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나 러시아가 미국의 핵무기를 통제하는 미 전략사령부에 핵미사일을 발사하면 어떻게 될까. CNN방송은 유사시 전략사령관을 대피시키도록 특수설계된 항공기 ‘둠즈데이’(Doomsday·최후의 날·사진) 시승기를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미 전략사령부로 북한이나 러시아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전략사령관은 실시간으로 대피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지하기지에서 둠즈데이가 있는 지상 활주로까지 한 번에 다다르는 통로가 열려 순식간에 대피가 가능하다.
둠즈데이 내부에는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공중에서 전 세계에 배치된 핵무기 발사를 명령할 수 있도록 통제장치가 설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기상상황을 실시간 살펴 핵무기 발사 위험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E-6B로도 불리는 둠즈데이는 보잉707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공중급유로 수일에 걸쳐 비행이 가능하며 해저에 숨어 있는 아군 잠수함까지 명령 전파가 가능하도록 대형 안테나를 갖췄다. 이곳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해 합참의장과 국방장관 등 주요 인물의 위치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둠즈데이는 과거 냉전시대에는 구소련으로부터의 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공중에 떠 있었다. 최근에도 러시아와 북한 등으로부터 핵 위협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비상상황 대응차 정기적으로 훈련을 한다.
전략사령부가 이 같은 핵전쟁 대비 시나리오를 공개한 건 최근 전쟁 우려가 높아진 데 따라 자국민을 안심시키고 핵전쟁 수행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작전사령부 국제작전 부국장을 맡은 그레고리 보웬 준장은 CNN에 “우리는 잠재적 적국들이 우리를 공격할 때 치러야 할 대가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