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가 연장된 자구안 합의 최종 시한을 앞두고 주말 협상을 이어갔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23일 또다시 피 말리는 벼랑 끝 협상이 예상된다.
한국GM 노사는 21일 오전 인천 부평공장에서 제13차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했으나 성과 없이 정회했다. 교섭에서 사측은 5년으로 명시했던 무급휴직 기간을 4년으로 줄이고, 노사 합의 전에 추가 희망퇴직을 받는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 반발로 합의가 불발됐다. 22일에도 별다른 교섭 진전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교섭 전반의 최대 쟁점은 복리후생과 근로자 고용 문제의 우선순위 설정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조가 복리후생비 절감에 먼저 동의하면 군산공장 추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무급휴직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전환배치 등 군산공장 직원의 고용을 일정 정도 보장해줘야 비용 절감에 합의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사는 23일까지 임단협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한국GM은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간다. 사측은 협상 시한이 지나면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채무불이행이 시작되는 25일을 전후해 법정관리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 협력업체들은 노사 양측의 양보와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1일 부평공장을 찾아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해온 작업이 무위로 돌아간다”며 합의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배리 엥글 GM본사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비공개 면담도 했다. 면담에서는 실사보고서 및 GM본사와 산업은행의 주주 간 협약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이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전달한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한국GM이 경영정상화 계획을 실행하면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GM본사의 한국GM 지원, 노사의 자구계획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한국GM 정상화는 노사 협상 결과에 달려 있는 셈이다.
정건희 홍석호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