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결혼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명한 예비신랑·신부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혼전 건강검진이다.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 서로의 건강상태를 미리 점검하자는 것이다.
결혼 전 여성검진 항목으로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및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등이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로 불리는 자궁경부 세포진·초음파 검사는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내막용종 자궁내막증, 자궁의 기형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증가하고 있는 자궁내막증과 내막용종을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
자궁내막은 태반이 자리를 잡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자궁내막증은 자연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불임이나 난임으로 이어지거나 심할 경우 조기 폐경, 근종 발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혈액검사는 혈액을 통해 풍진, 성병, 생리불순 등 다양한 질환을 살피는 데 필요하다. 임신 중 풍진에 감염되면 태아 기형을 초래할 수 있다. 풍진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을 경우 예방접종을 한다. 이 경우 3개월 동안은 피임을 해야 한다. 풍진 예방접종 후 바로 임신하면 태아에게 수직 전염될 수 있어서다.
만약 혼전 성 경험이 있는 신랑이라면 반드시 성병 검사도 받도록 하자. 성병 균에 감염되면 절대 그냥 낫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감염 후 한동안 잠복기를 지나서야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별다른 증세 없이 보균만 하고 있는 상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간단한 치료로 끝났을 요도염이 전립선염 부고환염 고환염 등으로 발전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예비 신부에게 병균을 옮겨 질 자궁 난소에 염증을 유발할 위험성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염 및 성기능, 생식기능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 최근 컴퓨터 사용 등으로 장시간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 20∼30대에서도 전립선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갑자기 소변 횟수가 늘어나거나 배뇨통을 느낄 경우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
전립선염은 성병같이 전염성 질환도 아니고 아기를 갖는 데도 문제가 없지만 만성전립선염으로 발전하면 자신감 약화와 우울증, 발기부전 등을 합병해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진찬희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