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 ‘착한 가격’ 마몽드, 1위 입맞춤









에스쁘아는 지속력 가장 뛰어나 클리오, 발색력서 큰 점수 받아
디올은 밀착·지속력서 점수 깎여 랑콤, 성분 평가서 최저점 ‘추락’
국산 중저가 브랜드 약진 돋보여 세계적 명성 수입품은 기대 이하


봄이 무르익고 있다. 화사한 봄을 맞아 여성들이 즐겨 구입하는 품목의 화장품은 립스틱이다. 롯데백화점 김대수 마케팅부문장은 22일 "그동안 립스틱은 저렴한 가격에 효과적인 메이크업 느낌을 줄 수 있어 경기 불황기 이슈 아이템으로 꼽혀 왔지만 최근에는 봄 시즌 최고 메이크업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화사한 봄맞이 메이크업을 즐길 수 있는 립스틱, 어떤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 봤다. 립스틱 평가는 2015년 5월, 2017년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5개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주로 쓰는 립스틱을 비교·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를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1∼10일 매출 베스트 립스틱(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경로별 베스트셀러 추천 제품에는 일반 립스틱과 매트 립스틱, 틴트가 섞여 있었다. 일단 틴트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 제외하고 일반 립스틱과 매트 립스틱은 장단점이 있어 구분하지 않고 평가하기로 했다.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디올 ‘루즈 디올’(3.5g/4만2000원), 올리브영의 클리오 ‘루즈 힐 벨벳’(3.4g/1만8000원), 11번가의 에스쁘아 ‘립스틱 노웨어 M’(3.7g/1만6150원)을 평가대상으로 선택했다. 여기에 g당 최고가인 랑콤 ‘르 압솔뤼 루즈’(3.4g/4만2000원)를 추가했다. 최저가인 페리페라 ‘루즈팡’은 이미 단종된 제품이어서 그 다음으로 저렴한 마몽드 ‘트루 컬러 립스틱(3.5g/8250원)을 평가대상에 넣었다. 립스틱 색상은 각 판매처에서 가장 인기 있다고 추천해주는 것으로 구입했다. 가격은 추천 유통경로별 지난 10일 기준 판매가다.

발색력 지속력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립스틱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가지 립스틱을 소독된 커터로 잘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4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립스틱 입자의 굵기(텍스처), 균일하게 쉽게 발리는지(발림성), 바른 뒤 들뜨지는 않는지(밀착력), 색깔이 잘 발현되는지(발색력), 색상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지속력)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국내 중저가 브랜드, 성분 좋아 상위권

이번 립스틱 평가에서는 국산 중저가 브랜드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반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수입 고가 브랜드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성분이 좋지 않아 순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국산 브랜드 립스틱들은 포장지에 전 성분이 표기돼 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인 마몽드의 ‘트루 컬러 립스틱’(2357원·이하 g당 가격)이 최종평점 5점 만점에 4.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지속력(3.7점)과 밀착력(3.2점)은 뛰어난 편이었다. 그러나 텍스처(2.7점)와 발색력(2.8점)은 처지는 편이었고 발림성(2.4점)은 가장 떨어졌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4점)에선 최하점을 기록했으나 성분평가에서 반전이 시작됐다. 4.6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착한 성분에 ‘가성비 갑’이었던 마몽드 립스틱은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다. 김정숙 교수는 “발림성은 좋지 않으나 밀착력과 지속력이 뛰어나 자주 덧바르지 않아도 된다”면서 “립스틱은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성분이 매우 중요한데 다른 제품에 비해 유해성분이 적게 들어 있고 가성비도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에스쁘아의 ‘립스틱 노웨어 M’(4364원)과 클리오의 ‘루즈 힐 벨벳’(5294원)이 동점으로 2위에 올랐다. 최종평점은 3.5점. 에스쁘아 립스틱은 지속력(4.5점)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텍스처(2.3점)는 가장 떨어졌고, 발림성(2.5점)도 처지는 편이었다. 밀착력(3.2점)은 중간 수준이었고 발색력(3.5점)은 좋은 편으로, 1차 종합평가(2.9점)에서 2위를 했다. 성분평가(2.6점)에서는 3위를 했다.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디메치콘의 함유량이 많은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평가 대상 중 두 번째로 저렴했던 에스쁘아 립스틱은 가성비를 발판 삼아 2위 자리를 지켰다. 최윤정씨는 “매트하지만 실제로 발랐을 때 건조한 느낌이 없는 립스틱으로 가성비가 좋고, 사용감과 성분도 중간 이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클리오 립스틱은 발색력(3.7점)이 가장 뛰어난 립스틱으로 꼽혔다. 발림성(3.2점), 밀착력(3.2점), 지속력(3.5점)도 중간 수준이었다. 텍스처(2.5점)는 처지는 편이었던 클리오 립스틱은 1차 종합평가(2.9점)에서는 에스쁘아와 함께 2위를 했다. 성분평가(4.3점)에서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티타늄디옥사이드 성분이 함유된 점과 색소 종류가 많지 않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진영 원장은 “색감이 잘 표현되고 얇게 밀착이 잘 돼서 발랐을 때 느낌이 좋다”면서 “성분과 가성비도 착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디올의 ‘루즈 디올’(1만2000원)은 4위를 했다. 최종평점은 2.0점. 텍스처(4.0점)는 가장 뛰어났고, 발림성(3.2점)도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밀착력(1.9점), 발색력(2.0점), 지속력(1.3점)은 모두 최저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2.8점)에서 4위를 했다. 성분평가(2.3점)에서도 4위를 했다. 발암 가능성을 의심받는 BHT 성분과 페녹시에탄올 등이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최윤정씨는 “성분이 좋지 않고 가성비도 낮지만 글로시한 사용감으로 발색이 연하고, 촉촉한 타입이어서 입술이 건조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랑콤의 ‘르 압솔뤼 루즈’(1만2352원)는 5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은 1.5점. 발림성(3.7점)과 밀착력(3.5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속력(2.0점)은 약한 편이었으나, 텍스처(3.5점)와 발색력(3.0점)도 좋은 편이었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4.0점)에서 1위를 했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1.2점으로 최저점을 받으면서 추락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피이지 성분과 제라니올, 메칠2-옥티노에이트 등 다수의 자극적인 방향성분이 문제 성분으로 꼽혔다. 평가 대상 중 최고가로 최저가보다 5배 이상 비싸 가성비도 낮았던 이 제품은 최종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김미선 원장은 “발리는 느낌이 부드럽고 좋았지만 지속력이 약한 것이 단점이었고, 무엇보다 성분이 좋지 않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