필요한 분 가져가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고 행인들이 모여들어 커피찌꺼기를 옆에 놓인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고 있었다. 그걸 어디에 쓰느냐고 묻자 한 할머니가 이걸 냉장고에 넣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할머니는 내 것도 한 통 담아 손에 들려주었다. 나는 그것을 손에 들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카페 주인이 말했다. “뜨거운 걸로 드릴까요? 찬 걸로 드릴까요? 이번 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주문이 더 많이 들어...
입력:2019-10-06 15:10:01
[한마당-신종수] SLBM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3대 전략무기로 불린다. 바닷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여 탄도미사일을 쏘기 때문에 탐지와 추적, 요격이 어렵다. ‘보이지 않는 핵주먹’으로 불리는 SLBM은 유사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게임 체인저다. 바닷속에서 겨우 재래식 탄도미사일 몇 발을 쏘려고 SLBM을 개발하지 않는다. 당연히 핵 공격을 전제로 한다. 현재 SLBM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북한이 최근 SLBM &ls...
입력:2019-10-04 15:05:02
[한마당-이흥우] 사이영賞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역사는 100년이 훨씬 넘는다. 최초의 프로 구단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이 창단된 1869년을 메이저리그의 시작으로 보니 올해로 1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만큼 야구사에 남을 불멸의 기록 또한 많다. 그 하나가 108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덴튼 트루 영의 최다승 기록이다. 그는 1890년부터 1911년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면서 총 511승을 거뒀다. 2위와 94승이나 차이나는 압도적 1위다. 그의 공이 어찌나 빠른지 태풍(cyclone) 같다 하여 ‘사이(Cy) 영’이란 애칭을 얻었다. 기록은 놀랍다. 14시즌 연속 20승 이...
입력:2019-10-03 15:10:01
[바이블시론-조정민] 정치와 통치의 간극
몸의 한 부분이 통증을 자각할 때 흔히 병의 전조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특정 신체 부위나 장기는 통증이 미미하거나 없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병을 발견합니다. 그런 면에서 통증, 고통의 증세는 괴롭지만 고마운 것입니다. 생활 환경 가운데서도 이런 시그널이 매일같이 울립니다. 단순한 소란과 소요일 수도 있고, 대형 사건과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의 중요한 전조들입니다. 질병이건 사회 문제이건 대처해야 할 적기가 있습니다. 너무 일찍 서두르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너무 늦게 대응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문제를 조...
입력:2019-10-03 15:05:01
[혜윰노트-마강래] 젊은 인재들의 공간적 부익부빈익빈 효과
최근 영남지역의 한 사립대학이 수도권 소재 A대학에 학교를 통째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A대학이 이런 제안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또 다른 지방 대학도 비슷한 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다고 한다. 두 대학 모두 의대가 있지만, 최근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A대학은 고심 끝에 두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지방 대학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방 대학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출산율 하락에 따른 학령인구(유치원 및 초·중·고교의 교육인구) 절벽 현상이 거론되고 있다. 2010년엔 고교 학령인구(15~17세)가 200만명 정도였다. ...
입력:2019-10-03 15:05:01
[살며 사랑하며-배승민] 하루하루의 꽃
두 손으로 들기조차 버거운 많은 꽃다발을 받았다. 간신히 집에 도착해서 식탁 위에 우르르 내려놓으니 이 많은 것을 어쩐다 싶다. 재주는 없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겠어서, 잠시 고심하다 겹겹이 쌓인 포장을 풀고 화병으로 쓸 만한 빈병들을 모아 정리를 시작했다. 어느새 엄청나게 쌓인 색색의 포장지와 리본에, 이 고운 것들을 한 번만 쓰고 버리다니 얼마나 낭비인가 싶어 잠시 기분이 불편해졌다. 예쁜 원래 모습 그대로 자연에 두었다면 더 좋았을 꽃들을 꺾어 이리 장식하는 것 또한 우리네 불필요한 욕심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자 서투른 손은 더 미적거려졌다. ...
입력:2019-10-03 15:05:01
[시온의 소리] 성결한 교회의 조건
한국사회를 경악케 했던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뉴스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주목시키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는 점이 심히 안타까우나, 이제라도 범인이 분명히 밝혀져 유족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대에는 오늘처럼 과학수사 기법이 있는 게 아니었기에 이런 경우들이 더 자주 발생했을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미제 사건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물론 아주 쉽게는 하나님께서 범인을 지목해 주시길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성 전투 패배의 원인이었던 아간의 범죄를 드러...
입력:2019-10-02 11:05:01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친절에 대하여
낯선 도시에서 경험한 친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20대 후반에 유럽의 작은 도시로 배낭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1층은 작은 술집이었고, 2층은 기숙사형 숙소인 곳에 묵게 되었다. 그날 밤 일행 중 한 명이 우연히 아는 선배를 만나게 되어서 1층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자정쯤 끝내고 숙소로 올라가서 자려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적은 종이를 방에 두고 나와서 누를 수가 없었다. 가게 바깥으로 나가서 창문 밑에서 일행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리 불러도 내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난감해졌다. 남은 두 명과 함께 ...
