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식 타격·그라운드 기술 등 다양한 볼거리에 스타도 많이 배출
한국에서의 UFC 인기, 복싱 압도
선호도 격차도 세계에서 가장 커… 격투기 유망주 80%는 UFC 선호
미국종합격투기 UFC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이 유별나다. 반면 1970∼80년대 최고 인기 스포츠였던 복싱에 대한 외면현상은 심화돼 UFC와 복싱 선호도 차이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층의 눈길을 잡는 스타 및 마케팅 전략의 유무가 한국에서 UFC와 복싱 간 흥망성쇠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가 25일 입수한 시장조사 전문기관 ‘글로벌 웹 인덱스(GWI)’의 ‘국가별 TV, 온라인 시청을 통한 UFC와 프로복싱 선호도 조사’를 보면 한국에서의 UFC 인기는 복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GWI는 2015∼2017년 36개국의 16∼64세 인터넷 사용자 8만2716명을 대상으로 종목별 선호도와 시청자 수 등을 점수로 환산해 최근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 UFC가 114점, 복싱은 67.1점으로 46.9점의 선호도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스포츠 시장인 미국은 UFC가 74.4점, 복싱은 61.1점이었다. ‘격투기 강국’ 브라질은 UFC가 144.9점으로 우리보다 점수 자체는 높았다. 하지만 복싱 선호도 역시 111점으로 선호도 격차(33.9점)는 한국보다 낮았다.
UFC와 복싱 간 선호 비율 역시 한국은 격차가 컸다. 국내 네티즌이 TV와 온라인으로 시청할 때 UFC를 선호한다는 응답률이 31.1%인 반면, 복싱은 20.6%에 그쳤다. 격차가 10.5% 포인트로 이 역시 36개국 중 1위다.
대륙별로 비교해도 북미(UFC 20%-복싱 19%)만 근소하게 UFC 선호도가 높았을 뿐 남미(35%-41%), 유럽(16%-23%), 아시아(31%-34%)는 복싱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 U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2840만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UFC는 한국인의 눈을 사로잡았을까. 우선 UFC는 입식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 잡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끊임없이 스타들을 배출한다. 코너 맥그리거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팬덤 수준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한국인 1호 UFC 파이터 김동현, 슈퍼 보이 최두호 등의 일거수 일투족은 네티즌의 관심거리가 된 지 오래다. 맥그리거와 메이웨더 간 대결 등 흥미를 끄는 이벤트 연출도 UFC는 뛰어나다. 한국인들이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 스포츠를 원하고 이벤트가 동반된 스포테인먼트 종목을 선호하는 경향도 UFC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복싱은 배고픈 종목이라는 선입견에다 세계 챔피언이 배출되지 않은 지도 십여년이 될 정도로 스타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KO가 적은데 경기 시간도 길자 젊은층이 외면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매스컴의 노출도 저하로 이어졌다.
이교덕 SPOTV 해설위원은 “UFC의 경우 김동현 등 톱랭커들이 이끌고 이들을 롤모델로 삼는 자질 있는 유망주들이 계속 도전하고 있어 스타가 꾸준히 배출된다”고 말했다. 격투기 유망주 5명에게 물어볼 경우 4명이 UFC를, 1명 정도가 복싱을 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