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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지미 카터의 ‘믿음’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으로 꼽는 지미 카터가 93세 나이에 또 하나의 저서 ‘믿음(Faith)’을 펴냈다. 자신의 32번째 작품이자 어쩌면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책에서 카터는 현대인들의 믿음의 실종을 안타까워한다. 그가 말하는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충성과 헌신, 이웃에 대한 신뢰와 선의를 의미한다. 지금도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는 카터는 평생 믿음대로 살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카터는 이 책에서 인간 존재의 모든 영역에서 믿음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갈파한다. 독자들에게 ‘나는 믿음의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카터는 믿음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술하고 있다. 그는 믿음이 우리 삶과 구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부유한 땅콩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난 카터가 정계에 뛰어든 동기는 신앙 차원의 결심이었다. 인종차별과 민권운동의 확산을 지켜보면서 아버지가 물려준 농장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고 사는 게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가 38세 때 주 상원의원에 도전하려고 하자 교회 목사가 찾아와 만류했다고 한다. “교회 집사이자 주일학교 교사로서 고결한 당신이 어떻게 더러운 정치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카터는 “지역구에 7만5000명이 있는데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많은 신자들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대답했다. 정치를 하더라도 기독교적 가치를 전파하고 믿음대로 살겠다는 다짐이었다.

카터는 책에서 대통령 재임 중 핵전쟁을 막기 위해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신뢰를 쌓은 이야기를 비롯해 믿음이 자신의 정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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