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360개 언론사 신청… 좌석 1000여개 9개 언어 통역
2000·2007년의 7배 규모… 내일 오전까지 하루 24시간 운영
日 취재진 366명 최다, 美 141명… “이런 역사 상상 못해” 기대감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회담 전날인 2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 문을 연 내외신 합동 프레스센터는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35개국에서 건너온 외신기자들로 북적였다. 한반도 비핵화의 분기점이 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프레스센터 지원단은 축구장 1개 크기와 맞먹는 1만㎡ 규모의 프레스센터에 1000여석(내신 550석, 외신 360석, 자유석 150석)에 달하는 취재공간을 마련했다.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 조성된 프레스센터에 비해 좌석은 2배, 규모는 7배 늘었다. 프레스센터는 회담 다음 날인 28일 오전까지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된다.
취재를 신청한 외신기자단도 역대 최대 규모다. 35개국 184개 매체 소속 기자 869명이 사전 등록을 마쳤다. 300∼500명이던 지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보다 300명가량 인원이 늘었다. 참가 인원은 일본이 3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141명, 중국 81명, 대만 48명, 영국 47명, 홍콩 35명 순이다. 외신기자들을 위해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든 브리핑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로 동시통역된다. 외국어에 능통한 운영요원 65명이 센터에 상주하며 통역을 지원한다.
청와대는 26일까지 한국을 포함해 36개국 360개 언론사 소속 2962명의 기자가 회담 취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담 당일에도 현장 등록이 가능해 총 취재인원은 3000명을 넘을 전망이다.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각각 1000여명, 1700여명의 기자가 등록한 데 비해 2∼3배 늘어난 수치다. 26일 프레스센터 앞 검색대는 몰려든 취재진으로 인해 5m가량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외신기자들은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여줬다. 외신기자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프레스센터를 찾았다. 입국하자마자 킨텍스로 달려온 것이다. 외신기자들은 서로 짝을 지어 정부 관계자에게 회담 당일 세부 일정을 묻기도 했다. 로이터의 조시 스미스(33) 기자는 “지난해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더 흥미를 갖는 것 같다”며 “남북 정상이 함께 국경에 서는 장면에 대해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국영방송인 TBS의 양첸하오(28) 특파원은 “개인적으로 이런 역사를 접할 기회가 오리라고 상상을 못했다”며 “대만 사람들도 김 위원장이 왜 하필 지금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외신기자들이 몰리면서 프레스센터에는 평소 보기 힘든 공간도 마련됐다. 무슬림 취재진을 위한 기도실과 5G, 가상현실(VR) 기술을 소개하는 통신사의 전시공간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을 360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을 선보였다.
고양=박세환 이택현 기자 foryou@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