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2월 3일 밤, 미군 수송선 돌체스터호는 독일군 잠수함의 어뢰를 맞고 침몰합니다. 이때 4명의 군목은 잠든 병사들을 깨우고 대피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이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못한 병사들에게 주저 없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대서양에서 최후를 맞습니다.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숭고한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군목들의 삶은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불멸의 군목들’이라고 부릅니다. 미 육군 군종학교에서는 지금도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4명의 군목 중 가장 젊었던 클락 폴링 목사는 사고 당시 32세였습니다. 그는 출항 전 부친에게 이런 기도제목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저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기도하지 마시고 제가 임무를 다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자신의 안전보다 임무를 우선시하는 목사였기에 죽었지만 지금도 살아있는 불멸의 군목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임무, 조국이 맡긴 임무, 회사가 맡긴 임무를 생명 다해 감당하는 사람은 죽어도 그 감동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죽음과 함께 잊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짧게 살아도 오래토록 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성규 목사(부산 부전교회)
삽화=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