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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밀치고 삿대질… 이명희 추정 ‘폭력 영상’ 파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014년 5월 인천 하얏트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다. 이 여성은 공사를 진행하는 여성 직원에게 삿대질을 하고(①) 화가 풀리지 않는지 여성 직원의 등을 거칠게 밀었다(②). 또 이를 말리는 다른 직원도 주먹으로 위협한 뒤(③) 서류 뭉치를 바닥에 집어 던지고 있다(④). JTBC 화면 캡처


2014년 인천 호텔 공사장서 “현장 지휘 중 폭언·폭행”
익명 제보자 언론에 공개… 경찰, 이명희 사건 내사 착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사 현장에서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이 그동안 제기된 이 이사장의 폭행·폭언 논란에 대해 23일 내사에 착수한 상태여서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영상에서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평상복 차림의 여성은 안전모를 쓴 여성 직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호통을 치더니 급기야 바닥에 떨어진 자재를 걷어차고, 해당 직원을 잡아끌고 밀쳤다. 여직원에게 돌진하는 여성을 다른 직원이 붙잡자, 말리던 직원의 손에 있던 서류 뭉치를 빼앗아 바닥에 내던지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인천 하얏트호텔 증축 공사현장에서 2014년 5월 촬영됐다. 이 이사장은 당시 호텔 조경공사와 관련해 업체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영상 속 여성이 이 이사장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 이사장의 폭행·폭언 논란 사건을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자택 운전기사와 가정부, 자택 리모델링 공사 작업자 등을 대상으로 이 이사장이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 이사장이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물건을 집어던졌다는 하얏트호텔 전 직원들의 제보도 추가 공개됐다. 경찰은 제보자들을 접촉해 구체적 피해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 및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은 대한항공 본사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은 대한항공 해외지점을 출장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관세청 조사관 20여명은 서울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진관광 사무실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업무공간으로 쓰는 곳이다. 조사관들은 컴퓨터, 관련 서류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와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했다.

관세청은 지난 21일 한진그룹 3남매(조현아·원태·현민)의 자택,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었다. 이 압수수색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내역 분석을 통한 혐의 입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추가 압수수색은 대한항공을 이용한 상습적 탈세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쇼핑을 한 뒤 물건을 해당 지역의 대한항공 지점을 통해 밀반입한 뒤 자택으로 배달시켰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해외지점을 직접 조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전날 사과문을 통해 신설키로 약속한 사내 준법위원회 위원장으로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을 위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세종=이성규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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