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건강

[명의에게 묻다] 만성 축농증, 물혹·코뼈 휜 증상 동반 땐 수술해야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이 코감기를 앓은 뒤 급성 축농증을 합병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한 환자의 콧속을 내시경으로 샅샅이 훑어보고 있다. 이병주 기자


20.16회. 2016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 한 명이 1년 동안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9회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왜 이렇게 병원 방문이 잦을까. 완치가 힘든 난치병이나 불치병이 많은 탓일 수 있지만, 잦은 재발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의&인의를 찾아서 주목! 이 클리닉' 시리즈에 이어 '건강의 길, 명의에게 묻다' 시리즈를 새로 시작한다. 국민이 병원을 자주 찾게 만드는 다빈도 상병과 난치병 극복, 재발률 감소를 위해 챙겨야 할 의료정보를 국내 최고 권위자의 도움말로 소개하는 형식이다. 첫 회는 콧병 전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55) 원장이 들려주는 '국민 콧병' 축농증과 비중격만곡증 극복하기다.

정 원장을 찾는 축농증 환자 2명 중 1명은 방문 동기로 주변의 소개나 추천을 꼽는다. 그 다음으로는 요즘 많이 이뤄지는 인터넷 검색이 35%, 타병원 의뢰가 10% 정도다. 그만큼 치료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정 원장은 1988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했다. 인턴 및 전공의 수련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받았다. 96년부터 98년까지 3년간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및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코 질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의사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인심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이 환자에게 격의 없이 다가서는 정 원장의 푸근함은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콧병 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음은 정 원장이 들려주는 축농증과 비중격만곡증 치료 시 주의할 점이다.

Q 감기와 축농증(부비동염)은 어떻게 구별하나?

A
감기는 콧속 비강이나 상기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반면 축농증(부비동염)은 코 주위 얼굴 뼈 속에 동굴처럼 존재하는 빈 공간(부비동)에 염증과 고름(농)이 고여 있는 상태다.

축농증은 발병 기간이 4주 이내인 급성 축농증과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축농증으로 나뉜다. 초기에는 감기 증세와 비슷하다. 따라서 감기가 잘 낫지 않고 2주 이상 오래갈 때는 축농증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비강(콧속)이나 상기도의 염증이 부비동으로 번지면 축농증으로 쉽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만성 축농증은 감기와 달리 열이나 몸살 기운이 없는 게 특징이다. 대신 코 막힘과 함께 기침과 가래가 많다. 만성 두통이나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Q 축농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A
일반적으로 급성 축농증은 약물 복용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항생제와 소염제, 점액용해제 등을 복용하면 대체로 3∼4일 만에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은 절대 금물. 급성 축농증을 깨끗이 치료하기 위해선 적어도 2∼3주간 꾸준히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 복용하기를 중단하면 재발 위험성이 높아진다. 물론 만성 축농증으로 발전하는 빌미도 된다.

만성 축농증 역시 약물치료가 기본 원칙이다. 뿌리가 완전히 뽑힐 때까지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또한 비강용 생리식염수로 매일 코 세척을 하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수술은 약물 치료에도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코 막힘 증상이 아주 심할 때 고려하게 되는 치료법이다.

코 물혹(비용종)이나 비중격만곡증(코뼈가 휘는 증상)이 동반돼 있을 경우엔 수술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코 물혹과 비중격만곡증은 약물로 치료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약물치료로 축농증 증상을 개선한다고 해도 코 물혹과 비중격만곡증 때문에 재발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축농증 수술은 코 내시경으로 한다. 콧속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부비동과 주변 점막 상태를 의사가 직접 들여다보면서 병든 조직이나 물혹을 제거하고 부비동 배출구를 넓혀 고장 난 환기 및 점액배설 기능을 회복시켜준다. 이때 비중격만곡증이 있으면 비중격을 바로잡는 수술(비중격 교정술)도 같이 해준다.

최근에는 축농증 수술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 좀 더 정밀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부비동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수술 뒤 축농증이 재발한 경우, 염증조직이 뇌기저부와 인접해 위험한 경우, 코 물혹(비용종)을 동시에 제거해야 할 때 등에 주로 활용된다.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이뤄지며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수면마취를 병행한다. 수술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Q 축농증(부비동염) 예방 생활수칙은?

A
축농증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발병의 고리 역할을 하는 코감기에 걸리지 않고, 감염 시 확실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 씻기를 습관화하고, 급격한 실내외 온도변화에 주의하며 실내습도를 50∼60%로 유지한다.

하루 한 번 정도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을 하면 축농증은 물론 비염이나 코감기 등 코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중격만곡증에 의한 비염이 축농증을 합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코 건강을 바란다면 평상시 비염 등 코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비중격만곡증은 언제 치료하는 것이 좋은가?

A
비중격만곡증은 코 안을 좌우로 나누는 얇은 판 모양의 연골(비중격)이 휘는 증상이다. 한국인 10명 중 7명꼴로 발견될 정도로 흔하지만 이상 증상이 없을 경우 굳이 교정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교정이 필요한 경우는 비염이나 축농증과 같은 콧병을 동반했을 때다. 비중격만곡증이 있으면 한 쪽 비강이 좁아져 코 막힘이 생기기 일쑤이다. 또 비강 점막이 수시로 부어올라 비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부비동의 자연 환기를 방해해 축농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로 휘어진 비중격을 바로잡는 수술이 필요한 때다. 단, 수술은 만 17세 이후에 하는 것이 정석이다. 비중격을 포함해, 코뼈는 만 17세까지 계속 성장하기 때문이다. 코뼈가 성장하는 동안 비중격을 수술하면 이후 다시 변형될 수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