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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요시노 겐자부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최근 일본에서는 80년 전에 출판된 청소년 소설의 만화판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발매 3개월 만에 70만부를 돌파한 이후 지난 2월 초 170만부를 돌파했다. 그런데 이 만화판을 구입하는 주 독자층이 청소년이 아닌 성년이라는 사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1930년대 원작 내용을 현 시대에 맞게 조금 수정한 점 이외에는 기본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중학교 2학년 코페르는 근처에 사는 삼촌과의 교류를 통해서 이지메 빈곤 등에 관해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특히 친구를 배신한 사건을 계기로 인간이 가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을 발견해간다.

원작자인 요시노 겐자부로(1899∼1981)는 진보잡지 ‘세카이(世界)’의 초대 편집장을 지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아동문학가로 유명하다. 책이 출판된 37년은 중일전쟁이 발발한 때이다. 당시 요시노는 일본이 군국주의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시대상황을 비판하고 경계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특히 아무런 의식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청소년들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에서 책을 저술했다.

그런데 출판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원작의 만화판이 성년 독자층을 중심으로 이상할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전쟁과 같은 일상에 매몰돼, 장래에 대한 불안이 만연한 지금이 20세기 초반의 시대상황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진보할 것을 끊임없이 종용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사고할 권리가 무의식적으로 박탈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 속 삼촌의 대사는 각자 삶의 좌표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같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또는 세상이 인정한 방식대로만 산다면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없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앞서 살았던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지혜와 견주어 보거라. 거기서 너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단다.”

교토=유혜림 통신원(교토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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