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눈동자에 ‘선글라스’ 낀다… FDA ‘변색 콘택트렌즈’ 허가



햇빛을 받으면 선글라스처럼 색이 짙어지는 콘택트렌즈가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부터 판매된다고 CBS방송 등이 전했다. 다만 이 제품은 자외선 보호 기능이 제한적인 만큼 장시간 햇빛 노출은 피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FDA 기기·방사선건강센터 안과 관련 부서장 맬비나 에이델만은 보도자료에서 “이 콘택트렌즈는 햇빛 아래서 자동으로 어두워지는 안경에 쓰인 것과 같은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FDA는 변색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도 주야간 차량 운전에 지장이 없는지 검증하기 위해 2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어떤 문제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가 개발한 아큐브 오아시스 콘택트렌즈다(사진). 이 렌즈는 별다른 안과 질병이 없는 근시와 원시 보유자 모두 시력 교정을 위해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정 수준의 난시나 눈에 비정상적인 곡률이 있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 FDA는 제품이 최장 14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착용한 채 잠을 자거나 물에 닿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는 내년 상반기 중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부서장 샤오유 송 박사는 “이번 혁신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며 “콘택트렌즈 착용자가 활동적인 생활에서 매일 접하는 빛의 상태를 바꿀 수 있도록 돕는 해법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1000여명을 대상으로 무수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제품 개발에 10년 이상 걸렸다고 설명했다.

미 안과학회 임상 분야 대변인 래비 고엘 의학박사는 변색 렌즈에 대해 “흥미로운 기술”이라면서도 착용자들이 햇빛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CBS는 전했다. 아큐브 오아시스 콘택트렌즈는 눈동자를 덮는 부분만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고엘 박사는 이 점을 강조하며 “눈이 보호장치 없이 강한 햇빛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자외선이 각막과 주변 세포들을 손상시킬 수 있고, 백내장과 황반변성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태양을 직접 쳐다보지 말고 모자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할 것을 권했다. 구체적으로는 ‘UV400’이나 ‘자외선 100% 보호’ 표시가 붙은 선글라스가 자외선을 약 99.9% 막아준다며 “변색 기술 적용 여부를 떠나 콘택트렌즈로는 아직 이런 수준의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