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인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맘이나 동거 등의 형태로 아이를 키워도 차별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Eurostat)는 유럽에서 혼인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0년과 2016년의 조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나라에서 혼외출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EU 28개 회원국과 4개 비회원국(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가운데 10개국에서 절반이 넘는 신생아가 혼외출생자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혼외출산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프랑스로 신생아의 59.7%가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기 10명 중 6명은 혼외출산으로 태어난 셈이다.
불가리아와 슬로베니아의 혼외출산 신생아 비율은 각각 58.6%로 프랑스의 뒤를 이었다. 에스토니아(56.1%) 스웨덴(54.9%) 등에서도 절반 이상의 신생아가 결혼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태어났다. 혼외출산 비중이 가장 적었던 나라는 그리스(9.4%)다. 2016년 EU 회원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총 510만명이다.
혼외출생자 비율이 낮았던 지중해 연안 국가들도 그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몰타의 경우 2000년 10.6%에서 2016년 31.8%로 3배 증가했다. 이탈리아 역시 9.6%에서 28.0%로 3배 늘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