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보습력·영양감·지속력 부문 최고점
5개 제품 중 1차·최종 평가서 압도적 1위
유세린, 성분 평가서 대반전 2위로 도약
발림성·영양감 뛰어난 토니모리 그 뒤 이어
식물·한방 성분 효능 인정받은 설화수 4위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온몸이 움츠러들 만큼 매섭다. 마스크를 써도 눈 주변은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눈가 피부는 얼굴 부위 중 가장 얇아 외부의 찬바람과 실내의 건조함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스킨 로션 세럼 크림 등은 눈가를 피해 바르라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따라서 동안 인상의 주요 요소인 눈가 주름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이크림 사용이 필수다. 요즘처럼 추울 때는 더욱 그렇다. 노화의 징후로 꼽히는 눈가 주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크림, 어떤 브랜드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비교 평가해봤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아이크림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추천받았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1∼17일 매출 기준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설화수 ‘진설 아이크림’(25㎖, 27만원), 올리브영의 유세린 ‘하이알루론 아이크림’(15㎖, 5만1000원), 11번가의 미샤 ‘미사 금설 기윤 아이크림’(30㎖, 2만4800원)을 평가 대상으로 선택했다. 이어 베스트셀러 중 ㎖당 최고가인 에스티로더 ‘리-뉴트리브 얼티미트 리프트 에이지 코렉팅 아이크림’(15㎖, 21만5000원), 최저가인 토니모리 ‘플로리아 뉴트라 에너지 아이크림’(30㎖, 1만4900원)을 추가했다. 가격은 지난 18일 추천 유통경로별 판매가 기준이다.
흡수력, 영양감, 지속력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아이크림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김승원 아티스트(Skim Beauty) 대표,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학과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개 브랜드의 아이크림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20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영양감, 지속력 5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국산 중저가 제품의 ‘완승’
이번 아이크림 평가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사용감과 기능만을 평가한 1차 종합평가에서 국내 고가 브랜드와 글로벌 유명 브랜드는 나란히 최하점을 기록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인 만큼 가격도 착하지 않았다. 국산 중저가 브랜드에 비해 13∼28배 이상 비싼 이 제품들은 최종평가에서 나란히 4위와 5위에 머무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 로드숍 브랜드가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국산 고가 브랜드를 큰 점수 차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변의 주인공은 미샤 ‘미사 금설 기윤 아이크림’(827원·이하 ㎖당 가격). 최종평점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6점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미샤 아이크림은 보습력(3.6점), 영양감(3.4점), 지속력(3.4점)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4.4점)에서 1위에 올랐다. 성분평가(3.4점)에서는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인삼수가 베이스로 피부 활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피부에 자극이 될 만한 성분은 페녹시에탄올과 향료 정도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최종평가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김미선 원장은 “효과와 기능이 전반적으로 우수했고 특히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영양감이 뛰어나 지성피부보다 건성피부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평이 있었다.
유세린 ‘하이알루론 아이크림’(3400원)이 2위를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3.2점. 발림성(3.4점)은 좋은 편이었고 영양감(3.4점)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흡수력(2.0점)은 가장 뒤처졌고 보습력(2.8점)과 지속력(2.8)도 중간 수준으로 1차 종합평가(2.6점)에서는 3위였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독일 약국에서 시작된 제품답게 성분평가(4.6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다른 제품에 비해 성분이 단출한 점과 향료를 쓰지 않은 점이 높게 평가됐다. 단 페녹시에탄올 성분이 감점 요인이 됐다. 좋은 성분을 인정받은 유세린 아이크림은 고가 제품에 비해 비교적 좋은 가성비로 2위에 올랐다. 최윤정씨는 “바른 뒤 손으로 톡톡 두드리면 마치 껌처럼 제형이 늘어날 정도의 쫀쫀한 텍스처로 흡수가 더딘 점이 불편했지만 영양감과 지속력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평했다.
3위는 토니모리 ‘플로리아 뉴트라 에너지 아이크림’(497원). 최종평점은 2.7점. 발림성(4.2점)과 영양감(3.4점)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 흡수력(3.2점), 보습력(3.2점), 지속력(3.0점)도 좋은 편이었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3.6점)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분평가(1.3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피부 트러블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실리콘과 피이지 성분, 향료, 색소 등 주의 성분이 다른 제품에 비해 다수 있었다. 단 쉐어버터, 글리세린, 달맞이꽃오일 등 건성피부에 도움이 될 만한 강력보습 성분은 좋은 성분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평가 제품 중 최저가였던 토니모리 아이크림은 최종평가에서 뛰어난 가성비를 발판삼아 3위로 올라섰다. 김승원 대표는 “최상의 발림성과 보습력을 갖췄고 질감은 좋지만 향이 너무 강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4위는 설화수 ‘진설 아이크림’(1만800원). 최종평점은 2.5점. 영양감(3.0점)과 지속력(3.2점)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보습력(2.6점)은 가장 뒤처졌고 발림성(1.8점)도 처지는 편이었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2.2점)에선 최하위였다. 뛰어난 한방 성분을 강조하는 브랜드지만 성분평가(2.0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구주소나무껍질 추출물을 베이스로 하고 있고 식물과 한방 성분의 효능은 인정받았다. 그러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피이지류와 페녹시에탄올, 향료가 문제성분으로 꼽혔다. 고진영 원장은 “바를 때도, 흡수된 뒤에도 벨벳 같은 느낌이어서 건조한 피부라면 당기는 느낌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브랜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스티로더의 ‘리-뉴트리브 얼티미트 리프트 에이지 코렉팅 아이크림’(1만4334원)은 5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은 2.0점. 흡수력(3.6점)은 가장 뛰어났으나 보습력(2.8점)과 지속력(2.6점)은 뒤처지는 편이었다. 발림성(1.6점)과 영양감(1.8점)은 제일 좋지 않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2점)에서 설화수 아이크림과 함께 최하점을 기록했다. 성분평가(3.9점)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최저가 제품보다 28배 이상 비쌌던 에스티로더 아이크림은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김정숙 학과장은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다른 제품에 비해 발림성이 약할 뿐만 아니라 많이 바르면 화장이 밀리는 결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