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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안전’을 닦고 조인다… 놀이공원 개장 준비하는 사람들

에버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시설인 T-익스프레스는 국내 최초의 우든코스터(Wooden Coaster)로 철골 구조물을 이용한 기존의 롤러코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 롤러코스터다. 지난 4일 놀이기구 가동 3시간 전부터 안전 담당자들이 직접 목재트랙에 올라가 트랙 상태, 볼트 너트 조임 상태 등 안전 사항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
 
수직각도 77도의 목재트랙 위에서 안전 담당자가 트랙을 점검하며 조심스레 내려오고 있다(왼쪽). 환경 미화와 안내를 담당하는 그린 서비스(Green Service) 직원이 오픈 전 놀이공원 청소를 하고 있다(오른쪽).
 
하얀색으로 표시된 트랙의 볼트 너트 벌어짐 등을 점검하는 모습.
 
‘크리스마스 위시’ 공연 캐릭터 연기자들이 공연을 앞두고 분장하고 있다.
 
안전관리 담당 직원이 롤링 X 트레인 차량의 바퀴를 점검하고 있다.


수직절벽 레일 위 아슬아슬 올라가
나사 하나하나 일일이 조여
시험운행하며 진동·소리 점검도
공연팀은 캐릭터 맞는 분장에 분주


여명이 밝아올 무렵 ‘꿈과 환상의 나라’가 ‘왕자’와 ‘공주’를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개장까지 남은 시간은 3시간. 한쪽에서는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공연 준비로 바쁘다. 매일 반복되지만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는 중요한 작업들이다.

안전관리 담당자들이 지난 4일 국내 최초 우든 롤러코스터인 ‘T-익스프레스’ 앞에 모였다. 한 번 올라타면 무려 12번이나 무중력의 순간을 경험해야 하는 무시무시한 놀이기구다. 레일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수직절벽에 가까운 레일 위를 안전고리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아슬아슬 올라간다. 사방이 숭숭 뚫린 목재트랙에 오르자 발아래 펼쳐진 풍경이 아찔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기차가 목재트랙을 달리면 볼트와 너트 부분이 조금씩 벌어질 수 있어 수천 개의 나사를 하나하나 체크해야 한다. 나무로 만들어져 스릴감과 속도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지만 철골 구조물을 이용한 기존의 롤러코스터보다 더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 놀이기구 사고는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안전에 관련해선 조그마한 부분도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타는 놀이기구이기 때문에 더욱 더 신경을 쓴다.

기본 레일 점검을 마치면 정식 운행 5분전까지 매일 세 번의 시험운행을 한다. 천 번 이상 탑승했던 베테랑들이 열차의 진동과 소리를 몸으로 체크하며 최종 점검이 끝나야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30년 경력의 강상기(49) 에버랜드 어트랙션 기술팀 수석은 “안전에는 어떤 허용 오차도 있을 수 없다”며 “항상 이중, 삼중으로 점검한 뒤 놀이기구 운행을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팀도 분주히 움직인다. 크리스마스 공연 무대 뒤편의 분장실. 많은 출연자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분장을 한다. 전문 메이크업을 하고 캐릭터 의상을 챙기는 것도 저마다의 몫이다. 20분 남짓 공연을 위해 특수분장을 하는 연기자들은 2시간 이상 메이크업을 하기도 한다. 공연단 소속 서다정(21·여)씨는 “분장 준비가 힘들지만 공연 도중 밝게 웃는 어린이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무대 뒤에서 이들처럼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놀이공원의 화려한 공연과 짜릿한 놀이기구는 더욱 빛이 난다. 에버랜드 롤링X트레인 조성민(33) 주임은 “시민들이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환한 표정을 볼 때 제 가슴도 뻥 뚫린다”며 “남들보다 일찍 새벽에 일하지만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용인=사진·글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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