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등을 진지하게 논의한 것을 포괄적 현안 해결을 향한 전향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판문점 선언이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회담을 실현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싶다”면서 “이번 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내용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로 듣게 될 것”이라며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선언과 비교 분석하면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만 모기장 밖에서 따돌림(패싱) 당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베 총리는 “그런 우려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방미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충분히 대화해서 기본 방침이 일치하고 있으며, 문 대통령과도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한국 정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정상회담 만찬에 독도 표시 한반도기가 그려진 디저트가 포함된 것에 대해 “매우 불필요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은 기대 속에 회담을 주시했다.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의 오빠 이즈카 시게오는 “정세가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납치 문제가 해결되도록 전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남북 정상의 만남과 회담 결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모든 행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쏠린 관심은 가히 전 세계적이었다.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의 주요 언론도 톱뉴스로 다루면서 실시간 속보로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관련 기사에 “두 코리아가 세계 역사의 대전환을 준비했다”는 제목을 달았다. 중동의 알자지라방송은 “남북 회담이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북·미 회담이 잘될 거라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