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살며 사랑하며] 쑥 버무리
전례 없는 위기에도 봄을 즐긴다며 안전수칙을 어기고 공동체를 위협하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사회적 거리 지키기와 조심스러운 쳇바퀴 생활에 계절을 느낄 짬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다를 바 없이 이 봄을 그냥 지나치던 차에, 어느 위중한 사건으로 관련자들이 급히 소집된 날이 있었다. 다행히 모두가 기민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걱정했던 상황은 잘 정리가 됐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만 남긴 채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 분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었다. “식사를 못해 챙겨온 건데, 집에서 대충 만든 떡이라 모양은 좀 엉망이지만….”...
입력:2020-04-09 15:10:01
[혜윰노트] 특별한 나들이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문자 투표에 참여한 사람만 700만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자연스레 모이는 사람마다 누가 더 잘했는지 의견을 나눴다. 버스에서 우연히 건너 들은 대화도 비슷한 얘기였다. 그중 도드라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마음만 있으면 뭐해? 표현을 해야지.” 귀찮아서 투표하지 않았던 친구를 향한 목소리였다. 순간 어느 해 나들이가 떠올랐다. 부모님은 어지간해선 일요일에도 세탁소 문을 닫지 않았다. 야근에 시달리느라 주말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 뒤에는 하루를 쉬면 놓치게 될 이익...
입력:2020-04-09 15:10:02
[한마당] ‘사회주의자’ 샌더스의 패배
좌파의 동토 지대인 미국에서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의 존재는 독특함을 넘어 ‘연구 대상’이다. 그는 자칭 ‘민주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다. 앞에 ‘민주적’이란 수식어를 붙이긴 했지만, 그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이 사회주의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기준을 들이대도 그를 사회주의자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는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거나 시장을 계획경제로 대체하려는 뜻을 비친 적이 없다. 사회민주주의자(social democrat) 범주에 들어맞는다. 다른 논평자들도 그의 철학이 프랭클...
입력:2020-04-09 15:10:02
[세상만사] 참으로 특별한 선거
“우리 지역은 ‘누구는 얼마 주던데’라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쥐어주는 후보가 당선된다.” 전직 국회의원의 말이다. 옛날에 그랬었다고 한다. 지금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코로나19 국면에서 난데없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현금 살포 경쟁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심판론이나 인물론에서 어느 한 정당이 압도하지 못한 선거판에 긴급재난지원금 레이스가 떠오른 것이다. 거대 여야 정당은 앞다퉈 더 많은 국민에게 더 빨리 돈을 쥐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보수야당은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00만원씩 특별재난장학금을 ...
입력:2020-04-09 15:05:01
[바이블시론] 인생 최고의 투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가 경기침체(recession)에 진입했다”고 밝히고 “이번 침체는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만큼 나쁘거나 혹은 더 나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증시 하락장에서 주식을 사면 장기적으로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에 주식을 열심히 사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에 맞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으로까지 부르고 있다. 어디가 저점인...
입력:2020-04-09 15:05:01
[한마당] 후보단일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맞붙은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는 민주진영에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선거로 회자된다.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당시 사회 분위기상 김영삼·김대중 후보단일화만 성사되면 승리는 떼어놓은 당상이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다. 민주진영은 1244만표(김영삼 633만표·김대중 611만표)를 얻고도 828만표를 얻은 노태우 후보에게 졌다. 양 김이 서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하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악수를 둔 셈이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단일화로 성공한 케이스. 노무현 이회창 정몽준 3자 ...
입력:2020-04-08 15:10:01
[내일을 열며] 긍정 바이러스
역설적이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긍정 바이러스’도 퍼뜨리는 것 같다. 각국이 천문학적 규모로 쏟아붓는 경기부양책들엔 기발한 아이디어에 인간적인 면까지 녹아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더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학습효과가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실업 대책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3차 부양책 가운데 식당 세탁소 미용실 등을 돕기 위해 3500억 달러가 투입된 소상공인 대책은 은행을 통해 업소당 1000만 달러까지 0.1% 이자로 돈을 빌리는 구조다. 겉으로는 한국의 소상공인 대출제...
