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가 살 수 있는 외계 행성의 존재는 인류의 오랜 호기심 중 하나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우리 은하계에서 지구형 행성을 찾는 케플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07년 케플러 망원경을 인공위성에 쏘아 올린 이래 우리 은하계에서 수천 개의 행성과 수십 개의 지구형 행성이 발견됐다. 지구형 행성이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의 행성을 말한다. 대략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규모가 지구 정도는 돼서 대기층을 형성할 정도의 중력을 가져야 한다. 둘째, 기체가 아닌 암석형 행성이라야 거주가 가능하다. 셋째, 항성(별)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 너무 가까우면 뜨겁고 너무 멀면 추워서 살기에 적당하지 않다. 대략 태양에서 지구 정도의 거리가 적당하다.
그런데 항성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은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항성의 빛을 반사하는 정도인데 이는 밝기가 충분하지 않다. 최소 몇 광년 이상 떨어진 태양계에서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런 외계 행성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답은 항성 관측에 있다. 행성은 항성 주위를 공전한다. 행성이 앞에서 항성을 가리면 항성의 밝기는 줄어들었다가 벗어나면 다시 밝아진다. 공전주기에 따라 반복되는 현상이다. 어두워지는 정도로 행성의 크기를 예측하고 그 주기로는 항성으로부터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공전 주기와 궤도에 관한 케플러의 3법칙을 이용한다. 이렇게 항성의 밝기를 정밀하게 관측하면 행성의 크기와 항성으로부터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고 지구형 외계 행성을 찾을 수 있다.
케플러 위성은 몇 개월 안에 연료를 모두 소진해 수명을 마친다고 한다. 나사는 외계 행성 탐색을 계속하기 위해 지난주 새 탐색위성 TESS를 쏘아 올렸다. 태양계 근처 최적의 지구형 외계 행성을 찾는다면 먼 미래의 후손들은 이주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까.
이남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