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교 산책 코스에는 ‘도보다리’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화의집 동쪽에는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도보다리는 평화의집과 중감위 건물 사이에 놓인 약 50m 길이의 작은 다리다. 공동경비구역(JSA) 남쪽 구역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서 ‘풋 브리지(Foot Bridge)’로 불리었는데, 우리말로 옮겨지면서 도보다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대중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이 다리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은 직후 중감위 직원들이 판문점을 드나들 때 이동거리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구간에 물이 흐르지 않지만 습지가 형성돼 있어 다리가 없으면 멀리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지나가기가 어려울 만큼 좁은 다리였지만, 양 정상의 편안한 산책을 위해 이번 회담을 앞두고 확장 공사를 했다. 도보다리에서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에 군사분계선(MDL) 표식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의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도보다리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발자취가 남게 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다리의 확장된 부분에 위치한 군사분계선 표식 바로 앞까지 남북 정상이 함께 찾아간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협력과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 도보다리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 그 자체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