입력:2020-04-08 15:05:02
[시온의 소리] 한국교회의 갈림길이 될지도
한국교회는 지금 부활주일을 앞두고 부활주일예배를 드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 한국교회는 “교회가 정부와 광역시·도가 원하는 수칙을 자발적으로 지킬 테니 예배를 간섭하거나 행정명령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 선제 대응을 해야 했다. 그러나 선제 대응 없이 나중에 정부를 향해 ‘종교 탄압’이니 ‘예배 방해’니 하는 말을 하면서 정부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분명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정부로서는 당연히 감염을 막아야 한다.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은 선제적 대응을 하면서 교회 전체를 ...
입력:2020-04-08 11:05:01
[한마당] 구충제가 마법의 약?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지난해 9월 새 치료법에 도전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이용한 치료였다. 당시 미국의 폐암 말기 60대 환자가 펜벤다졸을 3개월간 복용한 뒤 완치가 됐다는 유튜브 동영상이 퍼지자 김철민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전문가들이 부작용을 우려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동영상 소문으로 펜벤다졸을 찾는 말기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약은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김철민은 항암 치료와 구충제 복용을 병행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근황을 알려왔다. 지난달엔 &ld...
입력:2020-04-07 15:10:01
[청사초롱] 와유의 시대
꽃바람이 콧구멍을 간질이는 춘삼월, 이러한 때 집 안에만 있자니 속이 답답하다. ‘와유’라는 말이 떠오른다. 와유는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 종병(宗炳)이 늙고 병들어 명산대천을 유람하지 못하게 됐을 때 마음을 맑게 하고 도리를 살피면서 누워 유람할 수밖에 없다고 탄식한 데서 나온 말이다. 늙고 병들어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나 바이러스 창궐로 집 밖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나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으니, 와유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17세기 조선의 매운 선비 박세당(朴世堂)은 와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호사가들이 온 천하를 다 유...
입력:2020-04-07 15:10:01
[살며 사랑하며] 밑줄 긋기
고등학교 때, 정규수업 후에 한 시간 동안 방송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인터넷 강의는커녕 컴퓨터도 없던 그 시절, 방송실에서 각 교실에 학습 테이프를 틀어주는 방식이었다. 당시에 듣던 수업은 국어 과목이었는데 유명 참고서를 만들었던 분이 녹음한 강의였다. 강의를 할 때 자신만의 유행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아직까지 기억나는 말은 “밑줄 쫙! 진달래 꽁이야”라는 말이다. 진달래는 별표를 뜻한다. 중요한 곳이 나오면 밑줄을 긋고 별표를 하라는 뜻이었다. 예전에 독서모임을 하면서 독서 습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책에 밑줄을 긋는가에 ...
입력:2020-04-07 15:10:01
[데스크시각] 세계가 멈춘 시간에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세상이 멈추길 바라는지 모른다.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상을 멈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멈춰 세운다는 건 상상으로나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그래서 발전의 속도를 좀 늦추자고, 조금 더 불편하게 살자고 얘기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멈춰버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멈춰 세웠다. 사람들은 집 안에 갇혔고, 사무실과 공장은 문을 닫았다. 자동차·비행기 운행도 중단됐다. 중국과 유럽,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에서 휴교, 이동제한, 직장폐쇄, 입국금지 등 사상 ...
입력:2020-04-07 15:05:02
[너섬情談] 코로나바이러스의 인문학
프랑스의 철학자 장뤽 낭시에 따르면 세계를 위기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 삶의 모순과 한계를 확대해 보여주는 돋보기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격리되고, 도시가 폐쇄됐다. 학교가 문을 닫고, 사교가 멈추었다. 공연이 중단되고, 행사가 취소됐다. 국경이 단절되고, 경제가 무너졌다. 끔찍한 공황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이 모든 것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태다. 당장은 치료제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며 병의 확산을 억제하는 감염병의 물리학이나, 눈앞에 다가온 기업과 자영업의 부도를 막아줄 긴급 자금 지원 또는 생존을 위...
