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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급소 된 ‘충견’ 코헨

사진=AP뉴시스


추문 해결사이자 법적 총알받이
불륜상대인 포르노 스타 입 막고 아들·측근 불륜 스캔들도 처리
집권 후엔 수차례 해고 위협 당해… NYT “압수수색 받은 뒤 변심 조짐”
초조한 트럼프, 기자 실명 비난


“저는 얘기가 새나가는 걸 막는 사람입니다. 대통령님과 그 가족까지 지키는 사람이고요. 대통령님 대신 총알도 맞을 수 있습니다.” 절대복종을 맹세했던 한때의 충견(忠犬)이 끝내 주인의 뒷덜미를 물어뜯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결사’를 자처해 온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헨(51·사진)이 변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헨이 연방검찰 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집권 전까지 온갖 궂은일을 맡으며 심복 역할을 했지만 이후 푸대접을 받은 데다 최근 검찰이 수사망을 좁히면서 마음이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최근 백악관 변호사와 법률 고문들이 줄지어 사임한 것도 코헨의 변심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코헨은 십수년 전부터 트럼프를 위해 일해 온 최측근이다. 트럼프의 ‘핏불(사냥개)’로 명성이 자자했다. 최근에는 트럼프와 관계를 맺은 포르노 배우 스토미 다니엘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를 입막음하려 대선 직전 13만 달러(약 1억3900만원)를 주고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일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코헨은 전에도 트럼프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의 불륜 파문을 수습했고, 심지어 가족이 아닌 트럼프의 기금모금자 엘리엇 브로이디의 불륜 사실을 덮는 역할까지 했다.

이 같은 공로에도 불구하고 코헨의 능력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트럼프는 집권 뒤 그를 논공행상에서 제외시켰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불필요한 모욕을 주는가 하면 최소 두 번 이상 해고 위협까지 했다. 이에 코헨은 주변에 고립감을 호소해 왔다. 과거 트럼프의 정치고문이던 로저 스톤 주니어는 “트럼프는 코헨을 쓰레기처럼 대했다”고 NYT에 말했다.

상황이 변한 건 수사 당국이 코헨을 목표물로 삼으면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일 코헨의 사무실과 호텔방을 급습해 사업기록과 이메일을 압수수색했다. 클리포드에게 지급한 13만 달러의 출처를 알아내려는 수사다.

미 법무부도 코헨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시 코헨 혼자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다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다. 불안해진 트럼프는 FBI의 압수수색 나흘 뒤 코헨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당시 트럼프를 도운 정책전문가 샘 넌버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코헨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초조한 심정은 언론 대응에서도 나타났다. NYT의 보도 이튿날인 21일 트럼프는 트위터로 NYT를 맹비난했다. 특히 기사를 작성한 매기 허버만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3류”라고 인신공격했다. 트럼프는 “(NYT와 허버만은) 있지도 않은 취재원과 코헨을 싫어하는 주정뱅이나 마약쟁이들을 동원해 코헨과 나 사이를 망가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주류 언론과 각을 세운 지는 오래됐지만 기자의 이름을 직접 호명해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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