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강정호, 빅리그 복귀한다… 취업비자 발급



“내가 간다(I’m coming), 내가 간다.”

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포수 프란시스코 서벨리는 이달 초 강정호(사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둘은 수시로 영상통화를 하며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서벨리는 곧 미국으로 향한다는 강정호의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지역지들이 “강정호가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라는 조롱 섞인 기사를 쓰던 때였다.

강정호가 서벨리에게 건넨 말은 곧 현실로 드러났다. 피츠버그 구단은 27일(한국시간) 강정호가 MLB 복귀를 위해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았고, 팀에 돌아온다고 발표했다. 프랭크 코넬리 피츠버그 사장은 “오랜 시간 끝에 강정호가 미국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는 성명을 냈다.

코넬리 사장은 “우리는 강정호가 그간 취해온 조치들에 용기를 얻었다”며 “그가 사랑해온 야구 경기들을 1년 넘게 떠났던 경험이, 인생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낳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한국에서 술에 취한 채 승용차를 몰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정호는 “야구선수에게 사형선고”라며 호소했지만, 2심은 “야구의 비디오판독도 불분명하면 원심을 따른다”며 1심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미국 대사관은 판결 뒤 강정호의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강정호는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서벨리는 “우린 춤을 출 것”이라며 동료들과 함께 강정호를 열렬히 반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MLB 무대에 복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 산티아고의 윈터리그에서 24경기 0.143의 부진한 타율을 기록한 채 방출됐었다. 앞으로 강정호는 제한선수 명단에 묶여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간 많은 야구 지도자들이 강정호의 재능을 안타까워했다. 마지막 기회를 얻은 강정호는 팬과 언론으로부터 여전한 비난을 사고 있다.

피츠버그 지역지 포스트가제트는 “우리 모두 실수하는 인간이지만, 3번의 음주운전은 충분히 나쁘다”며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음주운전, 2016년 시카고에서의 성추행 혐의에도 불구하고 억세게 충성한다”고 맹비난했다.

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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