입력:2020-04-07 15:05:02
[이흥우 칼럼] 메르스의 선물
감염병 겪은 한국과 대만 ‘코로나 모범국’ 평가받는 이유 우연 아닌 땀과 경험의 결과 어느 한 나라 잘한다고 코로나 사태 해결되지 않아 국제사회 서둘러 해법 찾아야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기세가 매섭다. 7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는 130만명, 사망자는 7만명을 넘어섰다. 각각 775명, 5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스·메르스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세계를 더욱 떨게 하는 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앞으로 사망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평소 우리가 생각했던 선진국의 개념...
입력:2020-04-07 15:05:02
[길 위에서] 예배 재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성도들은 돌아올까.’ 요즘 일선 교회 목회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애초 2~3주면 재개될 줄 알았던 예배가 어쩔 수 없이 연기되면서 ‘완전체’로 모이는 예배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기엔 온라인으로 편리한 예배를 ‘맛본’ 성도들을 우려하는 고까운 시선도 깔려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코로나 이전 세계는 끝났다는 사이먼 존슨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의 분석처럼, 코로나19로 기독교 신앙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교회는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입력:2020-04-07 11:05:01
[한마당] 캐스팅보터 50대
4·15 총선에서 50대가 최다 유권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연령별 유권자 수는 50대가 865만명(19.7%)으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 836만명(19.0%), 30대 699만명(15.9%), 20대 680만명(15.5%), 60대 644만명(14.6%), 70대 이상 557만명(12.7%), 10대 115만명(2.6%) 순이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884만명으로 최다였던 40대는 48만명 줄어든 반면 838만명이었던 50대는 이번에 27만명 늘어 가장 많다. 50대는 숫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40대 이하는 진보, 60대 이상은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50대 표심이 이번 총...
입력:2020-04-06 15:10:01
[칼럼] 예배의 중심 십자가를 바라보라
예배의 중심엔 십자가가 있다. 이 땅에 수많은 예배가 있다. 하지만 십자가가 중심이 아닌 예배는 참 예배가 될 수 없다. 예배에서 예수님의 위치는 정말 독특하다. 십자가를 지신 어린 양 예수님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함께 예배의 대상이시다.(계 7:10) 그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예배를 드리시는 대제사장이었고 동시에 예배의 희생제물이었다.(히 9:11~12) 예배를 받으시는 분이 예배를 드리는 분이고 예배의 제물까지 된다는 말이 상상이나 되는가. 이런 삼중(三重) 역할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
입력:2020-04-06 11:10:01
[시온의 소리] 고통의 시간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나다
작가 엘리 위젤(1928~2016)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유대인 600만명이 학살된 이 참극에서 그 역시 부모와 세 명의 여동생이 희생됐다. 생존 후 10여년간 홀로코스트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친구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설득으로 ‘밤’이라는 회고록을 출간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대학에서 가르치며 평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해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2016년 7월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제자 아리엘 버거는 스승의 강연록을 모아 ‘위트니스(Witness)’를 발간했다. 국내에는 ‘나의 기억을 보라’는 제목으로 최근 번역 ...
입력:2020-04-06 11:05:01
[한마당] 선거 로고송
선거 로고송은 전령사 역할을 한다. 각 당과 후보의 선거 슬로건과 공약이 압축된 선거송을 통해 유권자들은 선거시즌임을 체감하고 표심을 정한다. 여야 정당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인상적인 메시지를 싣기 위해 고심한다. 4·15 총선에서는 ‘사랑의 재개발’이 부상했다. 유재석씨가 지난해 11월 유산슬이란 트로트가수로 변신해 부른 곡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모두 선거송으로 채택했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이런 노랫말은 야당의 선거 전략인 정권 심판론에 보다 어울린다. 하지만 단...
