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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BTS와 그래미



미국의 LA타임스는 6일 그래미상 수상자 소식을 전하면서 ‘BTS, 또 그래미에서 무시당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 주류 언론에서조차 BTS의 그래미상 불발이 의외였던 모양이다.

그래미상(Grammy Award)이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중음악상이다.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주최하고 있는 이 상은 올해가 65회째다. 그래미상 이름은 원래 축음기(Gramophone)라는 단어에서 따왔다. 수상자 선정 절차는 NARAS 회원들을 상대로 분야별 5차례 투표를 거치는 등 까다롭다. 매년 심사를 위해 전년도 9월까지 1년 동안 미국에서 발매된 모든 레코드가 심사 자격을 얻는다. 수상 후보 명단에 오르는 것만도 미국의 대중음악인들에게 경사로 꼽힌다. 미국이 사실상 전 세계 대중음악을 선도하고 있어서 그래미상은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외신이 앞다퉈 보도한다.

그러나 BTS의 3년 연속 수상 불발에서 보듯 그래미상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은 그치질 않고 있다. BTS가 처음 후보로 올랐던 2021년은 가장 말이 많은 해였다. 평단의 평가와 대중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던 캐나다 국적의 더 위켄드를 그래미가 철저히 외면하자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일었다. 빌보드 핫 100에서 52주 이상 톱10에 머무는 등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위켄드가 어떤 부문에도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뉴욕타임스는 “위켄드에게 가장 큰 모욕”이라고 혹평했다. 논란이 일자 역대 최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비욘세는 그해 시상식 참가를 보이콧했다. 시상식 시청률은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작년 시상식 시청자도 1000만명이 안 돼 2년 연속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니 BTS가 그래미상을 못 받았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그들은 이미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한 스타다. 2021년에는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 멤버 중 정국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개막 축하 무대를 장식했다. 이런 BTS의 인기와 가치를 논할 때 그래미상은 거론하지 않아도 되겠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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