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들과 합의 안된 채 시리아 공격 트윗 올려 패닉
트럼프 “시점 말한 적 없다” 메르켈 “독일은 공격 불참”
시리아를 당장 타격할 것처럼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인 트위터 글로 백악관과 국방부가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위협은 행정부 내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채 나온 것이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 선언으로 백악관 참모들과 국방부를 무방비 상태에 빠뜨렸다고 12일 지적했다. 한동안 시리아 사태 대응을 놓고 숙고하는 분위기였던 트럼프는 전날 아침 침묵을 깨고 “미사일들이 (시리아로) 날아갈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미사일을 격추하겠다는 러시아 측 발언을 언급하며 “그래, 러시아야 준비 태세를 갖춰라”라고 자극하기까지 했다.
이 발언은 미 행정부 내에서는 물론 주요 동맹국과도 합의에 이르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CNN은 백악관 관계자와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사안에 대한 명확한 전략 없이 충동의 격발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의 트윗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말로 들린다.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사일 공격 예고 트윗을 올린 지 하루 만에 “나는 시리아 공격 시점을 말한 적은 없다. 아주 금방 공격할 수도, 그리 빨리는 공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만 시리아 주변에 미국 구축함 2대가 배치되고, 전투기와 잠수함도 타격 준비에 나서는 등 공격이 임박한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도 시리아 공격과 관련해 긴급 각료회의를 개최했고 프랑스도 공격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독일은 시리아 군사 응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은 서방 공습에 대비해 수도 다마스쿠스의 주요 군사시설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력 항공기 일부를 러시아 기지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