입력:2020-04-05 15:10:01
[살며 사랑하며] 전염병과 예술가
코로나19의 위협이 잠잠해지기는커녕 점점 더 거세지는 지금, 전 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에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우주를 향해 최첨단 로켓을 발사하는 선진국들이 기본적인 의료장비 부족으로 환자들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아까운 희생자가 속출한다. 이게 안타까움을 넘어선 공포로 다가오는 것은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전염병의 역사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것의 실체에 대한 여러 진실을 보여준다. 전염병이 창궐하고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혼란기에도 재능 있는 예술가들은 그 ...
입력:2020-04-05 15:10:01
[한반도포커스] 현실 안보, 군사력 강화가 우선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각국이 바이러스 통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면서 군사력 강화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은 미국에 작년 말까지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는 경고를 던졌었다. 미국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국제사회의 장기제재 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및 군사적 조치를 공세적으로 천명하고 나섰다. 세계가 북한의 전략무기체계를 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대로 북한은 올 3월 네 번의 실험을 포함...
입력:2020-04-05 15:10:01
[가리사니] 공무원은 영혼이 필요한 존재
현 정권 출범 후 기자들 몇 명과 저녁을 먹을 때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청와대의 갈등설이 있어 자연스럽게 ‘관료의 역할’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정치부를 오래 출입한 모 기자는 공무원의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공무원은 당연히 영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권 창출은 국민이 선택한 것이고, 이는 그들의 철학과 기조가 이미 국민의 동의를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무원은 국민이 동의한 현 정권의 정책 추진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저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기자의 말에 따르면 ...
입력:2020-04-05 15:10:01
[최현주의 알뜻 말뜻] 당신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잘못된 문장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숫자가 ‘불과’한 대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숫자는 사람들이 그토록 중시하는 순위를 재고 역사를 기록하는 핵심문자였다. 가장 정확한 것,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의 증거이자 최상의 기호로 존중받았다. 수학과 과학, 의학, 농업, 음악에 이르기까지 숫자가 괄시받는 분야가 있었는가? 시계, 달력, 계산기, 자, 전화기, 지도, 저울, 카메라, 바코드…. 그 존재 이유나 기능이 숫자에 집중된 도구가 끝없이 등장하는 것은 인류의 삶에 그만큼 숫자가 중요해서이다. ...
입력:2020-04-03 15:10:01
[한마당] 1000원짜리 n번방 반성문
반성문.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문서. 글을 쓰면서 잘못을 자성하는 계기로 삼으라는 반성문의 취지가 요즘 n번방 가해자들로 퇴색됐다. 미성년자 등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공유한 n번방 공범들이 수사·사법기관에 대거 반성문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일같이 재판부에 반성문과 호소문을 내고 있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박사방에서 시작해 ‘태평양원정대’라는 성착취물 공유방을 별도로 만든 ‘태평양’, n번방 운영자 ‘와치맨’. 공판을 앞둔 이들은 요즘 반성...
입력:2020-04-03 15:10:01
[빛과 소금] 교회에 가고 싶다
교회에 가고 싶다. 예배당에 들어가고 싶다. 성가대와 기악부의 찬양을 듣고 싶다. 장의자에 앉아 두 손 모으고 눈 감고 기도하고 싶다. 교회 식당 설거지를 끝내고 남선교회 회원들과 커피 한잔 하고 싶다. 복도를 뛰어다니던 교회학교 아이들이 보고 싶다. 매일 출퇴근 때 교회를 지나간다. 잠깐 들러 기도라도 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것도 안 된다. 지금은 참아야 한다. 지하철을 타고 온 내 옷에 바이러스가 묻었을지 모른다. 교회를 들락거리는 내 모습에 옆집 할머니가 불안할 수 있다. 불안은 의심과 혐오로 이어지기 쉽다. 교회가 손가락질 받고 오해를 받는 일이 ...
입력:2020-04-03 15:05:0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