입력:2019-10-01 15:10:02
[시온의 소리] 갈라진 틈 사이에 서라
나라가 어지럽다. ‘조국 사태’로 인한 갈등과 혼란이 온 나라를 덮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여당과 야당은 물론, 보수와 진보로 국민들의 마음은 심하게 갈라져 있다. 갈수록 양측의 틈이 커져만 가는 데도 갈라진 틈 사이에서 ‘하나 됨’과 ‘연합’ ‘화해’를 외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견해도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 하루에도 수없이 ‘카카오톡’ 단체 방을 통해 정치적 주장이 담긴 메시지를 받는다. 같은 사안에 대해 너무나 다른 메시지를 ...
입력:2019-09-30 11:05:01
[바이블시론-권민정]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곳
아사? 2019년 대한민국에서. 먹을 것이 넘쳐나고 영양 과잉으로 다이어트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된 사회에서 굶주림 끝에 사람이 죽었다고 했다. 탈북 모자의 비극적인 죽음. 그들이 살던 아파트에는 먹을 수 있는 거라곤 한 줌의 고춧가루뿐이었고 통장 잔고는 0원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돈이 없다 하더라도, 어떻게 집안에서 어린아이와 함께 굶어 죽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의 의문이었다. 광화문에 설치된 탈북 모자 임시 분향소에 들렀다. 배가 고파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이 땅에 왔던 젊은 여성이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
입력:2019-09-26 15:05:01
[혜윰노트-전석순] 경로 의존 법칙
버스는 짐작과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좌회전해야 할 지점을 지나쳤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일순 풍경이 달라졌다. 서너 정거장쯤 지나쳤을 때 9번을 타야 하는데 8번을 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 정류장에서 바로 내렸지만 익숙한 건물은 남아 있지 않았다. 약속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걷기로 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니 소극장이 보였다. 큰길로만 다녔을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매번 가던 길은 안정감을 준다. 망설이지 않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걷는 거리는 다르다. 불안한 마음에 사방을 두리번거리느라 걸음...
입력:2019-09-26 15:05:01
[시온의 소리] 가벼우십니까
가벼움의 전성시대다. 빠름과 많음을 선호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가벼움은 가장 사랑받는 가치 중 하나다. 한 손에 들기 편하고 한번에 원하는 서비스가 이뤄지려면 가벼워야 한다. 보관하거나 쌓아둘 필요가 없다. 접속만 하면 음악을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클릭 한 번에 친구를 신청할 수도, 거절할 수도 있다. 문 닫는 시간에 맞춰 서둘러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밤늦게 주문해도 아침이면 문 앞에 제품이 와 있다. 가구도 빌릴 수 있다. 가벼워질수록 부담은 적어지고 편리는 늘어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벼움은 중심에 ...
입력:2019-09-25 11:10:01
[돋을새김-고세욱] 조국, 롯데 구단주 됐더라면
“자리 욕심이 딱 하나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입니다. 그 외는 자리 욕심이 없습니다.” 2011년 12월 7일 서울에서 열린 검찰 개혁 콘서트. 사회를 본 조국 당시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 장관에 누구를 임명할 것인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문 이사장은 관객에게 “여러분, 조국 교수님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위 발언은 이에 대한 조 교수의 답변이었다. 부산 출신인 조 법무부 장관은 열혈 롯데팬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의 SNS에는 정치, 사회적 사안에 대한 각종 발언...
입력:2019-09-23 15:10:01
[시온의 소리] 기독교 사회주의는 가능한가
추석 연휴를 맞아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대안과 방향성을 찾기 위해 교인들과 함께 북유럽교회를 탐방하고 왔다. 동유럽교회는 공산주의 때문에 망했고 서유럽교회는 진화론 사상과 자유주의 그리고 반기독교적인 흐름 때문에 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기독교 국가 안에 존재했던 북유럽교회가 왜 무너지고 말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북유럽은 바이킹의 야성과 서유럽의 기독 신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찬란한 기독교 문명을 꽃피웠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가 텅텅 비어 버렸다. 아니, 반기독교적인 사상과 문화 때문에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해...
입력:2019-09-23 11:10:01
[혜윰노트-홍인혜] 바다는 나로 하여금
얼마 전 제주도에서 바다 수영을 했다. 제주에 살며 프리다이빙을 하는 친구와 함께였다. 우리는 스노클 장비를 착용하고 해변에서 꽤 먼바다까지 헤엄쳐 들어갔다. 바다는 육지보다 한 계절이 더디다더니 9월의 바다는 온화했다. 해수의 뭉근한 온기가 나의 몸을 감싸 근육마다 깃든 긴장을 풀어지게 했다. 그제야 바닷속이 제대로 보였다. 물고기들이 현무암 틈바구니에서 우르르 헤엄쳐 나오고 있었다. 친구는 새로운 물고기가 지나갈 때마다 저것은 학꽁치, 저것은 전갱이, 저것은 줄돔 하고 친절히 일러줬다. 횟집 메뉴판에서나 보던 이름들을 줄줄 읊는 그는 마치 떠다...
입력:2019-09-19 15:05:0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