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베이징∼뉴욕 2시간 안에 주파… 中,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 박차



중국이 베이징에서 뉴욕까지 2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기(개념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역학연구소 추이카이 교수 연구팀이 시속 6000㎞로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이 극초음속 비행기는 음속의 5배(마하 5)인 시속 6000㎞ 이상으로 날아 베이징에서 뉴욕까지 1만1000㎞를 2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다. 일반 여객기로는 14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연구팀은 인공적인 바람을 발생시키는 풍동(風洞) 실험에서 극초음속 비행기 축소 모델로 음속보다 7배 빠른 시속 8600㎞ 이상의 속도를 냈다. 이 비행기는 1차대전 때 영국의 복엽비행기와 유사하다. 아래 날개가 앞을 향해 팔을 벌린 것처럼 돼 있고, 기체 뒤쪽에는 박쥐처럼 생긴 위 날개가 달려 있다. 그 모양이 영어 철자 ‘I’와 비슷해 아이 플레인(I-plane)으로 불린다.

연구팀은 “이런 날개 구조는 극초음속 비행 시 발생하는 기체 흔들림과 저항을 줄여주고 상승력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승객 200명과 화물 20t 정도를 싣는 보잉737과 같은 크기로 극초음속 비행기를 만든다면 탑승객은 50명, 화물은 5t 정도만 실을 수 있다.

상용화까지는 난관이 많다. 우선 극초음속 비행 시 발생하는 1000도 이상의 열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최대 난제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1976년부터 운항해 파리∼뉴욕 구간 비행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해 3시간대에 비행했지만 고비용과 안전문제 등으로 2003년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의 극초음속 비행 기술은 향후 군사 분야에서 판도를 바꿔놓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SCMP는 평가했다. 극초음속 전략폭격기 등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WU-14’ 극초음속 비행체 발사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 공군은 ‘X-51 웨이브라이더’ 순항미사일, 러시아는 ‘지르콘’ 극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각국의 극초음속 분야 경쟁도 치열하다. 미 록히드마틴사는 극초음속 정찰타격기 ‘SR-72’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는 시속 1700㎞가 넘는 여객기 ‘X-플레인’도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