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랑떼 EGF 코스메틱’ 회장 홍종두(71·인천 수정성결교회) 명예장로는 ‘세일즈계의 전설’로 통한다. 그는 한때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Direct Marketing)’을 펼쳐 한 달에 70억∼80억원어치를 팔기도 했다.
지금도 30만원짜리 ‘EGF 재생크림’을 전화로 판매한다. 직원 250명에게 텔레마케팅 노하우를 가르쳐 파는데 월 매출이 5억∼6억원 정도다. 인천 서구 원당 본사를 포함해 의정부 화정 부천 등 지사가 10곳이다.
지난 19일 인천 본사에서 홍 장로가 전설로 불리게 된 비결을 들었다. 그것은 섬김과 감사였다. 그는 출석하는 교회, 지금은 원로가 된 조일래 목사를 철저히 섬겨왔다. “목사님 사역하실 때 항상 마음 편하게 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그래서 무조건 ‘예스’로 반응했지요.”
그는 교회 새신자 초청잔치 준비위원장을 3년 내리 맡았다. “위원장은 행사를 후원하는 자리인데, 보통 3000여명을 초청해요. 재정적인 부담이 크지만 그래도 맡으라고 하면 순종했어요.” 또 조 목사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을 할 때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홍 장로는 그러면서 철저히 감사했다. “교회와 목회자를 지원하는 것은 하고 싶어도 능력이 안 되면 못하는 거잖아요. 할 수 있으니 감사하죠.”
홍 장로는 다리미, 코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전과, 볼링 세트 등 다양한 제품을 팔았다. 특히 화장품 판매 때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3만9800원짜리 ‘에바스’ 화장품을 5개월 만에 100만 세트 팔았다. 그는 “단일 상품으로 이렇게 많이 판 사람은 전무후무할 것”이라며 웃었다.
역경도 있었다. 그 역경은 예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교도소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CCTV나 블랙박스가 없던 1980년대 초, 그는 할머니를 친 뺑소니범으로 몰렸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런데 같은 방에 들어오는 사람마다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책을 읽었다. 그에게 복음도 전했다. 당시 그는 교회에 다니자는 아내의 말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다. 홍 장로는 그곳에서 성경을 2번 완독했다.
그는 항소이유서 30장을 썼다. 벌금을 내면 풀려날 수 있었지만 죄가 없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검찰이 현장검증을 하고 그의 결백을 받아들였다. 그는 299일 만에 무죄로 풀려났다.
담배를 끊지 못해 힘들었던 시절도 이야기했다. 그는 안수집사 때도 담배를 피웠다. 그러다 대예배 대표기도를 맡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기도할 자격이 있나’ 생각했고 순종해 기도를 하면서 ‘담배 못 끊으면 다시는 교회에 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담배를 딱 끊었다.
홍 장로는 지난해부터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고영만 장로와 함께 LED스크린 판매사업을 시작했다. 총판회사 ‘CDMB LED’ 회장을 맡았다. “LED도 판매니까 자신 있어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목사님들 마음을 읽고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 주면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홍 장로, 고 장로와 식사하는데 고 장로가 푸념했다. “목사님들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바람에 LED 회사 문을 닫을 판이에요.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하니. 게다가 10만원짜리 화장품을 선물로 막 주고. 이거 원.” 한바탕 웃었다. 홍 장로는 “그래도 하나님을 따르면 우리의 사업도 잘 인도해주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인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